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각제까지 말한 尹 시간 끄는 관료 보신주의, 혁신하라
자유인187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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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2 09:32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석비서관회의와 주례회동을 주재하며 “대통령 단임제에선 정부가 5년마다 바뀌니 공무원이 적당히 시간만 끌며 움직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차라리 내각제에선 정치 세력 교체와 상관없이 차관 중심으로 관료주의가 작동해 효율적이고, 미국은 집권 세력과 고위 관료가 한 몸으로 움직인다”며 “보신주의에 빠진 관료주의 시스템에 대한 혁신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1일 “올해 윤석열 정부의 슬로건은 ‘행동하는 정부’로, 관료사회를 움직이게 할 당근과 채찍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관료주의 혁파에 나선 건 총선을 앞두고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정책 성과가 부족하다는 답답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최근에도 수석들에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을 탈출한 기업들은 당장 머물 곳이 급한데, 시와 구청별로 산업단지 업무 창구가 제각각이라 속도가 느리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처 간 이기주의 역시 하나의 카르텔”이라며 “과제에 따라 부처가 협업하는 태스크포스(TF) 중심의 업무 체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부처 간 인사 교류 강화와 협의회 설립, 성과 중심의 승진 및 인센티브 체계 정착을 추진 중이다. 당근으로는 내달 설 특별사면을 통해 공무원의 징계(경징계·견책) 이력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어 성공한 해외 사례를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관료주의에 답답함을 토로한 건 윤석열 정부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차였던 2019년 5월 버스노조 총파업 사태 당시 당·정·청 회의에서 만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대화를 나누다 언론에 공개된 일화가 대표적이다. 당시 이 원내대표가“정부 관료가 말 덜 듣는 것, 이런 건 제가 다 해야 한다. 잠깐만 틈을 주면 엉뚱한 짓들을 하고”라고 말하자 김 정책실장은 “진짜 저도 2주년이 아니고 마치 4주년 같아요, 정부가”라고 맞장구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