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선거 '친미' 민진당 승…'셈법 복잡' 국가안보실 개편 위력 발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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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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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4 09:03
'친미·반중' 라이칭더 후보 당선…美中갈등 큰 파고 전망
국가안보실 3차장 신설 확대 개편, 복합 안보 위기 대응
전문가 "中 압박 수위 높일 것, 한미관계도 중심 잡아야"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사진)가 승리했다. 2위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는 패배를 인정했는데, 앞으로 중국과 대만과의 관계에는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데일리안 = 김수현 기자]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 결과가 반중독립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승리로 이어지면서 우리 외교 관계자들의 눈이 대만으로 쏠리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 대리전'으로 불렸던 대만 총통 결과가 미·중 전략 경쟁에서 지정학적 뿐 아니라 지경학적으로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특히 최근 개편이 단행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의 향후 조율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당인 민진당의 라이칭더 주석이 13일 치러진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는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 개표가 93% 진행되던 상황에서 패배를 인정했다. 독립 성향인 민진당의 정권 재창출로 인해 대만은 반중·친미 기조를 유지하게 되면서 중국의 군사·경제 압박이 강화, 미·중 관계 역시 격랑의 파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대만 선거 결과는 한국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대만 총통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는 "당선되면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신(新) 공급망 안보 대화를 열겠다"고 했다.
또 "관광 교류, 경제·무역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확대하고, 기후 변화에 공동 대응하겠다"며 "신 공급망 형성을 위한 안보 대화를 열고, 인도·태평양 보호를 위해 협력하려고 한다"고 했다. 라이칭더의 신 공급망 언급은 민주 진영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에서 한국과 대만이 각각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의 선두주자인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지난 11일 국가안보실 3차장을 신설하는 확대 개편을 단행했다. 3차장에는 왕윤종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이, 외교부 2차관에는 강인선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이 내정됐다. 조직 개편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복합 안보 위기에 보다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출범 이후 미국과의 공조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는 대만을 향한 중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는데 따른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 국면으로부터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중국을 압박하려는 미국으로부터 대만 문제에 더 깊숙이 개입할 것을 요구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한중관계에도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영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인도·태평양 지역은 북한의 핵 위협,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긴장 요인 등 여러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을 안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남중국해를 포함한 역내의 규칙 기반 해양 질서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해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대응을 위한 공조 강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되는데, 이후 중국 측은 "한국은 남중국해의 당사자가 아니니, 참견할 필요가 없다"며 "대만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 내정이고 어떠한 외부 세력도 간섭할 수 없다"고 반발한 바 있다.
대만 고위 관리자들은 총통 선거 결과로 세워지는 차기 정부에 중국이 군사작전은 물론이고 여러모로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대만 고위 관리 두 명은 "어떤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든 대만의 차기 지도자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경제적 압박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관리는 중국이 5월 20일 새 총통의 취임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큰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취임사에는 보통 새 행정부의 중국 정책의 기조가 담기는 데 이 방향에 영향을 주기 위해 압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민진당의 승리가 한국에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다줄 수는 없다. 오히려 미국의 세력 범위 내 깊이 빨려 들어갈 수도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중국과의 군사적인 대화 채널을 강화해 돌파하는 등 여러 균형 대처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 정부의 친미 기조가 이어지는 이상 중국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개편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한 외교 전문가는 "중국 정부에서 현 정부를 크게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개선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중국은 내년 총선에서 여권이 패배하는 '터닝 포인트'를 노리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민진당의 승리로 미국·대만·한국의 관계는 강화되겠지만, 중국과의 관계는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한국이 미국에 끌려가는 형태를 경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안보실 3차장 신설 확대 개편, 복합 안보 위기 대응
전문가 "中 압박 수위 높일 것, 한미관계도 중심 잡아야"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사진)가 승리했다. 2위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는 패배를 인정했는데, 앞으로 중국과 대만과의 관계에는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데일리안 = 김수현 기자]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 결과가 반중독립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승리로 이어지면서 우리 외교 관계자들의 눈이 대만으로 쏠리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 대리전'으로 불렸던 대만 총통 결과가 미·중 전략 경쟁에서 지정학적 뿐 아니라 지경학적으로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특히 최근 개편이 단행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의 향후 조율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당인 민진당의 라이칭더 주석이 13일 치러진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는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 개표가 93% 진행되던 상황에서 패배를 인정했다. 독립 성향인 민진당의 정권 재창출로 인해 대만은 반중·친미 기조를 유지하게 되면서 중국의 군사·경제 압박이 강화, 미·중 관계 역시 격랑의 파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대만 선거 결과는 한국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대만 총통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는 "당선되면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신(新) 공급망 안보 대화를 열겠다"고 했다.
또 "관광 교류, 경제·무역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확대하고, 기후 변화에 공동 대응하겠다"며 "신 공급망 형성을 위한 안보 대화를 열고, 인도·태평양 보호를 위해 협력하려고 한다"고 했다. 라이칭더의 신 공급망 언급은 민주 진영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에서 한국과 대만이 각각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의 선두주자인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지난 11일 국가안보실 3차장을 신설하는 확대 개편을 단행했다. 3차장에는 왕윤종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이, 외교부 2차관에는 강인선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이 내정됐다. 조직 개편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복합 안보 위기에 보다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출범 이후 미국과의 공조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는 대만을 향한 중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는데 따른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 국면으로부터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중국을 압박하려는 미국으로부터 대만 문제에 더 깊숙이 개입할 것을 요구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한중관계에도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영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인도·태평양 지역은 북한의 핵 위협,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긴장 요인 등 여러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을 안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남중국해를 포함한 역내의 규칙 기반 해양 질서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해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대응을 위한 공조 강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되는데, 이후 중국 측은 "한국은 남중국해의 당사자가 아니니, 참견할 필요가 없다"며 "대만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 내정이고 어떠한 외부 세력도 간섭할 수 없다"고 반발한 바 있다.
대만 고위 관리자들은 총통 선거 결과로 세워지는 차기 정부에 중국이 군사작전은 물론이고 여러모로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대만 고위 관리 두 명은 "어떤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든 대만의 차기 지도자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경제적 압박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관리는 중국이 5월 20일 새 총통의 취임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큰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취임사에는 보통 새 행정부의 중국 정책의 기조가 담기는 데 이 방향에 영향을 주기 위해 압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민진당의 승리가 한국에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다줄 수는 없다. 오히려 미국의 세력 범위 내 깊이 빨려 들어갈 수도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중국과의 군사적인 대화 채널을 강화해 돌파하는 등 여러 균형 대처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 정부의 친미 기조가 이어지는 이상 중국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개편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한 외교 전문가는 "중국 정부에서 현 정부를 크게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개선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중국은 내년 총선에서 여권이 패배하는 '터닝 포인트'를 노리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민진당의 승리로 미국·대만·한국의 관계는 강화되겠지만, 중국과의 관계는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한국이 미국에 끌려가는 형태를 경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