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다가 부활, 또 반복?…'영부인 보좌' 제2부속실의 역설
자유인69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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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4 07:46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2021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윤 대통령은 “영부인이란 말은 쓰지 맙시다”라며 대통령 부인의 일정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 폐지를 약속했고, 취임 뒤 실천에 옮겼다. 법적 지위가 없는 ‘영부인’에 대한 별도 보좌는 불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5일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및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밝히며 “국민 대다수가 설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시면 저희들이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에 대한 야권의 비판이 집중되고 총선 전 여론이 악화하자 김 여사 일정을 공식 보좌하는 ‘제2부속실 카드’를 꺼낸 거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공약 파기를 두고 윤 대통령의 고심이 컸다”고 말했다.
제2부속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2년 신설했다. 고 육영수 여사는 제2부속실과 육영재단 등을 통해 소외계층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박 대통령에게 직언도 마다치 않아 제2부속실의 위세도 커졌다. 영부인을 보좌하다 정치계에 입성한 이들도 여럿이다. 대표적 친문 의원인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권양숙 여사를 보좌했던 제2부속실장 출신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뒤 제2부속실을 부활시켰다. 김정숙 전 여사의 활발한 활동을 보좌하며 논란도 뒤따랐다. 대표적 사례가 2018년 11월 김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이다. 당시 김 여사는 3박 4일간 홀로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면담을 하고 관광지인 타지마할을 방문했다. 이외에도 문 전 대통령 순방 때마다 각종 관광지를 찾아 야당으로부터 “버킷리스트 출장”이란 비난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는 김 여사의 단골인 유명 디자이너 딸이 청와대 직원으로 채용돼 김 여사를 보좌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