[인터뷰] 돌아온 '용산 참모' 김성용 믿음 보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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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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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4 08:54
송파병 두 번째 도전…"당당하게 믿어달라 할 수 있어"
'투기과열지구 해제' 1호 공약
"국회의원 웬만한 기득권 다 놓아야"
김성용 국민의힘 송파병 예비후보(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가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김성용 선거사무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 예비후보(이하 '후보')는 이번이 두 번째 총선 도전이다. /송파=서예원 기자
'정치 신인'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6·29' 대선 출마 선언 이틀 후 그의 캠프에 '여섯 번째 멤버'로 합류했다. 윤 대통령의 요청으로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부터 입당 후 대선 예비·본선 후보, 대통령 당선인 시절까지 일정 팀장을 맡으며 후보가 눈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의 일정 기획과 관리, 언론 접촉 등 전반적인 수행을 담당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는 대통령실 청년정책총괄팀장을 맡아 연간 약 24조 원 예산을 다루는 정부의 청년 정책에 대한 사령탑 역할을 했다. 김성용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이야기다.
김 전 행정관은 보수 텃밭으로 알려진 '경북 문경' 출신이기도 하다. 그가 22대 총선에 도전한다며 용산을 떠나자 모두가 '문경행'을 예측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선거 때 고생했던 '핵심 참모'들을 위해 마련한 식사 자리에 초청받고, 대통령실 근무 시절 인터폰으로 직접 윤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눌 정도였다. '윤심'을 앞세워 고향 문경으로 내려갔다면 국회 입성 가능성이 훨씬 높았을 터다. 하지만 4년 전 도전했던 '송파병' 예비후보로 돌아왔다. 서울 접전지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거여역 인근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김 예비후보(이하 '후보')를 만나 송파병 출마 이유와 포부, 지역 현안, 윤석열 정부의 청년 정책 등에 대해 묻고 답을 들었다.
김 후보는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 초창기 멤버다. /서예원 기자
◆"민주당 시절 바뀐 게 없다...지역 현안 누구보다 잘 알아"
송파병은 여권이 우세한 서울 '강남 3구'로 묶여 있지만 강남·서초처럼 몰표를 받을 정도의 양지가 아니다. 지역구가 신설된 1996년(15대)부터 지금까지 치른 다섯 번의 선거를 살펴보면 오히려 '험지'에 가깝다. 한 차례를 제외하고 민주당이 네 번 이곳에 승기를 꽂았다. 직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옛 국민의힘) 후보는 민주당에 9.3%포인트 차이로 졌다.
'국민의힘이 계속 지지를 얻지 못한 이유는 뭐라고 보나'라는 물음에 김 후보는 "정치공학적인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송파병의 거여동, 마천동 지역은 과거 청계천 철거 이주민이 정착해 형성한 곳으로 호남 출신이 많고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환경 탓에 불과하다'고 인식하는 듯했다.
대신 김 후보는 "우리 당이 민주당에 비해 조금 더 주민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찾지 못했고, 이 지역 특색을 이해하지 못했고 어떻게 주민들 삶의 여건과 재산권을 향상시켜줄지 설명하지 못해서 인정받지 못한 시간들이 있었다"면서 "이 동네를 어떻게 만들지 잘 설명한다면 우리 당도 이쪽에서 충분히 설득받고 지지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곳에 김 후보는 두 번째 도전한다. 그는 2019년 공개 오디션을 통해 당당하게 송파병 당협위원장직을 맡게 돼 21대 총선을 준비했다. 하지만 당이 송파병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정든 이곳을 떠나야 했다. "사실 저도 나름의 (대선) 공신이고 고향도 TK(대구·경북)라 '양지에 가라'고 얘기하는 주위 권유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떠날 때 제게 손잡고 울면서 말씀 줬던 분들, 성장해서 돌아오라고 하던 분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이곳에 돌아왔다. 또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양지를 찾아가는 건 오히려 대통령께 부담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적군이 있는 곳에서 싸우고 싶었다." 4년 전의 아쉬움을 해소하려는 듯 그는 요즘 매일 오후 5시부터 1시간씩 고정해 지역민과 소통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사무실엔 4년 전 당협위원장 시절 인연을 맺었던 주민이 찾아와 응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돌이켜보면 4년 전에는 조금 부족했다"고 고백한 그는 "지금은 국정운영 경험 등을 쌓으면서 송파 주민들에게 더 당당하게 믿어달라고 할 수 있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만큼 송파병을 잘 아는 후보도 없다고 본다"라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달라'고 요청하자 인터뷰 내내 미소를 띄우던 그의 얼굴이 진지해졌다.
김 후보는 매일 각 동별 현안에 대해서도 현장을 찾아가며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오른쪽은 김 후보가 마천동에서 직접 찍은 전선 사진. /김성용 예비후보 선거 캠프 제공
김 후보는 사무실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송파병 지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동마다 주요 현안을 쏟아냈다. "민주당의 지난 8년 시절과 현재, 바뀐 게 거의 없는 상태"라며 숨도 제대로 쉬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말을 이어 나갔다. 그는 오금동은 아직도 녹물 나오는 아파트를 재건축하지 못하고 있고, 거여·마천 지역 지역은 전선이 꼬여 있어 "언제 불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이라며 걱정스러워 했다. 장지동 파인타운 앞에 있는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엔 최근 50억 원을 들여 약품 처리를 했는데도 더 고약한 냄새가 나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동별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당협위원장을 하며 직접 봤고, 이제는 어떻게 해결하면 되는지 국정 운영에 참여하며 배웠기 때문에 저보다 더 잘 해결할 사람은 없다고 단언한다"고 강조했다. 6년 전부터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현안을 챙겨온 데서 나온 자신감이었다. 총선에 뛰어든 후엔 매일 새벽 5시부터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에 가 냄새를 직접 맡아보고, 위례신사선에 있는 도로를 버스 노선대로 타보고, 재건축 조합장들을 만나 아파트 곳곳에 들어가 여건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6년 정도 거여동에 거주하다 지난해 결혼하면서 위례 쪽으로 이사했다. 용산으로 출퇴근하면서 이 지역 대중교통의 불편함도 익히 알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힘들었죠. 매일 새벽에 나와서 버스 타고 역으로 나가서 또 갈아타고 출근해야 해요. 저보다 잘 아는 후보가 있을까요."
특히 김 후보는 송파병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강남·서초 지역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데도 투기과열지구로 함께 묶여 강한 대출 규제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으면서 주민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1호 핵심 공약으로 '송파병 지역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발표한 이유다. 현행 주택법상 투기과열지구 지정 범위가 '시·군·구 또는 읍·면·동 단위'로 규정돼 있다는 점을 활용해 송파병 지역에 한해 '읍·면·동 단위'로 지정해줄 것을 국토교통부, 서울시, 대통령실에 건의하겠다는 구체적인 문제 해결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또 송파병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위례신사선'을 신속히 착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위례신사선을 반드시 할 수 있고, 나아가 저만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에서 신사역을 잇는 광역교통사업으로, 예상되는 총사업비는 1조 원이 넘는다. 당초 위례신도시 주민을 위한 교통 대책으로 마련했지만 총사업비 산정 시점과 자재비 상승분 반영 기간에 대한 서울시와 정부의 견해 차가 좁혀지지 못해 10년째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김 후보는 "결국 정부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집권 여당 예비후보임을 부각했다. 그는 또 출마를 위해 용산을 떠나기 전 인사 자리에서 '(송파병 지역은) 어떤 게 가장 불편한가'라는 윤 대통령의 물음에 위례신사선의 필요성과 해결 방안에 대해 보고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 후보는 2012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평단원으로 시작해 2019년 공개 오디션을 통해 송파병 당협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세대포위론'에 대해선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예원 기자
◆"이준석 '세대포위론'은 세대 갈라치기...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놔야"
1986년생. 보수 진영 청년 정치에 앞장섰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보다 1살 어리다. '청년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김 후보는 이 전 대표가 주장한 세대포위론(세대결합론)에 대해선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했다. 세대포위론은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통적 지지층인 60대 이상 노년층에 20·30세대를 결합한다는 전략이다. 당내 세대교체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로도 활용되고 있다.
김 후보는 "세대포위론은 세대를 나누고 대한민국 사회를 갈라치는 얘기"라며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생애 주기별로 그들에게 맞는 정책들을 내고 정치적 비전을 설명하고 하는 게 맞다. 이 세대와 저 세대를 나눠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세대포위론이 성공했다는 걸 증명하려면 신당이 성공해야 할 것"이라며 "(선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세대포위론 성공에 대해) 저는 부정적이지만 무운(武運)을 빈다"고 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실 3급 행정관으로, 최연소 국장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대통령실에 근무하며 정부의 청년 정책 전반을 총괄했다.
그렇다고 그의 정치 인생이 원래부터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다. 김 후보는 중학교 학생회장을 맡는 등 학창 시절부터 남들 앞에서 말하거나 리더십을 발휘하는, 소위 '나대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군 전역 후인 2008년 대학에 돌아와 심경 변화가 생겼다. 광우병 사태로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였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지양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학교 내 소규모 토론 모임 참여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공주대 총학생화장과 충청지역총학생연합회 초대회장을 지내며 자연스럽게 정치권에 흘러들어왔다. 2012년 평당원으로 시작해 현수막을 걸고 행사를 관리하는 등 바닥일부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9년 정당 사상 최초로 자유한국당(옛 국민의힘)이 공개 오디션을 통해 당협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된 후엔 책임감과 사명의식이 더 커졌다. "이 지역민들한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저처럼 가장 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공부해 오고 노력해 온 당의 인재도 스스로가 노력하고 열심히 하면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도 될 수 있고 또 국회의원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발판을 열 수 있다는 사명의식이 있었어요."
김 후보는 대통령실에서 최연소 국장으로 근무했다. 윤 대통령과는 직접 '인터폰'으로 보고하고 지시를 받는 등 활발하게 소통했다고 한다. /김성용 예비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김 후보는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동안 각 부처별로 청년 참여를 대폭 늘리는 데 힘썼다. 또 대통령실 내 유관 비서관실과 부처 내 청년 전담 부서 청년보좌역들과 함께 청년 정책 확대회의를 운영하며 부처별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신혼부부의 주택 구입자금이나 전세자금 대출시 소득요건을 상향하고, 민간협업 청년일자리 지원을 확대하는 등 청년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윤 대통령은 청년 행정관들과 인터폰으로 곧바로 전화를 주고받을 정도로 '청년과의 소통'을 강조했다고 한다. 김 후보는 "근로시간 '주69시간' 문제가 터졌을 때도 (윤 대통령이) '네 생각은 어때'라고 저를 포함한 청년 행정관들을 불러 의견을 물었고, 공무원들과 의견 대립이 있을 때도 저희 의견을 물어봐 주시고 항상 소통 창구를 열어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청년 정책의 기조는 '청년들에게 예측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주자'는 것이었다"며 현 정부가 청년의 정책 수립 참여를 확대하는 데 주력했지만, 정책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홍보가 미미했던 점 등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실 출신 예비후보들과 최근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공동 선언, '국회의원 금고형 이상 확정 때 재판기간 세비 반납의 건 공동서약'에 이름을 올렸다. 김 후보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웬만한 기득권들은 다 놓아야 한다"며 "현실 정치로 인해 유지할 건 어쩔 수 없이 유지하겠지만 입법 활동비나 차량유지비 등 어디까지가 정말 필요한 건지 봐야 한다. (기득권들을) 돌이켜보고 천천히 없애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후보는 국회에 입성한다면 국회의원이 받는 혜택들이 필요한 것인지 살펴보고 천천히 없애는 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예원 기자
☞김성용 송파병 예비후보는 누구? 김성용 예비후보는 경북 문경 출신으로, 2012년 새누리당에 평당원으로 입당해 중앙당 미래세대위원장과 당대표 특보, 서울시당 청년위원장 등 주요 당직을 거쳐 2019년에는 당 공개오디션을 통해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내 경선부터 인수위까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일정 팀장직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청년정책총괄팀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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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과열지구 해제' 1호 공약
"국회의원 웬만한 기득권 다 놓아야"
김성용 국민의힘 송파병 예비후보(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가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김성용 선거사무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 예비후보(이하 '후보')는 이번이 두 번째 총선 도전이다. /송파=서예원 기자
'정치 신인'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6·29' 대선 출마 선언 이틀 후 그의 캠프에 '여섯 번째 멤버'로 합류했다. 윤 대통령의 요청으로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부터 입당 후 대선 예비·본선 후보, 대통령 당선인 시절까지 일정 팀장을 맡으며 후보가 눈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의 일정 기획과 관리, 언론 접촉 등 전반적인 수행을 담당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는 대통령실 청년정책총괄팀장을 맡아 연간 약 24조 원 예산을 다루는 정부의 청년 정책에 대한 사령탑 역할을 했다. 김성용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이야기다.
김 전 행정관은 보수 텃밭으로 알려진 '경북 문경' 출신이기도 하다. 그가 22대 총선에 도전한다며 용산을 떠나자 모두가 '문경행'을 예측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선거 때 고생했던 '핵심 참모'들을 위해 마련한 식사 자리에 초청받고, 대통령실 근무 시절 인터폰으로 직접 윤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눌 정도였다. '윤심'을 앞세워 고향 문경으로 내려갔다면 국회 입성 가능성이 훨씬 높았을 터다. 하지만 4년 전 도전했던 '송파병' 예비후보로 돌아왔다. 서울 접전지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거여역 인근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김 예비후보(이하 '후보')를 만나 송파병 출마 이유와 포부, 지역 현안, 윤석열 정부의 청년 정책 등에 대해 묻고 답을 들었다.
김 후보는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 초창기 멤버다. /서예원 기자
◆"민주당 시절 바뀐 게 없다...지역 현안 누구보다 잘 알아"
송파병은 여권이 우세한 서울 '강남 3구'로 묶여 있지만 강남·서초처럼 몰표를 받을 정도의 양지가 아니다. 지역구가 신설된 1996년(15대)부터 지금까지 치른 다섯 번의 선거를 살펴보면 오히려 '험지'에 가깝다. 한 차례를 제외하고 민주당이 네 번 이곳에 승기를 꽂았다. 직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옛 국민의힘) 후보는 민주당에 9.3%포인트 차이로 졌다.
'국민의힘이 계속 지지를 얻지 못한 이유는 뭐라고 보나'라는 물음에 김 후보는 "정치공학적인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송파병의 거여동, 마천동 지역은 과거 청계천 철거 이주민이 정착해 형성한 곳으로 호남 출신이 많고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환경 탓에 불과하다'고 인식하는 듯했다.
대신 김 후보는 "우리 당이 민주당에 비해 조금 더 주민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찾지 못했고, 이 지역 특색을 이해하지 못했고 어떻게 주민들 삶의 여건과 재산권을 향상시켜줄지 설명하지 못해서 인정받지 못한 시간들이 있었다"면서 "이 동네를 어떻게 만들지 잘 설명한다면 우리 당도 이쪽에서 충분히 설득받고 지지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곳에 김 후보는 두 번째 도전한다. 그는 2019년 공개 오디션을 통해 당당하게 송파병 당협위원장직을 맡게 돼 21대 총선을 준비했다. 하지만 당이 송파병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정든 이곳을 떠나야 했다. "사실 저도 나름의 (대선) 공신이고 고향도 TK(대구·경북)라 '양지에 가라'고 얘기하는 주위 권유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떠날 때 제게 손잡고 울면서 말씀 줬던 분들, 성장해서 돌아오라고 하던 분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이곳에 돌아왔다. 또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양지를 찾아가는 건 오히려 대통령께 부담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적군이 있는 곳에서 싸우고 싶었다." 4년 전의 아쉬움을 해소하려는 듯 그는 요즘 매일 오후 5시부터 1시간씩 고정해 지역민과 소통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사무실엔 4년 전 당협위원장 시절 인연을 맺었던 주민이 찾아와 응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돌이켜보면 4년 전에는 조금 부족했다"고 고백한 그는 "지금은 국정운영 경험 등을 쌓으면서 송파 주민들에게 더 당당하게 믿어달라고 할 수 있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만큼 송파병을 잘 아는 후보도 없다고 본다"라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달라'고 요청하자 인터뷰 내내 미소를 띄우던 그의 얼굴이 진지해졌다.
김 후보는 매일 각 동별 현안에 대해서도 현장을 찾아가며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오른쪽은 김 후보가 마천동에서 직접 찍은 전선 사진. /김성용 예비후보 선거 캠프 제공
김 후보는 사무실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송파병 지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동마다 주요 현안을 쏟아냈다. "민주당의 지난 8년 시절과 현재, 바뀐 게 거의 없는 상태"라며 숨도 제대로 쉬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말을 이어 나갔다. 그는 오금동은 아직도 녹물 나오는 아파트를 재건축하지 못하고 있고, 거여·마천 지역 지역은 전선이 꼬여 있어 "언제 불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이라며 걱정스러워 했다. 장지동 파인타운 앞에 있는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엔 최근 50억 원을 들여 약품 처리를 했는데도 더 고약한 냄새가 나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동별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당협위원장을 하며 직접 봤고, 이제는 어떻게 해결하면 되는지 국정 운영에 참여하며 배웠기 때문에 저보다 더 잘 해결할 사람은 없다고 단언한다"고 강조했다. 6년 전부터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현안을 챙겨온 데서 나온 자신감이었다. 총선에 뛰어든 후엔 매일 새벽 5시부터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에 가 냄새를 직접 맡아보고, 위례신사선에 있는 도로를 버스 노선대로 타보고, 재건축 조합장들을 만나 아파트 곳곳에 들어가 여건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6년 정도 거여동에 거주하다 지난해 결혼하면서 위례 쪽으로 이사했다. 용산으로 출퇴근하면서 이 지역 대중교통의 불편함도 익히 알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힘들었죠. 매일 새벽에 나와서 버스 타고 역으로 나가서 또 갈아타고 출근해야 해요. 저보다 잘 아는 후보가 있을까요."
특히 김 후보는 송파병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강남·서초 지역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데도 투기과열지구로 함께 묶여 강한 대출 규제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으면서 주민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1호 핵심 공약으로 '송파병 지역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발표한 이유다. 현행 주택법상 투기과열지구 지정 범위가 '시·군·구 또는 읍·면·동 단위'로 규정돼 있다는 점을 활용해 송파병 지역에 한해 '읍·면·동 단위'로 지정해줄 것을 국토교통부, 서울시, 대통령실에 건의하겠다는 구체적인 문제 해결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또 송파병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위례신사선'을 신속히 착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위례신사선을 반드시 할 수 있고, 나아가 저만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에서 신사역을 잇는 광역교통사업으로, 예상되는 총사업비는 1조 원이 넘는다. 당초 위례신도시 주민을 위한 교통 대책으로 마련했지만 총사업비 산정 시점과 자재비 상승분 반영 기간에 대한 서울시와 정부의 견해 차가 좁혀지지 못해 10년째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김 후보는 "결국 정부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집권 여당 예비후보임을 부각했다. 그는 또 출마를 위해 용산을 떠나기 전 인사 자리에서 '(송파병 지역은) 어떤 게 가장 불편한가'라는 윤 대통령의 물음에 위례신사선의 필요성과 해결 방안에 대해 보고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준석 '세대포위론'은 세대 갈라치기...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놔야"
1986년생. 보수 진영 청년 정치에 앞장섰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보다 1살 어리다. '청년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김 후보는 이 전 대표가 주장한 세대포위론(세대결합론)에 대해선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했다. 세대포위론은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통적 지지층인 60대 이상 노년층에 20·30세대를 결합한다는 전략이다. 당내 세대교체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로도 활용되고 있다.
김 후보는 "세대포위론은 세대를 나누고 대한민국 사회를 갈라치는 얘기"라며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생애 주기별로 그들에게 맞는 정책들을 내고 정치적 비전을 설명하고 하는 게 맞다. 이 세대와 저 세대를 나눠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세대포위론이 성공했다는 걸 증명하려면 신당이 성공해야 할 것"이라며 "(선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세대포위론 성공에 대해) 저는 부정적이지만 무운(武運)을 빈다"고 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실 3급 행정관으로, 최연소 국장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대통령실에 근무하며 정부의 청년 정책 전반을 총괄했다.
그렇다고 그의 정치 인생이 원래부터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다. 김 후보는 중학교 학생회장을 맡는 등 학창 시절부터 남들 앞에서 말하거나 리더십을 발휘하는, 소위 '나대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군 전역 후인 2008년 대학에 돌아와 심경 변화가 생겼다. 광우병 사태로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였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지양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학교 내 소규모 토론 모임 참여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공주대 총학생화장과 충청지역총학생연합회 초대회장을 지내며 자연스럽게 정치권에 흘러들어왔다. 2012년 평당원으로 시작해 현수막을 걸고 행사를 관리하는 등 바닥일부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9년 정당 사상 최초로 자유한국당(옛 국민의힘)이 공개 오디션을 통해 당협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된 후엔 책임감과 사명의식이 더 커졌다. "이 지역민들한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저처럼 가장 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공부해 오고 노력해 온 당의 인재도 스스로가 노력하고 열심히 하면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도 될 수 있고 또 국회의원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발판을 열 수 있다는 사명의식이 있었어요."
김 후보는 대통령실에서 최연소 국장으로 근무했다. 윤 대통령과는 직접 '인터폰'으로 보고하고 지시를 받는 등 활발하게 소통했다고 한다. /김성용 예비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김 후보는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동안 각 부처별로 청년 참여를 대폭 늘리는 데 힘썼다. 또 대통령실 내 유관 비서관실과 부처 내 청년 전담 부서 청년보좌역들과 함께 청년 정책 확대회의를 운영하며 부처별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신혼부부의 주택 구입자금이나 전세자금 대출시 소득요건을 상향하고, 민간협업 청년일자리 지원을 확대하는 등 청년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윤 대통령은 청년 행정관들과 인터폰으로 곧바로 전화를 주고받을 정도로 '청년과의 소통'을 강조했다고 한다. 김 후보는 "근로시간 '주69시간' 문제가 터졌을 때도 (윤 대통령이) '네 생각은 어때'라고 저를 포함한 청년 행정관들을 불러 의견을 물었고, 공무원들과 의견 대립이 있을 때도 저희 의견을 물어봐 주시고 항상 소통 창구를 열어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청년 정책의 기조는 '청년들에게 예측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주자'는 것이었다"며 현 정부가 청년의 정책 수립 참여를 확대하는 데 주력했지만, 정책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홍보가 미미했던 점 등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실 출신 예비후보들과 최근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공동 선언, '국회의원 금고형 이상 확정 때 재판기간 세비 반납의 건 공동서약'에 이름을 올렸다. 김 후보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웬만한 기득권들은 다 놓아야 한다"며 "현실 정치로 인해 유지할 건 어쩔 수 없이 유지하겠지만 입법 활동비나 차량유지비 등 어디까지가 정말 필요한 건지 봐야 한다. (기득권들을) 돌이켜보고 천천히 없애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후보는 국회에 입성한다면 국회의원이 받는 혜택들이 필요한 것인지 살펴보고 천천히 없애는 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예원 기자
☞김성용 송파병 예비후보는 누구? 김성용 예비후보는 경북 문경 출신으로, 2012년 새누리당에 평당원으로 입당해 중앙당 미래세대위원장과 당대표 특보, 서울시당 청년위원장 등 주요 당직을 거쳐 2019년에는 당 공개오디션을 통해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내 경선부터 인수위까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일정 팀장직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청년정책총괄팀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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