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 인도가 우리 총선에 개입… 조사하겠다
자유인170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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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5 22:11
양국 외교 갈등 '점입가경'
국제사회의 반응은 미온적
캐나다와 인도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인도계 인사의 사망 배후에 인도 정부가 있다는 캐나다 정부의 주장에서 비롯한 논란이 이제는 인도가 캐나다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다만 캐나다의 맹방인 미국, 영국, 호주 등이 신중한 태도를 취하며 인도 비판에 말을 아끼는 상황에서 캐나다가 언제까지 인도와 ‘냉각기’를 이어갈 것인지는 미지수란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 산하 ‘외국 총선 개입 조사위원회’는 전날(24일) 자국 총선 과정에 인도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캐나다와 인도는 앞서 캐나다에서 발생한 시크교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 피살 사건 문제로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다. 여기에 선거 개입 의혹까지 불거지며 가뜩이나 서먹한 양국 관계는 더욱 냉각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위원회는 원래 중국이 캐나다 총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출범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현 캐나다 집권 여당 자유당은 2019년과 2021년 치러진 총선에서 잇따라 승리했다. 그런데 선거 후 중국의 선거 개입 정황이 불거지며 정치적 논란이 확산했다. 캐나다 보안정보국(CSIS)의 1급 비밀 문서가 언론에 공개됐는데, 거기에 ‘중국 정부가 반중 성향의 캐나다 야당 의원들을 표적으로 치밀한 선거 방해 공작을 벌였다’라는 내용이 담긴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당 조사위원회가 중국은 물론 인도의 선거 개입 의혹까지 조사하겠다고 나선 점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캐나다·인도 간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국제사회 반응도 미미한 가운데 캐나다가 인도 압박을 본격화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한다.
2023년 6월 캐나다에선 인도 시크교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가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니자르는 인도계 캐나다인이었다. 얼마 후 트뤼도 총리는 니자르가 암살을 당했다며 그 배후에 인도 정부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 일로 캐나다·인도 간에 극심한 외교 갈등이 벌어져 외교관 맞추방, 비자 발급 제한 등 보복 조치가 뒤따랐다. 인도 정부는 ‘캐나다 측이 암살 배후 주장을 뒷받침할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라는 입장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캐나다와 같은 영어권 국가이자 그동안 맹방을 자처해 온 미국, 영국, 호주조차 캐나다의 행보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있어서 미국 등 서방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인도라는 점을 참작한 결과로 풀이된다. 인도는 미국, 일본, 호주와 더불어 4개국 협의체 ‘쿼드’(Quad)를 구성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을 겨냥한 모임이라는 게 정설로 통한다. 더욱이 인도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 모두 광대한 인도 시장 진출을 탐내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2023년 9월 ‘세계 무대에서 고립된 냉엄한 현실에 직면한 트뤼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뤼도 총리의 발표 내용은 대단한 폭발력을 지닌 것임에도 동맹국들의 반응은 평범하기 그지없었다”며 “적어도 캐나다가 기대한 완전한 지지에 크게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도 인구가 캐나다의 35배에 달한다는 점, 인도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 중인 점 등을 언급하며 “적어도 대중의 눈에는 캐나다가 인도보다 약하다는 이유로 국제사회에서 따돌림을 받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국제사회의 반응은 미온적
캐나다와 인도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인도계 인사의 사망 배후에 인도 정부가 있다는 캐나다 정부의 주장에서 비롯한 논란이 이제는 인도가 캐나다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다만 캐나다의 맹방인 미국, 영국, 호주 등이 신중한 태도를 취하며 인도 비판에 말을 아끼는 상황에서 캐나다가 언제까지 인도와 ‘냉각기’를 이어갈 것인지는 미지수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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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의장국을 맡아 뉴델리에서 열린 2023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곁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
조사위원회는 원래 중국이 캐나다 총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출범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현 캐나다 집권 여당 자유당은 2019년과 2021년 치러진 총선에서 잇따라 승리했다. 그런데 선거 후 중국의 선거 개입 정황이 불거지며 정치적 논란이 확산했다. 캐나다 보안정보국(CSIS)의 1급 비밀 문서가 언론에 공개됐는데, 거기에 ‘중국 정부가 반중 성향의 캐나다 야당 의원들을 표적으로 치밀한 선거 방해 공작을 벌였다’라는 내용이 담긴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당 조사위원회가 중국은 물론 인도의 선거 개입 의혹까지 조사하겠다고 나선 점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캐나다·인도 간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국제사회 반응도 미미한 가운데 캐나다가 인도 압박을 본격화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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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은 2018년 2월 인도 뉴델리를 방문한 트뤼도 총리가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모습. AFP연합뉴스 |
눈길을 끄는 점은 캐나다와 같은 영어권 국가이자 그동안 맹방을 자처해 온 미국, 영국, 호주조차 캐나다의 행보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있어서 미국 등 서방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인도라는 점을 참작한 결과로 풀이된다. 인도는 미국, 일본, 호주와 더불어 4개국 협의체 ‘쿼드’(Quad)를 구성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을 겨냥한 모임이라는 게 정설로 통한다. 더욱이 인도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 모두 광대한 인도 시장 진출을 탐내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2023년 9월 ‘세계 무대에서 고립된 냉엄한 현실에 직면한 트뤼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뤼도 총리의 발표 내용은 대단한 폭발력을 지닌 것임에도 동맹국들의 반응은 평범하기 그지없었다”며 “적어도 캐나다가 기대한 완전한 지지에 크게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도 인구가 캐나다의 35배에 달한다는 점, 인도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 중인 점 등을 언급하며 “적어도 대중의 눈에는 캐나다가 인도보다 약하다는 이유로 국제사회에서 따돌림을 받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