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일본 경찰청에 지명수배된 기리시마 사토시 / 사진 = 일본 경찰청 제공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은 지난 1974년부터 약 1년 동안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 지배로 성장한 주요 기업들을 폭파한 무장단체입니다.

이 단체의 조직원 중 한 명인 기리시마 사토시는 약 4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체포되지 않아 지명수배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자신을 기리시마라고 밝힌 한 남성이 오늘(29일) 병원에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와 아사히 신문 등은 이 남성이 말기 암으로 입원해왔던 가나가와현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남성은 병원 관계자에게 자신을 기리시마라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신이 1970년대 일본 전범 기업 본사나 공장을 잇따라 폭파한 급진 무장투쟁 단체인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의 조직원이며 1975년 4월 도쿄에 있던 '한국산업경제연구소' 건물 폭파 사건에 관여해 지명수배된 용의자라고 자백한 겁니다.

1975년 이후 49년 동안 가명을 사용하면서 자신을 숨겨왔는데, 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보이자 "마지막은 자신의 이름으로 죽고 싶다"는 이유에서 신분을 밝혔다는 게 이 남성의 설명입니다.

일본 경찰은 이러한 정보를 입수하고 이 남성과 친척의 DNA를 대조하는 등 용의자가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아왔습니다.

아직 DNA 감정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학 중퇴생, 한국 근현대사 전공 대학원생, 회사원 등으로 구성됐던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은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 지배로 성장한 주요 기업들을 폭파하며 일제의 무반성과 무책임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을 요구했습니다.

조직원들은 대부분 당시 체포돼 수감 중 사망했거나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했지만, 기리시마는 아직까지 경찰에 붙잡히지 않아 지금 일본 열차역이나 파출소 등에서 기리시마의 지명수배 전단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