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권 추위... 사촌동생 결혼식도 못 갑니다

영하권 추위... 사촌동생 결혼식도 못 갑니다

[뇌경색 환자의 투병기]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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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식(자료사진)
ⓒ 픽사베이

 
내겐 12년 차이가 나는 사촌 동생이 있다. 고모의 아들이자 내게는 세상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다. 그런 녀석이 결혼을 한다. 어릴 적 내가 사촌형이지만 고모는 내게 말했다. 너나 시촌 동생이나 모두 형제가 없으니 너희는 항상 도우며 친 형제처럼 지내야 한다. 그리곤 내 아버지가 50대에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당신도 오빠의 부재가 슬펐는지 폐 섬유증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당시 사촌동생은 고3이었다. 민감한 시기 엄마를 잃어 울고 있는 아이에게 힘이 되어줄 수 없어 힘들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더 안타까웠던 건 라식수술을 받고 이유 없이 건강상태가 나빠져, 병원에서 의식없이 돌아가신 고모의 알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 죽음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단지, 고모의 건강이 나빠 돌아가셨다며 가족들은 그녀의 연약함을 슬퍼했었다. 하지만 당시 고모가 입원해 있는 병실엔 가습기가 놓여 있었던 사실만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그때 그 아이가 이제 삼십대 중반으로 노총각 딱지를 뗀다. 이 사실을 돌아가신 고모와 아버지가 아셨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아마 집안 경사였겠지… 하지만 난 이 소중한 결혼식에 가지 못한다. 이유는 지난해, 마흔 후반에 발생한 뇌경색으로 현재 재활병원에 입원해 있기 때문이다. 무리를 해서라도 가볼까 했지만 갑자기 너무 추워진 날씨 탓에 병이 재발할까 전주에 사는 내가 서울까지의 장거리 여행이 엄두가 나질 않는다.

녀석이 수줍게 결혼 소식을 알렸는데 내 건강문제를 이야기하니 걱정을 한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동생에게 걱정거리만 안긴 거 같아 미안하지만 그래도 힘들었던 지난날들을 뒤로한 채 행복하게 잘 살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투병 중 동생의 결혼식에 참가 못 하는 내 아쉬움이기는 하지만 옛 말에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처럼 이 기쁨을 <오마이뉴스> 식구들과 이유 없이 폐섬유증이 발병해서 세상을 떠난 가족들의 유가족과 함께 하고 싶다. 분명 이 기쁨이 여러분 모두에게 행운과 축복을 가져다주길 기원하면서.

"결혼식을 축하해! 이 특별한 날, 두 사람 모두 새로운 삶이 행복하고 축복받은 삶이 되길 바랄게!" -형-
1 Comments
자유인60 01.27 16:10  
뭐야 기사야 개인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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