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유한양행·지아이이노 … K바이오株 '용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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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2 20:02
올해 주목할 만한 제약·바이오주
작년에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K바이오' 주식들이 연초부터 용틀임을 하고 있다.
'K바이오' 주식의 용틀임에 호재로 작용한 것이 지난 8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다. 임상시험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나 계속 연구개발(R&D)을 해온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축제에 참석해 성공 스토리를 발표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특히 이번에 초청받은 국내 기업 중 한미약품, 유한양행,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이 올해 실적 전망과 주식시장에서의 평가 정도 등을 감안할 때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파이프라인(신약 개발 중인 프로젝트)과 성장성, 저평가 등 3대 지표에서 '투자 임상시험'을 통과하면서 '제2의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를 노리고 있다.
바이오 축제에 빅파마 조단위 M&A 축포
'K바이오' 종목이 모두 포함된 KRX헬스케어지수는 최근 한 달(2023년 12월 8일~2024년 1월 8일) 간 11.8%나 올랐다. KRX 업종별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각각의 업종 내 대표 종목들로 구성해 투자자들이 업종 평균의 주가 흐름을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최근 제약·바이오 상장사들의 주가 흐름이 좋은 것은 미국발 비만 치료제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앞두고 인 기대감 덕분이다. 1983년 시작해 올해 42회를 맞은 이 콘퍼런스는 매년 1월 글로벌 금융회사 JP모건이 주최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알리기 위해 빅테크 업체 엔비디아가 참석하면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축제에는 초대형 인수·합병(M&A)과 관련주 급등이라는 축포가 필요했는데 첫날(8일)부터 터졌다. J&J는 표적암치료 약물 업체 '암브렉스 바이오파마'를 20억달러(약 2조62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암브렉스 주가는 이날 101% 폭등했다. K바이오 회사들도 이들의 M&A망에 걸려 주가가 폭등하거나 아예 동등하게 경쟁하면서 막대한 '머니 무브'를 노려 이 행사에 참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메인 무대에 섰고 SK바이오팜, 롯데바이오로직스(비상장사), 유한양행이 아시아·태평양 세션(APAC)에 발표자로 공식 초청받았다. 또 한미약품, SK바이오사이언스, 지아이이노베이션도 주최 측의 공식 초청을 받아 투자사와 일대일 미팅을 진행했다.
비만 신약 기대감에 주가 34% 오른 한미약품
최근 1년 사이 주가가 34%가량 오른 한미약품은 여전히 업종 내 저평가주로 분류된다. 이는 블룸버그의 각종 투자 지표를 통해 검증 가능하다.
2023년 추정 영업이익률은 14.5%로, 국내 바이오 투톱 셀트리온(34.5%), 삼성바이오로직스(29.2%)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 투톱이 모두 복제약을 통해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로 미래 고수익성을 노린다는 점에서 다르다. 한미약품은 국내에선 전문의약품 처방을 활발히 하면서 안정적 매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국외에선 비만 관련 파이프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작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
2025년에 임상을 완료한 후 2026년 제품 출시가 목표인데, 예정대로라면 국내 토종 비만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정식 출시가 기대된다.
비만 치료시장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등이 꽉 잡고 있다.
그래도 한미약품이 비집고 들어갈 틈새는 있다. 이들 약품은 단시일에 체중을 빼주는 효과는 있지만 너무 비싸고, 자살 충동 등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어서다.
한미약품의 올해 매출은 1조5943억원으로 추정된다. 2020년 이후 5년 연속 '매출 1조클럽'을 예고했다. 매출 대비 시가총액을 뜻하는 주가매출비율(PSR)은 올해 말 예상 기준 2.82배다. 신약 개발 비교 회사인 SK바이오팜(15.16배)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다.
연구개발 1조 태운 유한양행 저력 나오나
2024년 1월은 바이오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지만 불과 3개월 전인 2023년 10월은 '악몽의 한 달'이었다. 제약회사 고질병인 불법 리베이트(뇌물)로 인한 대규모 과징금이 일부 제약사에 내려지면서 바이오주 주가 하락세가 나타났다. 이때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의 임상시험 결과가 시장 기대치를 못 맞추면서 바이오주 주가가 추풍낙엽 흐름을 보였다.
놀랍게도 이때부터 유한양행 주가는 살아나기 시작한다. 같은 달 26일 이후 2달여 만인 1월 9일까지 20% 반등한다.
렉라자는 폐암 환자에게 투여하는데, 이 시장의 절대강자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다. 당시 임상에서 렉라자는 다른 약과의 병용 요법을 통해 타그리소보다 암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7.1개월 늘렸다.
이처럼 일부 항목에서 기존 약 대비 뛰어난 효과를 보였지만 그동안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유한양행 주가가 일순간에 급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렉라자의 무상 공급도 주가에는 악재였다. 막대한 R&D 투자비를 들여 만든 신약을 공짜로 공급하면서 비용은 커지고 이익률이 뚝 떨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올해부턴 돈을 받고 렉라자를 공급하게 되면서 실적이 나아질 전망이다. 유한양행의 R&D 투자 실적도 미래 성장성을 보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든든하다. 매출 대비 R&D 비중은 꾸준히 10% 선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9월까지 누적 투자비는 1354억원이다. 2019년 이후 2023년까지 5년간 1조원 규모 R&D를 통해 미래 매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올해 깜짝 흑자 전환할까
헬스케어 벤처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23년 3월 상장하면서 기대보다는 우려감이 컸다. 그러나 이 벤처의 주가는 상장 이후 코스피 수익률을 압도하고 있다. 적자 신생 기업의 반전 스토리가 지금까지는 이어지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3대 파이프라인은 이중융합 면역항암제 'GI-101'과 'GI-102', 알레르기 치료제 'GI-301' 등이다.
이외에도 'GI-104' 'GI-108' 'GI-305' 등의 후속 파이프라인이 매출 잭팟을 노리고 있다.
2020년 이후 2022년까지 누적 적자만 영업이익 기준 1000억원에 달해 주가가 앞서간 측면이 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두 가지 호재를 전했다. 100% 무상증자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초청받았다는 것이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044억원이다. 그 이상의 실적을 기대하며 지난 9일 주가는 7% 급등하기도 했다.
[문일호 엠플러스센터 증권전문기자]
작년에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K바이오' 주식들이 연초부터 용틀임을 하고 있다.
'K바이오' 주식의 용틀임에 호재로 작용한 것이 지난 8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다. 임상시험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나 계속 연구개발(R&D)을 해온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축제에 참석해 성공 스토리를 발표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특히 이번에 초청받은 국내 기업 중 한미약품, 유한양행,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이 올해 실적 전망과 주식시장에서의 평가 정도 등을 감안할 때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파이프라인(신약 개발 중인 프로젝트)과 성장성, 저평가 등 3대 지표에서 '투자 임상시험'을 통과하면서 '제2의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를 노리고 있다.
바이오 축제에 빅파마 조단위 M&A 축포
'K바이오' 종목이 모두 포함된 KRX헬스케어지수는 최근 한 달(2023년 12월 8일~2024년 1월 8일) 간 11.8%나 올랐다. KRX 업종별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각각의 업종 내 대표 종목들로 구성해 투자자들이 업종 평균의 주가 흐름을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최근 제약·바이오 상장사들의 주가 흐름이 좋은 것은 미국발 비만 치료제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앞두고 인 기대감 덕분이다. 1983년 시작해 올해 42회를 맞은 이 콘퍼런스는 매년 1월 글로벌 금융회사 JP모건이 주최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알리기 위해 빅테크 업체 엔비디아가 참석하면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축제에는 초대형 인수·합병(M&A)과 관련주 급등이라는 축포가 필요했는데 첫날(8일)부터 터졌다. J&J는 표적암치료 약물 업체 '암브렉스 바이오파마'를 20억달러(약 2조62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암브렉스 주가는 이날 101% 폭등했다. K바이오 회사들도 이들의 M&A망에 걸려 주가가 폭등하거나 아예 동등하게 경쟁하면서 막대한 '머니 무브'를 노려 이 행사에 참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메인 무대에 섰고 SK바이오팜, 롯데바이오로직스(비상장사), 유한양행이 아시아·태평양 세션(APAC)에 발표자로 공식 초청받았다. 또 한미약품, SK바이오사이언스, 지아이이노베이션도 주최 측의 공식 초청을 받아 투자사와 일대일 미팅을 진행했다.
비만 신약 기대감에 주가 34% 오른 한미약품
최근 1년 사이 주가가 34%가량 오른 한미약품은 여전히 업종 내 저평가주로 분류된다. 이는 블룸버그의 각종 투자 지표를 통해 검증 가능하다.
2023년 추정 영업이익률은 14.5%로, 국내 바이오 투톱 셀트리온(34.5%), 삼성바이오로직스(29.2%)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 투톱이 모두 복제약을 통해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로 미래 고수익성을 노린다는 점에서 다르다. 한미약품은 국내에선 전문의약품 처방을 활발히 하면서 안정적 매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국외에선 비만 관련 파이프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작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
2025년에 임상을 완료한 후 2026년 제품 출시가 목표인데, 예정대로라면 국내 토종 비만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정식 출시가 기대된다.
비만 치료시장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등이 꽉 잡고 있다.
그래도 한미약품이 비집고 들어갈 틈새는 있다. 이들 약품은 단시일에 체중을 빼주는 효과는 있지만 너무 비싸고, 자살 충동 등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어서다.
한미약품의 올해 매출은 1조5943억원으로 추정된다. 2020년 이후 5년 연속 '매출 1조클럽'을 예고했다. 매출 대비 시가총액을 뜻하는 주가매출비율(PSR)은 올해 말 예상 기준 2.82배다. 신약 개발 비교 회사인 SK바이오팜(15.16배)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다.
연구개발 1조 태운 유한양행 저력 나오나
2024년 1월은 바이오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지만 불과 3개월 전인 2023년 10월은 '악몽의 한 달'이었다. 제약회사 고질병인 불법 리베이트(뇌물)로 인한 대규모 과징금이 일부 제약사에 내려지면서 바이오주 주가 하락세가 나타났다. 이때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의 임상시험 결과가 시장 기대치를 못 맞추면서 바이오주 주가가 추풍낙엽 흐름을 보였다.
놀랍게도 이때부터 유한양행 주가는 살아나기 시작한다. 같은 달 26일 이후 2달여 만인 1월 9일까지 20% 반등한다.
렉라자는 폐암 환자에게 투여하는데, 이 시장의 절대강자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다. 당시 임상에서 렉라자는 다른 약과의 병용 요법을 통해 타그리소보다 암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7.1개월 늘렸다.
이처럼 일부 항목에서 기존 약 대비 뛰어난 효과를 보였지만 그동안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유한양행 주가가 일순간에 급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렉라자의 무상 공급도 주가에는 악재였다. 막대한 R&D 투자비를 들여 만든 신약을 공짜로 공급하면서 비용은 커지고 이익률이 뚝 떨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올해부턴 돈을 받고 렉라자를 공급하게 되면서 실적이 나아질 전망이다. 유한양행의 R&D 투자 실적도 미래 성장성을 보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든든하다. 매출 대비 R&D 비중은 꾸준히 10% 선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9월까지 누적 투자비는 1354억원이다. 2019년 이후 2023년까지 5년간 1조원 규모 R&D를 통해 미래 매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올해 깜짝 흑자 전환할까
헬스케어 벤처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23년 3월 상장하면서 기대보다는 우려감이 컸다. 그러나 이 벤처의 주가는 상장 이후 코스피 수익률을 압도하고 있다. 적자 신생 기업의 반전 스토리가 지금까지는 이어지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3대 파이프라인은 이중융합 면역항암제 'GI-101'과 'GI-102', 알레르기 치료제 'GI-301' 등이다.
이외에도 'GI-104' 'GI-108' 'GI-305' 등의 후속 파이프라인이 매출 잭팟을 노리고 있다.
2020년 이후 2022년까지 누적 적자만 영업이익 기준 1000억원에 달해 주가가 앞서간 측면이 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두 가지 호재를 전했다. 100% 무상증자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초청받았다는 것이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044억원이다. 그 이상의 실적을 기대하며 지난 9일 주가는 7% 급등하기도 했다.
[문일호 엠플러스센터 증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