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이냐 탈환이냐… 분당 두고 벌어질 ‘빅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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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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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4 07:29
‘4선 도전’ 안철수, 분당갑 출마… 野 여선웅·류호정 출사표
與, 분당을엔 김은혜로 가닥… 野는 김병욱 그대로
분당을 노렸던 박민식은 영등포을行… ‘지역구 쇼핑’ 이영은 미정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3개월도 안 남은 가운데 여야가 분당에서 빅매치를 벌일 모양새다. 현재 국민의힘은 분당갑(안철수)을, 더불어민주당은 분당을(김병욱)을 차지하고 있다. 분당을 둘러싼 여야의 전략은 모두 ‘기존 지역구는 지켜내고, 남은 지역구 하나까지 탈환하자’는 것이다. 4·10 총선에서 분당에 여야 두 깃발 중 누구의 깃발이 꽂힐지가 주목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경기 성남시 분당갑에 안철수(3선) 의원을 공천하고 분당을에는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내보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민주당은 분당갑은 ‘전략 공천’ 지역으로 놓고 인재 투입을 고심하고 있다. 분당을은 재선에 성공하고 3선에 도전 중인 김병욱 의원이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총선 전적을 살펴보면 분당갑의 경우 2000년 이후 7번의 국회의원 선거 중 보수 정당이 6번 승리했다. 분당을에서는 보수 정당이 4번 승리했다. 과거 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혔지만 2011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보궐선거에서 당선됐고, 2016년부터는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내리 당선됐다. 최근에는 야당 강세 지역인 셈이다.
그래픽=손민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미 분당갑에서 4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당초 분당갑은 김은혜 전 수석의 지역구였다. 때문에 김 전 수석이 이번 총선에서 분당갑에 다시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곤 했다. 김 전 수석이 분당갑에 다시 출마하려면 현역 의원인 안 의원과 경선을 해야 하는데, 국민의힘은 이를 ‘불필요한 경쟁’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철수 의원도, 김은혜 전 수석도 모두 우리 당의 중요한 자산이다. 두 사람 다 분당에서 인지도도 있고 유리한 능력자들”이라면서 “굳이 한 지역구에 전교 1·2등을 몰아넣고 경쟁하는 건 지역구 1석이라도 더 갖고 와야 하는 상황에서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분당갑·을 모두 우리 당의 깃발을 꽂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이른바 ‘안철수 대항마’를 모색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자 기반인 경기 성남시는 전통적으로 구도심에서는 민주당이 강세하지만, 1기 신도시인 분당은 보수 성향이 강한 만큼 ‘전략 공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청년소통정책관으로 활동했던 여선웅 직방 전 부사장이 적격 판정을 받고 분당갑에 도전할 예정이다. 1983년 경기 성남시에서 태어난 여 전 부사장은 ‘자신의 고향’이라는 것을 총선에서 적극적으로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21대 국회 ‘최연소 의원’인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성남 분당갑에 출마할 예정이다. 류 의원은 판교 지역의 게임회사에서 해고된 뒤 청년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원내 입성했다. 야탑동에 사무실을 낸 류 의원은 지역 민심을 다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을을 놓고 접전을 펼칠 4·10 총선 여야 후보인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왼쪽)과 김병욱 민주당 의원. 현재 분당을은 김 의원의 지역구다. /연합뉴스, 뉴스1 갈무리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분당을은 과거에는 보수 텃밭으로 불리던 곳이다. 국민의힘에게는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곳이면서 민주당에게는 사수해야만 하는 지역구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곳으로 꼽힌다.
민주당에서는 김 의원만한 사람이 없다는 분위기다. 분당을은 당내에서 험지로 분류되는 만큼 현재로선 경선 경쟁자도 없다. 게다가 분당을에서 이미 재선에 성공한 김 의원이 분당을 3선을 도전하는 것을 더욱 지원해주는 게 ‘분당을 수성 전략’에 맞는다는 기류가 당내에 형성돼 있다.
김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 7인회 소속으로 당내 핵심 역할을 맡아왔다. 최근에는 분당·산본·일산 등 1기 신도시의 재건축 규제 완화 특별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때문에 김 의원이 지역 민심을 잘 읽는 정치를 한다는 평가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병욱 의원보다 나은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면서 “이미 분당을에서 재선하지 않았나. 지역에서의 본인 역량과 능력을 지역민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당을에 대통령실 김은혜 수석이 온다고 들었다”며 “분당갑에서는 어땠을지 몰라도, 분당을은 또 다르다. 김 의원이 분당을을 잘 지킬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분당을을 탈환하기 위해 김은혜 전 수석을 후보로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김 전 수석은 지난 8일 국민의힘에 복당(재입당)을 신청했다.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나선 것이다. 다만 분당을을 놓고 당내 경선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4년 전 분당을에서 2.84%포인트 차이로 고배를 마셨던 김민수 당 대변인도 분당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은혜 전 수석과 김민수 대변인 간 경선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 “인지도 측면에서 김 전 수석으로 교통정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현역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당선인들을 위한 국회의원 배지. /뉴스1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도 분당을에 출마하려고 했지만 “당에 백지 위임하겠다”며 ‘험지 출마’로 입장을 바꾼 상태다. 박 전 장관은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영등포을은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으로, 제19대 총선부터 민주당 계열 정당이 의석을 줄곧 차지해왔다. 박 전 장관은 “운동권의 상징 김민석과 보훈의 아이콘 박민식이 한판 붙는다”고 출마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역구 쇼핑’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분당을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10일 페이스북에 “서초을을 갈지, 분당을을 갈지. 또 다른 ‘을’로 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 장관이 거론한 지역구는 모두 보수 강세 지역으로, 아직 공무원인 현직 장관이 지역구를 쇼핑하듯이 거론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인 나온 것이다.
이런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1일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의 양지 출마에 대해 “모두가 양지를 원하고, 그것을 원하는 건 자유”라면서도 “설득력 있고 이기는 공천, 국민이 보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총선에서) 헌신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작업하겠다”고 말했다.
與, 분당을엔 김은혜로 가닥… 野는 김병욱 그대로
분당을 노렸던 박민식은 영등포을行… ‘지역구 쇼핑’ 이영은 미정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3개월도 안 남은 가운데 여야가 분당에서 빅매치를 벌일 모양새다. 현재 국민의힘은 분당갑(안철수)을, 더불어민주당은 분당을(김병욱)을 차지하고 있다. 분당을 둘러싼 여야의 전략은 모두 ‘기존 지역구는 지켜내고, 남은 지역구 하나까지 탈환하자’는 것이다. 4·10 총선에서 분당에 여야 두 깃발 중 누구의 깃발이 꽂힐지가 주목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경기 성남시 분당갑에 안철수(3선) 의원을 공천하고 분당을에는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내보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민주당은 분당갑은 ‘전략 공천’ 지역으로 놓고 인재 투입을 고심하고 있다. 분당을은 재선에 성공하고 3선에 도전 중인 김병욱 의원이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총선 전적을 살펴보면 분당갑의 경우 2000년 이후 7번의 국회의원 선거 중 보수 정당이 6번 승리했다. 분당을에서는 보수 정당이 4번 승리했다. 과거 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혔지만 2011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보궐선거에서 당선됐고, 2016년부터는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내리 당선됐다. 최근에는 야당 강세 지역인 셈이다.
그래픽=손민균
안철수로 분당갑 사수하겠다는 與… 아직은 대항마 찾는 중인 野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미 분당갑에서 4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당초 분당갑은 김은혜 전 수석의 지역구였다. 때문에 김 전 수석이 이번 총선에서 분당갑에 다시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곤 했다. 김 전 수석이 분당갑에 다시 출마하려면 현역 의원인 안 의원과 경선을 해야 하는데, 국민의힘은 이를 ‘불필요한 경쟁’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철수 의원도, 김은혜 전 수석도 모두 우리 당의 중요한 자산이다. 두 사람 다 분당에서 인지도도 있고 유리한 능력자들”이라면서 “굳이 한 지역구에 전교 1·2등을 몰아넣고 경쟁하는 건 지역구 1석이라도 더 갖고 와야 하는 상황에서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분당갑·을 모두 우리 당의 깃발을 꽂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이른바 ‘안철수 대항마’를 모색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자 기반인 경기 성남시는 전통적으로 구도심에서는 민주당이 강세하지만, 1기 신도시인 분당은 보수 성향이 강한 만큼 ‘전략 공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청년소통정책관으로 활동했던 여선웅 직방 전 부사장이 적격 판정을 받고 분당갑에 도전할 예정이다. 1983년 경기 성남시에서 태어난 여 전 부사장은 ‘자신의 고향’이라는 것을 총선에서 적극적으로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21대 국회 ‘최연소 의원’인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성남 분당갑에 출마할 예정이다. 류 의원은 판교 지역의 게임회사에서 해고된 뒤 청년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원내 입성했다. 야탑동에 사무실을 낸 류 의원은 지역 민심을 다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을을 놓고 접전을 펼칠 4·10 총선 여야 후보인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왼쪽)과 김병욱 민주당 의원. 현재 분당을은 김 의원의 지역구다. /연합뉴스, 뉴스1 갈무리
분당을은 지킨다는 野… 김은혜로 기필코 뺏아오겠다는 與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분당을은 과거에는 보수 텃밭으로 불리던 곳이다. 국민의힘에게는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곳이면서 민주당에게는 사수해야만 하는 지역구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곳으로 꼽힌다.
민주당에서는 김 의원만한 사람이 없다는 분위기다. 분당을은 당내에서 험지로 분류되는 만큼 현재로선 경선 경쟁자도 없다. 게다가 분당을에서 이미 재선에 성공한 김 의원이 분당을 3선을 도전하는 것을 더욱 지원해주는 게 ‘분당을 수성 전략’에 맞는다는 기류가 당내에 형성돼 있다.
김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 7인회 소속으로 당내 핵심 역할을 맡아왔다. 최근에는 분당·산본·일산 등 1기 신도시의 재건축 규제 완화 특별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때문에 김 의원이 지역 민심을 잘 읽는 정치를 한다는 평가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병욱 의원보다 나은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면서 “이미 분당을에서 재선하지 않았나. 지역에서의 본인 역량과 능력을 지역민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당을에 대통령실 김은혜 수석이 온다고 들었다”며 “분당갑에서는 어땠을지 몰라도, 분당을은 또 다르다. 김 의원이 분당을을 잘 지킬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분당을을 탈환하기 위해 김은혜 전 수석을 후보로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김 전 수석은 지난 8일 국민의힘에 복당(재입당)을 신청했다.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나선 것이다. 다만 분당을을 놓고 당내 경선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4년 전 분당을에서 2.84%포인트 차이로 고배를 마셨던 김민수 당 대변인도 분당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은혜 전 수석과 김민수 대변인 간 경선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 “인지도 측면에서 김 전 수석으로 교통정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현역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당선인들을 위한 국회의원 배지. /뉴스1
분당을 출마하려 했지만… 영등포을 간 박민식·논란만 빚은 이영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도 분당을에 출마하려고 했지만 “당에 백지 위임하겠다”며 ‘험지 출마’로 입장을 바꾼 상태다. 박 전 장관은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영등포을은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으로, 제19대 총선부터 민주당 계열 정당이 의석을 줄곧 차지해왔다. 박 전 장관은 “운동권의 상징 김민석과 보훈의 아이콘 박민식이 한판 붙는다”고 출마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역구 쇼핑’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분당을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10일 페이스북에 “서초을을 갈지, 분당을을 갈지. 또 다른 ‘을’로 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 장관이 거론한 지역구는 모두 보수 강세 지역으로, 아직 공무원인 현직 장관이 지역구를 쇼핑하듯이 거론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인 나온 것이다.
이런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1일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의 양지 출마에 대해 “모두가 양지를 원하고, 그것을 원하는 건 자유”라면서도 “설득력 있고 이기는 공천, 국민이 보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총선에서) 헌신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작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