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무위 '컷오프' 권고에 술렁…분열의 씨앗 반발도
자유인234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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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9 08:15
204곳 중 ‘하위 22.5%’ 교체 권고
실제 폭 더 커질 듯… 40% 전망도
일각 “왜 분열 씨앗 만드나” 반발
혁신위 ‘희생’ 최후통첩 시한 임박
지도부·중진·친윤은 ‘무반응’ 일관
민주선 현역 평가 하위 10% 의원
감산 비율 30%로 강화 ‘쇄신 맞불’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내년 총선 컷오프(공천 배제) 권고 명단을 확정지으며 여당에 ‘공천 물갈이’ 바람이 일고 있다. 특히 ‘집중 타깃’이 될 것으로 관측되는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 현역 의원들의 긴장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TK·PK 물갈이 불가피
2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무감사위는 30일 전국 204곳 당협위원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당무감사 결과를 최고위원회에 보고한다.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은 전날 204곳 중 하위권 46곳(22.5%)의 현역 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교체를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구성될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를 토대로 공천 심사를 진행해 최종적인 컷오프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전국의 국회의원 선거구마다 세워져 있는 당협위원회는 총선 때 현수막 게첩부터 선거운동원 관리, 후원금 모금 등 가장 기초적인 실무를 담당하는 당의 ‘세포 조직’이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의 당협 관리 실태를 조사한 이번 당무감사 결과가 ‘물갈이 공천’의 명분으로 쓰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국민의힘의 전통적 텃밭인 TK·PK 지역 현역 의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89명 중 영남권 의원이 56명(62.9%)에 달하는 만큼 영남권이 물갈이의 타깃이 되는 게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신 위원장이 언급한 컷오프 조건이 영남권 현역 의원에게 불리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신 위원장은 전날 당무감사 평가 하위권 그룹과 별개로 여론조사에서 개인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현격히 낮은 당협위원장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음’ 의견을 공관위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기준을 다르게 적용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당 지지율이 높은 TK·PK 의원들이 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기본적으로 당이 영남 기반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아무래도 영남에서 의원들의 교체가 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 경북 지역 의원은 통화에서 “의석수도 적은 상황에서 대통령을 만든 데 대해 상을 줘도 될까 말까인데 왜 분열의 씨앗을 만드느냐”며 “모든 것은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탈당 러시·이준석 신당 변수
총선기획단이 현역 의원의 경우 20% 이상의 컷오프 비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물갈이는 당무감사위 권고안보다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내에선 현역의원 40%가량이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이 높을수록 ‘쇄신 이미지’를 가질 수 있어 총선 승리 가능성이 커지지만, ‘공천 파동’을 막기 위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역 의원이 공관위 결정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물갈이 효과는 상쇄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1대 총선 당시 컷오프 대상자였던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태호 의원 등이 탈당 후 출마해 당 소속 후보를 꺾고 당선된 바 있다.
특히 국민의힘 내에는 컷오프된 영남권 현역 의원의 자리에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공천될 것이라는 의구심이 짙은 상황이다. 컷오프 대상자들이 ‘이준석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민의힘이 이날 검찰에 컷오프 대상 현역 의원 22명의 명단을 추정한 ‘지라시(소문을 담은 쪽지)’의 유포자를 찾아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한 배경에도 이탈 흐름을 방지하기 위한 면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당 혁신위원회의 내년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를 받은 당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핵심 의원들은 혁신위가 정한 최종 시한이 임박했는데도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혁신위는 이들의 호응이 없을 경우 30일 혁신위 회의에서 ‘희생 권고안’을 정식 안건으로 의결한 후 다음달 4일 최고위 회의에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런데도 반응이 없다면 혁신위는 조기 해산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현역 페널티 강화
더불어민주당도 전날 당무위원회에서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의 감산 비율을 30%로 강화하며 물갈이 경쟁의 닻을 올렸다.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든 의원의 경선 득표를 일괄적으로 20% 감산하던 것에서 하위 10% 이하 의원들의 감산 비율을 30%로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현역 의원 페널티가 강화됨으로써 정치신인, 여성, 장애인 등 가산점이 주어지는 원외 인사들의 기회가 확대된 셈이다.
당 주류는 이를 두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쇄신책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 공천 배제를 노린 조치라는 불만이 나온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선거 관련 조항은 지금 돼 있는 시스템대로 가는 게 좋다. 손을 대면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몰아붙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해찬 전 대표 당시 만든 장치인데 손보려고 하는 이유가 뭐냐는 반론이 나오고, 그 반론 자체가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폭 더 커질 듯… 40% 전망도
일각 “왜 분열 씨앗 만드나” 반발
혁신위 ‘희생’ 최후통첩 시한 임박
지도부·중진·친윤은 ‘무반응’ 일관
민주선 현역 평가 하위 10% 의원
감산 비율 30%로 강화 ‘쇄신 맞불’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내년 총선 컷오프(공천 배제) 권고 명단을 확정지으며 여당에 ‘공천 물갈이’ 바람이 일고 있다. 특히 ‘집중 타깃’이 될 것으로 관측되는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 현역 의원들의 긴장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 2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무감사위는 30일 전국 204곳 당협위원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당무감사 결과를 최고위원회에 보고한다.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은 전날 204곳 중 하위권 46곳(22.5%)의 현역 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교체를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구성될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를 토대로 공천 심사를 진행해 최종적인 컷오프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전국의 국회의원 선거구마다 세워져 있는 당협위원회는 총선 때 현수막 게첩부터 선거운동원 관리, 후원금 모금 등 가장 기초적인 실무를 담당하는 당의 ‘세포 조직’이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의 당협 관리 실태를 조사한 이번 당무감사 결과가 ‘물갈이 공천’의 명분으로 쓰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국민의힘의 전통적 텃밭인 TK·PK 지역 현역 의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89명 중 영남권 의원이 56명(62.9%)에 달하는 만큼 영남권이 물갈이의 타깃이 되는 게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신 위원장이 언급한 컷오프 조건이 영남권 현역 의원에게 불리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신 위원장은 전날 당무감사 평가 하위권 그룹과 별개로 여론조사에서 개인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현격히 낮은 당협위원장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음’ 의견을 공관위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기준을 다르게 적용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당 지지율이 높은 TK·PK 의원들이 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기본적으로 당이 영남 기반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아무래도 영남에서 의원들의 교체가 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 경북 지역 의원은 통화에서 “의석수도 적은 상황에서 대통령을 만든 데 대해 상을 줘도 될까 말까인데 왜 분열의 씨앗을 만드느냐”며 “모든 것은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당사. 연합뉴스 |
총선기획단이 현역 의원의 경우 20% 이상의 컷오프 비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물갈이는 당무감사위 권고안보다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내에선 현역의원 40%가량이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이 높을수록 ‘쇄신 이미지’를 가질 수 있어 총선 승리 가능성이 커지지만, ‘공천 파동’을 막기 위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역 의원이 공관위 결정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물갈이 효과는 상쇄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1대 총선 당시 컷오프 대상자였던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태호 의원 등이 탈당 후 출마해 당 소속 후보를 꺾고 당선된 바 있다.
특히 국민의힘 내에는 컷오프된 영남권 현역 의원의 자리에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공천될 것이라는 의구심이 짙은 상황이다. 컷오프 대상자들이 ‘이준석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민의힘이 이날 검찰에 컷오프 대상 현역 의원 22명의 명단을 추정한 ‘지라시(소문을 담은 쪽지)’의 유포자를 찾아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한 배경에도 이탈 흐름을 방지하기 위한 면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당 혁신위원회의 내년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를 받은 당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핵심 의원들은 혁신위가 정한 최종 시한이 임박했는데도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혁신위는 이들의 호응이 없을 경우 30일 혁신위 회의에서 ‘희생 권고안’을 정식 안건으로 의결한 후 다음달 4일 최고위 회의에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런데도 반응이 없다면 혁신위는 조기 해산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도 전날 당무위원회에서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의 감산 비율을 30%로 강화하며 물갈이 경쟁의 닻을 올렸다.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든 의원의 경선 득표를 일괄적으로 20% 감산하던 것에서 하위 10% 이하 의원들의 감산 비율을 30%로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현역 의원 페널티가 강화됨으로써 정치신인, 여성, 장애인 등 가산점이 주어지는 원외 인사들의 기회가 확대된 셈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두번째)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