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인격 살인 당했다 봉준호·김의성 등 진상규명 촉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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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2 17:28
언론에 보도 목적 부합 않는 기사 삭제 요구
"'이선균 방지법' 제정 적극적으로 추진""고(故) 이선균은 지난 2개월여 동안 인격 살인을 당했다." 봉준호 감독, 가수 윤종신, 배우 김의성 등 문화예술인이 지난달 27일 작고한 배우 이선균을 안타까워하며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언론에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를 삭제하라고도 요구했다.
봉준호 감독이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문화예술인연대회의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했다. 경찰과 언론에 각성을 요청하고, 이른바 '이선균 방지법' 제정을 예고하는 내용이었다. 사회를 맡은 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는 "대중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명은 김의성과 봉 감독, 윤종신, 이원태 감독이 차례로 발표했다. 김의성은 "지난해 10월19일 인천시경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최초 보도 뒤 2개월여 동안 이선균은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언론과 미디어에 노출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을 위한 시약 채취부터 음성 판정까지의 전 과정이, 세 차례에 걸친 경찰 소환조사에 출석하는 모습 등이 모두 언론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사건 관련성과 증거능력 유무조차 판단이 어려운 녹음파일이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선균은 19시간의 수사가 진행된 세 번째 소환조사에서 거짓말탐지기로 진술의 진위를 가려달라는 요청을 남기고 스스로 삶의 마침표를 찍는 참혹한 선택을 했다"며 일련의 과정을 '인격 살인'이라고 명명했다.
김의성 배우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봉 감독은 수사당국에 해명을 요구했다. "고인의 수사에 관한 정보가 최초 유출된 때부터 극단적 선택이 있기까지 2개월여 동안 경찰의 수사 보안에 한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관계자들에게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에서 마약 음성을 판정받자 KBS가 다수의 수사 내용을 보도했는데, 어떤 경위와 목적으로 이것이 (KBS에) 제공됐는지 면밀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출석 정보를 공개해 고인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게 과연 적법한지 명확히 밝혀 달라"고도 요구했다. 그러면서 "진상 조사만이 잘못된 수사 관행을 바로잡고 제2, 제3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종신은 언론과 미디어의 선정적 보도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그는 "이선균과 관련한 보도가 과연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이뤄졌는가. 대중문화예술인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사생활을 부각해 선정적으로 보도하진 않았는가. 포토라인에 세워 달라는 등의 무리한 요청은 없었는가. 혐의와 동떨어진 내용을 보도한 KBS는 그것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보도였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라고 캐물었다.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라면 조속히 삭제하길 바란다"며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이슈화하는 황색언론과 사이버 렉카에 대한 병폐에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봉준호 감독이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이 감독은 "형사사건 공개 금지와 수사에 관한 인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점검하고, 필요한 법령의 제·개정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의자의 인권과 국민의 알권리 사이에서 원칙과 예외가 뒤바뀌는 일이 없도록, 수사당국이 법의 취지를 자의적으로 해석·적용하는 일이 없도록 입법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문화예술인이 안전하게 보호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선을 다해 뜻을 관철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명서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배우 송강호 등 영화계 종사자 2000여명이 함께해 만들어졌다. 부산국제영화제, 여성영화인모임, 영화수입배급사협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단체 스물아홉 곳도 참여했다.
봉준호 감독이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이선균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달 27일 성북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사망 전날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의뢰하는 등 수사 과정에서 줄곧 억울하단 입장을 밝혀왔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예술 전반이 함께 대응하는 연대 회의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성명서를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고, 관련 단체들과 이선균 방지법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선균 방지법' 제정 적극적으로 추진""고(故) 이선균은 지난 2개월여 동안 인격 살인을 당했다." 봉준호 감독, 가수 윤종신, 배우 김의성 등 문화예술인이 지난달 27일 작고한 배우 이선균을 안타까워하며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언론에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를 삭제하라고도 요구했다.
봉준호 감독이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문화예술인연대회의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했다. 경찰과 언론에 각성을 요청하고, 이른바 '이선균 방지법' 제정을 예고하는 내용이었다. 사회를 맡은 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는 "대중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명은 김의성과 봉 감독, 윤종신, 이원태 감독이 차례로 발표했다. 김의성은 "지난해 10월19일 인천시경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최초 보도 뒤 2개월여 동안 이선균은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언론과 미디어에 노출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을 위한 시약 채취부터 음성 판정까지의 전 과정이, 세 차례에 걸친 경찰 소환조사에 출석하는 모습 등이 모두 언론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사건 관련성과 증거능력 유무조차 판단이 어려운 녹음파일이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선균은 19시간의 수사가 진행된 세 번째 소환조사에서 거짓말탐지기로 진술의 진위를 가려달라는 요청을 남기고 스스로 삶의 마침표를 찍는 참혹한 선택을 했다"며 일련의 과정을 '인격 살인'이라고 명명했다.
김의성 배우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봉 감독은 수사당국에 해명을 요구했다. "고인의 수사에 관한 정보가 최초 유출된 때부터 극단적 선택이 있기까지 2개월여 동안 경찰의 수사 보안에 한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관계자들에게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에서 마약 음성을 판정받자 KBS가 다수의 수사 내용을 보도했는데, 어떤 경위와 목적으로 이것이 (KBS에) 제공됐는지 면밀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출석 정보를 공개해 고인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게 과연 적법한지 명확히 밝혀 달라"고도 요구했다. 그러면서 "진상 조사만이 잘못된 수사 관행을 바로잡고 제2, 제3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종신은 언론과 미디어의 선정적 보도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그는 "이선균과 관련한 보도가 과연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이뤄졌는가. 대중문화예술인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사생활을 부각해 선정적으로 보도하진 않았는가. 포토라인에 세워 달라는 등의 무리한 요청은 없었는가. 혐의와 동떨어진 내용을 보도한 KBS는 그것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보도였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라고 캐물었다.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라면 조속히 삭제하길 바란다"며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이슈화하는 황색언론과 사이버 렉카에 대한 병폐에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봉준호 감독이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이 감독은 "형사사건 공개 금지와 수사에 관한 인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점검하고, 필요한 법령의 제·개정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의자의 인권과 국민의 알권리 사이에서 원칙과 예외가 뒤바뀌는 일이 없도록, 수사당국이 법의 취지를 자의적으로 해석·적용하는 일이 없도록 입법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문화예술인이 안전하게 보호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선을 다해 뜻을 관철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명서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배우 송강호 등 영화계 종사자 2000여명이 함께해 만들어졌다. 부산국제영화제, 여성영화인모임, 영화수입배급사협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단체 스물아홉 곳도 참여했다.
봉준호 감독이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이선균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달 27일 성북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사망 전날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의뢰하는 등 수사 과정에서 줄곧 억울하단 입장을 밝혀왔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예술 전반이 함께 대응하는 연대 회의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성명서를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고, 관련 단체들과 이선균 방지법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