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대남기구 정리’ 지시따라 통일전선부 통폐합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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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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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3 09:45
최선희 외무상이 ‘정리협의회’ 주도
대남정책은 외무성 조국통일국
대남공작, 軍정찰총국 흡수 유력
선전용 웹사이트도 ‘통일’코너 삭제北 GP서 포착된 북한군 12일 황해도 개풍군의 북한군 감시초소(GP)에서 북한 군인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 박형기 기자 [email protected]대남(對南) 정책·공작 기능을 지닌 북한의 통일전선부가 통폐합 수순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리 정부 당국이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전부는 우리의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기능을 모두 지닌 노동당 조직이다. 이 통전부에서 대남 정책 기능은 내각의 외무성으로, 대남 공작 기능은 군의 정찰총국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것.
북한은 지난해 12월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에 따라 대남 기구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것들과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며 남북 관계를 ‘적대 관계’로까지 규정했다. 통전부 통폐합에 나선 북한이 향후 북한 조직 개편 과정에서도 공세적으로 전환한 대남 노선을 더욱 적나라하게 반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대남 기구 정리 대상으로 통전부를 직접 언급했다. 통전부는 1990년대 남북 고위급회담을 거치면서 대남 정책과 회담을 총괄해 온 조직이다. 남북 관계의 상징적 존재로 대남 협상 업무를 전담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경우 2021년 8차 당 대회 이후 이미 모습을 감췄다. 조평통은 기존 통전부 산하에서 2016년 내각 산하로 옮겨졌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은 2021년 3월 담화에서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평통을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최 외무상이 조직 개편의 키를 쥐고 있다는 점과 다른 여러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외무성의 ‘조국통일국’이 통전부 역할을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국통일국은 그동안 북한 관영매체에 공식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던 부서지만 정부는 탈북민 등 진술을 토대로 이 부서가 존재한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조직이 지난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을 거부하는 성명을 낸 주체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통전부가 지닌 대남 공작 기능의 경우 군 정찰총국으로 이동될 가능성을 우리 정부는 주시하고 있다. 앞서 2009년 북한은 대남 공작 임무를 수행하는 당 산하 작전부와 대외정보조사부(35호실) 등을 군의 지휘를 받는 정찰총국으로 통폐합해 기능을 일원화한 바 있다. 여기에 이제 통전부의 대남 공작 기능까지 군에 더해질 경우 북한이 미사일 도발 등 무력시위의 주체인 군을 중심으로 더욱 노골적으로 도발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4일 조평통 산하 우리민족끼리는 홈페이지에 있던 ‘통일은 우리민족끼리’ 코너를 삭제하고 ‘조선말대사전’ 코너로 대체한 바 있다. ‘통일은 우리민족끼리’ 코너엔 과거 남북 정상 간 이뤄진 여러 합의들이 소개돼 있었다. 이 외에도 통전부 산하 민족화해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선전매체 ‘려명’ 홈페이지에서도 대남 관련 소식을 전하던 ‘평화와 통일의 지름길’, ‘민족의 화해와 단합’ 등 코너가 일제히 삭제됐다.
대남정책은 외무성 조국통일국
대남공작, 軍정찰총국 흡수 유력
선전용 웹사이트도 ‘통일’코너 삭제北 GP서 포착된 북한군 12일 황해도 개풍군의 북한군 감시초소(GP)에서 북한 군인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 박형기 기자 [email protected]대남(對南) 정책·공작 기능을 지닌 북한의 통일전선부가 통폐합 수순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리 정부 당국이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전부는 우리의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기능을 모두 지닌 노동당 조직이다. 이 통전부에서 대남 정책 기능은 내각의 외무성으로, 대남 공작 기능은 군의 정찰총국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것.
북한은 지난해 12월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에 따라 대남 기구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것들과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며 남북 관계를 ‘적대 관계’로까지 규정했다. 통전부 통폐합에 나선 북한이 향후 북한 조직 개편 과정에서도 공세적으로 전환한 대남 노선을 더욱 적나라하게 반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외무성·군, 통전부 기능 쪼개서 흡수 가능성
김명수 합참의장은 11일 충남 태안에 위치한 레이더 기지에서 해상과 해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침투 위협에 대한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새해 첫날 대남·대적 기구 폐지·정리를 위해 북한에서 개최된 협의회는 최선희 외무상이 주도했다. 당시 북한이 공개한 회의 사진엔 최 외무상을 비롯해 리선권 통전부장이 참석했지만 북한 관영 매체는 리 부장의 공식 직함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대남 관계 부문 일꾼’으로만 소개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대남 기구 정리 작업이 한국의 외교부 격인 외무성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북한이 본격적으로 대남 관계를 민족적 관점이 아닌, 국가 대 국가 등 대외 관계 일부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우리를 같은 민족이나 통일의 대상이 아닌 ‘별개의 국가’로 보겠다는 건 ‘적대 국가’로 규정해 향후 군사 도발을 정당화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김 위원장은 대남 기구 정리 대상으로 통전부를 직접 언급했다. 통전부는 1990년대 남북 고위급회담을 거치면서 대남 정책과 회담을 총괄해 온 조직이다. 남북 관계의 상징적 존재로 대남 협상 업무를 전담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경우 2021년 8차 당 대회 이후 이미 모습을 감췄다. 조평통은 기존 통전부 산하에서 2016년 내각 산하로 옮겨졌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은 2021년 3월 담화에서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평통을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최 외무상이 조직 개편의 키를 쥐고 있다는 점과 다른 여러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외무성의 ‘조국통일국’이 통전부 역할을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국통일국은 그동안 북한 관영매체에 공식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던 부서지만 정부는 탈북민 등 진술을 토대로 이 부서가 존재한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조직이 지난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을 거부하는 성명을 낸 주체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통전부가 지닌 대남 공작 기능의 경우 군 정찰총국으로 이동될 가능성을 우리 정부는 주시하고 있다. 앞서 2009년 북한은 대남 공작 임무를 수행하는 당 산하 작전부와 대외정보조사부(35호실) 등을 군의 지휘를 받는 정찰총국으로 통폐합해 기능을 일원화한 바 있다. 여기에 이제 통전부의 대남 공작 기능까지 군에 더해질 경우 북한이 미사일 도발 등 무력시위의 주체인 군을 중심으로 더욱 노골적으로 도발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 대외 선전매체서도 ‘통일 지우기’
이런 가운데 중국에 서버를 둔 ‘우리민족끼리’, ‘통일의메아리’ 등 북한의 주요 대남 선전용 온라인 사이트들은 11일부터 접속이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온라인 접속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일각에선 대남 조직·기구 정리에 나선 북한이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들 개편 절차까지 진행 중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앞서 4일 조평통 산하 우리민족끼리는 홈페이지에 있던 ‘통일은 우리민족끼리’ 코너를 삭제하고 ‘조선말대사전’ 코너로 대체한 바 있다. ‘통일은 우리민족끼리’ 코너엔 과거 남북 정상 간 이뤄진 여러 합의들이 소개돼 있었다. 이 외에도 통전부 산하 민족화해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선전매체 ‘려명’ 홈페이지에서도 대남 관련 소식을 전하던 ‘평화와 통일의 지름길’, ‘민족의 화해와 단합’ 등 코너가 일제히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