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서 심정지…헬기·구급차로 병원 이송
환자 도착 전 준비 마친 뒤 응급수술
회복 후 화상통화로 아이 만나이대대동맥혈관병원은 만삭의 아내를 둔 한 가장이 심정지로 쓰러졌다가 기적적으로 회생해 지난 24일 퇴원했다고 28일 밝혔다.

송석원 이대대동맥혈관병원장(가운데 왼쪽) 등 의료진이 정일수씨(가운데 오른쪽)의 아이 출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대의료원]

병원 측은 심정지 환자 소생에 이대대동맥혈관병원 EXPRESS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2시, 정일수씨(40세·남)는 강원도 원주시 소재 한 요양병원에 방문하던 중 갑자기 심정지로 쓰러졌다.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심폐소생술 후 가까운 대형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반혼수 상태로 급성대동맥박리로 인한 심장눌림증으로 긴급 수술이 필요했다.

이처럼 긴급한 상황에서 365일 24시간 대동맥 응급수술이 가능한 이대대동맥혈관병원에 연락이 닿았고, 환자는 헬기로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 내린 뒤 구급차를 통해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정씨는 헬기 이송 도중에 다시 발생한 심정지로 인해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위독한 상황이었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도착한 정씨는 자발순환이 회복돼 응급 심낭천자를 시행했지만, 반혼수 상태였던 정씨의 회복 가능성은 희박했던 상황. 정씨의 배우자는 의료진에게 "출산을 2주 남겨두고 있다"고 호소했다.

목표체온유지 치료를 시작하고 모든 의료진이 정씨의 의식이 돌아오길 기다리던 중, 지난달 29일 기적적으로 의료진과 눈을 맞추기 시작했고 응급 수술을 진행해 무사히 목숨을 건졌다. 정씨가 중환자실에서 회복을 마치고 일반병실에서 안정을 찾아가던 중 그의 아내가 지난 17일 타 의료기관에서 출산해 아기의 얼굴을 화상으로 만났다.

정씨는 "송석원 병원장님을 비롯해 이대대동맥혈관병원 수술팀이 또 하나의 생명을 줘 너무 감사하다. 이젠 술, 담배도 안 하고 가족을 위해 충실한 삶을 살겠다"며 "퇴원 이후 아내와 아이를 직접 만나게 된다면 꼭 안아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건 119구급대와 닥터헬기의 항공 의료진 등 모두 제 역할을 한 데 더해 대동맥박리 환자 응급 수술 시스템을 갖춘 병원으로 이송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의 EXPRESS(Ewha, Xtraordinary, PREcision, Safe AORTIC Surgery) 시스템은 일종의 패스트트랙 진료시스템으로, 외부에서 대동맥질환 환자가 연락이 오면 관련 의료진 및 행정 파트까지 문자가 전송되면서 환자 도착 전에 모든 수술 준비를 마친다. 이후 환자 도착과 함께 바로 수술장으로 이동한다. 만약 응급차나 응급헬기를 통해 이송돼 긴급한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수술실로 직행해 골든타임을 사수할 수 있다.

송석원 이대대동맥혈관병원장은 "대동맥 혈관질환은 시간이 생명으로 우수한 의료진뿐만 아니라 최적의 시설과 장비,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은 365일 24시간 언제나 대동맥 및 혈관질환에 대한 응급수술 및 시술팀을 준비하고 전국 어디에서나 헬기를 비롯한 응급전달체계를 구축해 가장 빠르고 최적의 치료결과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정일수씨가 출산한 아이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대의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