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00만개 이상 챗봇거래...AI 헤게모니 싸움 치열

벌써 300만개 이상 챗봇거래...AI 헤게모니 싸움 치열

GPT 스토어 이용해보니
수학멘토부터 운수, 사주팔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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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스토어의 'book' 챗봇에서 '비오는 날 추천 도서'를 물어봤다. GPT 스토어 캡처
[파이낸셜뉴스] 챗GPT로 인공지능(AI)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오픈AI가 'GPT스토어'를 출시한 이후 300만개 이상의 맞춤형 챗봇이 등록되면서 AI 패권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누구나 AI챗봇을 사고 파는 'GPT스토어'는 향후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인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AI 시장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패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4개 카테고리 20달러에 이용

15일 업계와 오픈AI에 따르면 GPT스토어는 지난 10일 공식 출시 이후 며칠 만에 300만개 이상의 맞춤형 챗봇이 등록됐다. 등록된 챗봇은 오픈AI 검수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빠른 속도다.

GPT스토어는 오픈AI의 생성AI 모델 챗GPT를 기반으로 만든 챗봇을 자유롭게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아직 챗봇을 개별 구매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이용자가 한 달에 20달러(약 2만6000원)를 내면 모두 써 볼 수 있는 일종의 구독 형태다. 오픈AI는 유료, 기업 사용자를 통해 얻은 수익을 상위권 GPTs 제작자들과 분배하는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GPT 스토어에 들어가 보니 첫 화면은 비교적 단순했지만 애플과 구글의 앱마켓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카테고리별로 추천 챗봇들이 아이폰 모양으로 나열돼 있고, 카테고리는 크게 이미지 생성, 가상 비서, 가상 현실, 연구, 재미 등 24개로 나눠졌다. GPT에 대해 잘 모르는 이용자도 쉽게 이용 가능할 정도로 단순한 구성이다. 그러나 기능은 상상 이상이었다. 문서를 손쉽게 PDF 파일로 전환하거나 브랜드 로고 디자인도 쉽게 얻을 수 있다. 인기 챗봇인 'Screenshot-To-Code - GPT-4V'는 특정 웹사이트의 스크린샷을 보여주면 해당 웹사이트의 제작 코드를 알려준다.

추천 챗봇 중에서 'Supercute 인사말 카드'를 이용해봤다. "초콜릿을 들고 있는 주황색 고양이가 '해피 밸런타인데이'라고 해줘"라는 요청하자 귀여운 고양이 카드 이미지를 금방 얻었다.

문학과 독서의 세계에서 AI 가이드를 해준다는 'book'에서는 "비 오는 날 읽기 좋은 책을 알려 달라"고 하자, 스페인의 소설가 카를로스 루이즈 자폰의 '바람의 그림자'를 추천했다. "미스터리와 로맨스, 책에 대한 사랑이 어우러진 매혹적이고 분위기 있는 소설이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바르셀로나의 안개가 자욱한 조약돌 거리를 헤매며 잊혀진 책들의 묘지의 비밀을 발견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는 추천평도 함께였다.

'수학 멘토'는 부모가 아이들의 수학을 도와주는 것을 돕는 챗봇이다.

"오후 9시에 지오메트리 증명에 대한 복습이 필요하신가요? 당신을 위해 여기 있습니다"는 설명문이 인상 깊었다. "9살 아이에게 분수 곱셈을 설명해 달라"고 하자, "개념을 간단하고 관련성 있는 용어로 분해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며 꽤 긴 문장의 설명이 돌아왔다. "일상적인 예를 사용하라, 자녀가 익숙한 사물에 분수를 연결해야 한다", "분수 곱셈은 부품의 일부를 찾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2분의 1, 4분의 1 등 시각화하기 쉬운 분수를 선택하라"는 조언이었다.
애플, 구글 등과 각축전 예고

한국인이 만든 챗봇도 꽤 많았다. 입시에 필수적인 생활기록부 작성을 도와주는 챗봇이 이미 여러개 등록됐고 운세, 사주팔자, 한국어 학습, 특허 아이디어 생성, 주식투자 정보 등과 같은 챗봇도 눈에 띄었다. 주식투자정보에서 "올해 테슬라 주식 전망"에 대해 묻자, "다양한 요인으로 혼합된 의견"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주요 포인트 분석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스스로 챗봇을 만드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가장 중요한 점은 코딩 등의 전문 지식이 없어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GPT 스토어' 오른쪽 상단의 만들기로 들어가면 여러 크리에이터 중 하나를 선택해 평소 GPT를 사용하듯 대화를 나누면서 제작하면 된다.

AI라는 새로운 판이 형성되면서 빅테크들의 추격전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관심사다. 아이폰으로 모바일 생태계를 연 애플은 최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AI를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다. 뒤늦게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애플은 지난 14일(현지시간) AI 조직을 개편하고 AI 기술 경쟁력을 따라잡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 AI 제미나이를 공개한 구글도 아직은 오픈AI 아성을 깨뜨리진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오픈AI를 추격하는 빅테크들의 각축전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구글이나 애플은 이미 앱 마켓이 있고, 등록된 앱들이 퀄리티가 좋기 때문에 (GPT 스토어가 위협이 될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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