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명품 큰손됐다…이종현 트렌비 대표의 MZ소비자 공략법[DMTS 2024 현장]

중고 명품 큰손됐다…이종현 트렌비 대표의 MZ소비자 공략법[DMTS 2024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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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트렌비 대표가 23일 블로터 주최로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린 '디지털마케팅 앤 테크놀로지 서밋 2024(DMTS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명품 거래 플랫폼 트렌비가 중고 럭셔리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타깃으로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관련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인 만큼 트렌비는 앱 리뉴얼 및 전용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잠재 고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23일 블로터 주최로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디지털마케팅 앤 테크놀로지 서밋 2024(DMTS 2024)'에서 이종현 트렌비 대표는 MZ세대 공략을 위한 트렌비의 사업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이 대표는 MZ세대가 중고 럭셔리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주요 특징으로 '플렉스' 문화와 중고거래에 친숙한 소비 습관을 꼽았다. 이 대표는 "기존엔 3-40대가 명품 시장에 많았다면 2-3년새 MZ세대의 명품 소비가 굉장히 늘어났다"며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선 소비를 아끼지 않는 플렉스 문화와 중고 거래에 친숙하다는 두 가지 특징이 맞물리면서 중고 명품시장에서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트렌비 내 중고 고객의 80%는 20-30대로 집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렌비가 올해를 기점으로 중고 명품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한국 시장의 사업 포텐셜(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명품 거래 시장이 발달한 국가들과 견줘 한국은 새 상품 시장 규모 대비 중고 명품 시장 규모가 미비하다. 이 대표는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국가는 새 상품 대비 중고 명품 시장 비중이 23%가량 차지하는 반면 한국은 아직 7%정도에 불과하다"며 "이는 한국이 약 3배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고 유저는 플랫폼 충성도가 높아 수익성에 유리하다는 측면도 있다. 트렌비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중고를 다양하게 경험한 고객은 일반 고객 대비 연간 구매 횟수가 최대 4배 높았다. 트렌비 중고 고객과 일반 고객의 거래 건수를 비교한 결과 역시 중고 판매/구매를 모두 경험한 고객의 거래 건수는 연간 7회 이상으로 일반 고객의 1.9회와 비교해 세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에 따라 중고 경험 고객의 가치(LTV, Life-time value)는 일반 고객 대비 최대 6배가량 높았다. 일반 고객이 연간 평균 90만원을 소비하는 반면 중고 판매·구매 모두 경험한 고객은 연간 평균 528만원을 소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대표는 "중고는 새 상품 대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빈도가 더 커졌다"며 "특히 중고의 경우 구매뿐만 아니라 판매도 가능해 이 같은 수치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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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트렌비 대표가 23일 블로터 주최로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린 '디지털마케팅 앤 테크놀로지 서밋 2024(DMTS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다만 중고 거래는 신상품과 비교해 고객 유치에 10배 이상의 마케팅 비용이 소요됐다. 관련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은 탓에 소비자들의 유입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트렌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신상품과 중고상품의 결합을 꾀했다. 신상품 플랫폼으로 유저를 유입한 뒤, 팝업이나 별도 화면 등을 띄워 중고 플랫폼으로 접근을 유도하는 식이다.

지난달 트렌비는 앱을 리뉴얼하며 전체·중고 상단 스위치 기능을 도입했다. 버튼만 터치하면 전체 신상품 및 중고 상품 노출 화면을 각각 전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 결과 중고로 유입되는 유저가 40% 늘어났다. 이 대표는 "중고는 기존 카테고리 중 하나에 불과했지만 개편 후 상단에 위치시켰다"며 "중고가 더 이상 트렌비 앱 내 카테고리 중 하나가 아니라 사업의 큰 '축'이라는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로 트렌비는 중고 상품 소싱을 확대했다. '내 명품 판매'라는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앱 하단에 버튼을 추가한 것이다. 해당 기능을 적용하기 전 일 평균 유입 건수는 600건, 판매 완료가 175건에 그쳤다면 적용 이후 일 평균 유입 건수는 2200건으로 3배 이상 상승했고 판매 역시 206건으로 20% 상승하는 효과를 냈다.

이와 더불어 트렌비가 명품 중고 시장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제시한 솔루션에는 '셔플'과 '바이백'이 있다. 우선 셔플은 고객이 새로운 상품을 살 때 중고 판매량이 증가한다는 점을 공략했다. 트렌비에서 상품을 새로 구매할 때 고객이 갖고 있던 물품을 판매하면, 그 차액만으로 새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구매·판매 과정을 패키지한 것이다. 바이백은 고객이 상품을 구입할 때 트렌비가 중고 가격을 확정해서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3개월 이내 트렌비에서 되팔면 80%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셔플과 바이백 등을 통해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이유는 고객들이 아직 중고 거래를 많이 안 해봤기 때문"이라며 "중고 명품 거래에 친숙하지 않은 고객에게 이러한 서비스를 노출함으로써 '나도 중고로 한번 팔아볼까'라는 고민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트렌비가 구축한 중고 사업의 차별점은 감정·시스템화로 압축된다. 명품 중고 시장 특성상 한계로 평가받는 가품 리스크를 최소화한 것이다. 이 대표는 "온라인에서 명품 구매할 때 절대적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정품 신뢰도"라고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트렌비는 중고 사업을 시작한 2020년부터 2년 이상 감정사 육성과 교육에 투자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자동 감정 시스템(Mars)을 적용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모든 상품을 검수해서 정품 리스크는 없고, 합리적인 가격에 중고를 살 수 있는 중고 시장을 타깃하고 있다"며 "트렌비의 미션이자 비전은 명품이 일상이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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