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 다른 이스라엘의 말…대외엔 “공세 약화” 국내선 “끝장 본다”
자유인258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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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21:50
‘이중 수사법’ 구사해 국제 비판 잠재우려
국내서도 “압박 굴복…스스로 입지 좁혀” 비판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한 이스라엘이 외신 인터뷰에서는 전쟁 강도를 낮추겠다고 공언하면서, 국내에서는 ‘하마스 전멸’ 목표를 지속 강조하는 ‘이중 수사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새해 들어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하는 등 저강도장기전으로 전쟁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을 앞둔 지난 8일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NYT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일부 병력을 철수하고 공습 횟수를 줄이는 등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고강도 작전 대신 다양한 형태의 특수작전으로의 전략 변화 방침을 밝혔다.
갈리 바하라브-미아라 이스라엘 법무장관이 이날 영어로 낸 성명에서도 “민간인에 대한 의도적 피해를 요구하는 어떤 발언도 이스라엘의 정책에 위배되며 형사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미 당국자들은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병력이 지난달 최대 5만명에서 최근 절반 이하로 줄었으며, 이달 말까지 전쟁 국면 전환이 완료될 것이라는 이스라엘 당국자들의 언질을 받았다고 전했다.
비슷한 메시지가 이스라엘 당국자의 입을 통해 미국 언론에서 잇따라 노출된 것은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이스라엘의 여론전 일환으로 볼 수 있다.
10일에는 가자지구로의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이스라엘의 노력을 보여주기 위한 언론 대상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스라엘 정부의 입장은 대외적 메시지와는 전혀 다르다.
하가리 대변인은 NYT와 인터뷰 당일 밤 히브리어로 한 브리핑에서 해당 인터뷰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대한 발언은 이스라엘 대중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하마스 해체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답했다.
공격 강도를 줄이겠다는 말이 단지 대외용 메시지였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갈란트 장관이 비공개 회의에서 “전쟁이 수 개월 더 지속될 것이고, 이를 위해 국제적 운신의 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이 같은 ‘이중 수사법’이 단기적으로는 국제 여론을 달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하마스 소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라는 국내 여론에 부응하기 위한 ‘줄타기’라고 분석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중 시위대가 “가자지구에서 휴전을 요구하라”고 항의하는 등 이번 전쟁 관련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오는 11일에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이스라엘의 대량학살 혐의에 대한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이스라엘의 전쟁 명분과 정당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
이스라엘 정부의 이중 수사는 국내에서도 비판받고 있다. 정부가 국제사회의 압박에 굴복해 스스로 입지를 좁히고 있다는 것이다.
군사평론가 요아브 리모르는 우파 성향 일간 이스라엘 하욤에 기고한 글에서 “정부가 승리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하고는 국제사회와 미국을 상대로는 전쟁이 저강도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하면서 모순된 약속에 스스로를 가뒀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정치평론가 알론 핀카스는 “이스라엘은 ‘우리가 모든 비판을 받아들였고 여론을 취합하고 수용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은 것”이라며 “한편으로 이스라엘 주류는 가자지구에서 여전히 하마스가 활동 중인 와중에 전쟁의 고삐를 푸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저강도 국면으로의 전환이라는 대외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중동 지역의 위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 정부는 레바논 국경에서의 긴장 고조를 자제하라는 블링컨 장관의 촉구를 거부하고, 필요 시 레바논에서 군사 작전을 벌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서도 “압박 굴복…스스로 입지 좁혀” 비판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한 이스라엘이 외신 인터뷰에서는 전쟁 강도를 낮추겠다고 공언하면서, 국내에서는 ‘하마스 전멸’ 목표를 지속 강조하는 ‘이중 수사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새해 들어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하는 등 저강도장기전으로 전쟁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중동 지역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 민간인의 추가 희생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정부 프레스 오피스(GPO) 제공 |
같은 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고강도 작전 대신 다양한 형태의 특수작전으로의 전략 변화 방침을 밝혔다.
갈리 바하라브-미아라 이스라엘 법무장관이 이날 영어로 낸 성명에서도 “민간인에 대한 의도적 피해를 요구하는 어떤 발언도 이스라엘의 정책에 위배되며 형사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미 당국자들은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병력이 지난달 최대 5만명에서 최근 절반 이하로 줄었으며, 이달 말까지 전쟁 국면 전환이 완료될 것이라는 이스라엘 당국자들의 언질을 받았다고 전했다.
비슷한 메시지가 이스라엘 당국자의 입을 통해 미국 언론에서 잇따라 노출된 것은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이스라엘의 여론전 일환으로 볼 수 있다.
10일에는 가자지구로의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이스라엘의 노력을 보여주기 위한 언론 대상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9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배식소에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무료 음식을 얻기 위해 그릇을 내밀고 있다. AP뉴시스 |
하가리 대변인은 NYT와 인터뷰 당일 밤 히브리어로 한 브리핑에서 해당 인터뷰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대한 발언은 이스라엘 대중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하마스 해체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답했다.
공격 강도를 줄이겠다는 말이 단지 대외용 메시지였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갈란트 장관이 비공개 회의에서 “전쟁이 수 개월 더 지속될 것이고, 이를 위해 국제적 운신의 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이 같은 ‘이중 수사법’이 단기적으로는 국제 여론을 달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하마스 소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라는 국내 여론에 부응하기 위한 ‘줄타기’라고 분석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중 시위대가 “가자지구에서 휴전을 요구하라”고 항의하는 등 이번 전쟁 관련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연설하는 중 한 시위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스라엘 정부의 이중 수사는 국내에서도 비판받고 있다. 정부가 국제사회의 압박에 굴복해 스스로 입지를 좁히고 있다는 것이다.
군사평론가 요아브 리모르는 우파 성향 일간 이스라엘 하욤에 기고한 글에서 “정부가 승리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하고는 국제사회와 미국을 상대로는 전쟁이 저강도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하면서 모순된 약속에 스스로를 가뒀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정치평론가 알론 핀카스는 “이스라엘은 ‘우리가 모든 비판을 받아들였고 여론을 취합하고 수용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은 것”이라며 “한편으로 이스라엘 주류는 가자지구에서 여전히 하마스가 활동 중인 와중에 전쟁의 고삐를 푸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 이스라엘 군인이 9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에서 가자지구로 드론을 띄울 준비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
이스라엘 정부는 레바논 국경에서의 긴장 고조를 자제하라는 블링컨 장관의 촉구를 거부하고, 필요 시 레바논에서 군사 작전을 벌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