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맵다, 매워”…아빠, 첫 원더윅스에 ‘멘붕’[하이, 육아]

“아 맵다, 매워”…아빠, 첫 원더윅스에 ‘멘붕’[하이, 육아]

⑥생후 1개월, 5주 차 찾아온 정신 도약기 '원더윅스'
전에 없던 '등센서' 장착…안지 않으면 밤잠도 안 자
연달아 6시간 내내 울기도…울다 목쉬며 '전전긍긍'
낯선 환경에 부모에 집착한 것…"그럴 땐 받아주세요"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육아를 시작한 뒤 아내가 본격적으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하면서 다양한 육아 이야기를 접하고 있다. 그 중 공감됐던 게 ‘가장 잘못한 일과 가장 잘한 일’를 재미나게 그려낸 영상이다. 이 영상에서 가장 잘못한 일을 두고 출산과 육아라고 답하면서, ‘나의 모든 시간을 뺏기고, 집에만 틀어박혀 우울증까지 걸릴 지경’이라고 묘사한다. 물론 그 영상에서 ‘가장 잘한 일’로 출산과 육아를 꼽았다. 실제 육아할 때 스트레스가 커도 아이를 보면 녹아내려 행복한 순간이 많다. 육아야말로 ‘양가적’이란 단어와 어울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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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윅스 시기가 되면 잠을 거의 안 자는데, 아이가 자다 눈을 뜨면 긴장되기 시작한다. 언제 다시 괴성을 지르면 울까하는 마음에 조마조마해진다. 이 때도 얼마 안가 울음을 터뜨렸다. (사진=송승현 기자)
“달래도 울음 그치질 않아”…달라진 아이 모습에 당황하다

육아를 힘든 일로 만드는 첫 시작은 ‘원더윅스’(Wonder Weeks)를 접하면서다. 원더윅스란 아이가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정신 급등기인 셈이다. 문제는 이 시기에 평소보다 과하게 많이 울고 보채서 엄아아빠를 힘들게 한다는 점이다. 아이는 자라면서 총 10번의 원더윅스를 경험한다고 한다.

그 중 첫 번째 기간은 생후 약 5~6주 사이에 일어난다. 이 시기에 아이는 다양한 감각을 느끼기 시작한다. 특히 엄마 뱃속에서 양수에 떠다니며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 아이가 본격적으로 자신이 지금 있는 세계가 엄마의 뱃속과 다름을 감각적으로 느낀다고 한다.

원더윅스를 처음 경험한 지난 10월 21일 토요일이었다. 아침엔 분명 아무런 조짐도 없었다. 전날 낮잠을 자지 않는 건 여전했지만, 밤에는 수유 후 곧장 잠이 들어 새벽 육아가 편했다. 징조가 보인 건 오후부터였던 것 같다. 낮잠을 안 자는 건 똑같은데 칭얼거림이 많아진 거다. 아울러 밤에도 수유 후 곧장 잠이 들지 않고, 1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눈을 감았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사건은 이틀 뒤인 10월 23일 월요일 오후에 터졌다. 아이가 졸려 보이길래 침대에 눕힌 순간 아이가 괴성을 지르며 울기 시작했다. 처음 듣는 울음소리였다. 저렇게 울면 목이 남아날지 싶은 생각마저 들게 했다.

아이가 울면 크게 네 가지 중 하나다. 배고프거나, 빨기욕구가 있거나, 기저귀를 갈아달라라거나, 졸리거나이다. 아이를 달랠 때는 소거법으로 요인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간다. 먼저 수유텀은 아니니 배가 고픈 건 아니었다. 쪽쪽이를 물려줘도 울음을 그치진 않았다. 기저귀를 살펴봐도 이상은 없었다. 결국 ‘잠투정’인 셈인데 좀처럼 달래지지가 않는 것이다. 그 순간 직감했다. 이게 원더윅스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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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달래도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복잡한 마음이 든다. 지금 와서 배운 건 아이가 울어 양육자의 기분이 좋지 않으면 잠깐 눕혀두고 기분을 전환을 하는 게 필요하단 거다. 동시에 얼마나 지금 상황이 불편하면 저렇게까지 울까싶은 마음도 드는데 육아는 양가적인 감정이 항상 교차하는 일인 것 같다. (사진=송승현 기자)
아빠 찾은 아이, 이를 외면한 아빠…미안한 마음에 ‘울컥’

울음이 1시간 이상 지속되니 처음 안쓰러웠던 마음은 점점 짜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청소도 해야하고, 설겆이에 젖병까지 닦아놔야 다음 수유도 하는데 도통 울음을 그치지 않으니 팔짝 뛸 노릇이다. 결국 그날 아이는 6시간을 거의 내리 울었고 목도 쉬고 말았다. 목이 아프면 울음을 멈출 법도 한데 그 상태로 계속 우니 화를 낼 수도 없고(애초에 아기한테 화를 내서 뭐할 거냐만...) 발만 동동 굴렀다.

아내가 퇴근 후 집에 오고 나서야 울음을 그쳤다. 아이가 운 이유를 그때 짐작했다. 아내는 울면 안고 걸어 다니며 재우고 잠이 들어도 한동안 품에 앉고 있다. 반면 나는 수면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잠이 들면 강박적으로 침대에 눕혔다.

원더윅스에 대해 검색해보니 1차 시기의 핵심은 ‘중력’이었다. 이 시기 아이가 본격적으로 중력을 느끼시 시작하고, 그 결과물이 ‘등센서’라는 거다. 아이가 그날 미치도록 울었던 건 생전 느껴보지 못한 중력이란 걸 내가 침대에 눕히면서 생생하게 체험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아이는 낯선 환경이 무서워 아빠를 찾은 거였는데, 아빠는 이를 외면하고 더 체험하게 해준 것이다. 아이가 새벽에 용을 쓰는데 쉰 목소리를 내자 미안한 마음에 울컥하기도 했다.

1차 원더윅스는 정확히 일주일간 지속됐다. 하지만 그날처럼 목이 터저라 울지는 않았다. 낮에는 침대에 눕히지 않고, 안아 재웠다. 또 아무런 이유 없이 울 때 아이를 안고 최대한 아이의 귀를 내 심장에 밀착해 안았다. 비록 엄마는 아니지만, 아이가 뱃속에서 느꼈을 환경을 최대한 재현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효과가 있었는지 불편할 것 같은 자세인데도 아이는 짧지만 낮잠을 잘 자곤 했다. 덕분에 쉰 목도 이틀 만에 돌아왔다.

이후 9주 차에 찾아온 2차 원더윅스는 비교적 무난하게 넘겼다. 비록 잠투정이 심해지고 낮에 30분 단위로 잤다깻다를 반복해 힘들긴 했지만, 안아주고 쪽쪽이를 물리는 식으로 해결이 됐다. 육아는 잘하려는 열정보다 정보를 바탕으로 마음을 비워야 하는 잘 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아빠도 육아에 대해 면밀히 공부해야 하겠더라. 생후 약 15~19주에 일어나는 4차 원더윅스가 고비라고 하는데 마음을 비워야겠다.

21 Comments
자유인281 2023.11.23 22:30  
안아줄수 있을때 많이 안아주세요. 더크면 안아주고 싶어도 힘들어서 못 안아 줍니다.
자유인7 2023.11.23 22:30  
어우.. 저때 진짜 피말리는데
자유인203 2023.11.23 22:30  
아고 키우는 엄마 아빠는 너무나 힘들겠지만 아기가 너무 이쁘네요. 울어도 이쁘다 쪼꼬미.. 아기 건강하게 키우시고 행복한 육아 되세요! 셋 키우는데 어찌어찌 버티다보면 숨 돌릴 틈 생기더라고요.. 식사 잘 챙겨드세요. 즐거운 육아 하려면 부모부터 배부르고 건강해야해요.
자유인213 2023.11.23 22:30  
해질녘마다 울던 딸이 생각나네요 어디가 아픈건가 싶어서 발만 동동 굴렸는데 원더윅스였나봐요^^ 지나고보면 다 추억이되는 신기한 육아의 마법♡
자유인249 2023.11.23 22:30  
몰라서 그리고 너무 열정적으로 이론만듣고 하다보니 모를 수 있죠. 저도 첫 아이라서 잘은 못했는데 지나보면 알게되요.
 멋진 아빠이십니다^^ 그러면 된거죠^^
자유인147 2023.11.23 22:30  
화이팅!!
자유인139 2023.11.23 22:30  
그래도 저때가 젤 편함. 아이가 자라면서 힘든 무게가 달라짐
자유인231 2023.11.23 22:30  
귀엽다 건강하게 자라렴^^
자유인122 2023.11.23 22:30  
193개월 딸키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 알아주는 부모가 있는 자제분이 부럽네요.
자유인299 2023.11.23 22:30  
원더윅스...여기가 대한미국이지
자유인96 2023.11.23 22:30  
애기마다 다름
자유인116 2023.11.23 22:30  
저도 지금 5개월 아기 육아 중인데 함께 힘내봐요!! 육아팅입니다:~~
자유인37 2023.11.23 22:30  
8개월 아가 키우고 있는데도…저 스와들업입었던 신생아 시절이 그립다가도…생각만해도 피곤이 몰려오기도 한다. 천천히 크면 좋겠다가도 언제크나 싶고..매일 두마음 왔다갔다..ㅎㅎ 그래도 둘째 낳아 키우는거 보니 아가는 사랑인가보다..❣️
자유인51 2023.11.23 22:30  
기자가 ㅜ 설겆이라뇨 설거지가 맞죠 ㅜㅜ너무하다
자유인146 2023.11.23 22:30  
그냥 매일이 원더윅스임. 원더매일쓰
자유인248 2023.11.23 22:30  
무중력 아기침대 나오면 좋것다.
자유인165 2023.11.23 22:30  
원더윅스라는것이 있었다니 처음알았는데 정말 힘들 것 같네요. 역시 모든 부모님들은 존경받아 마땅한 것 같습니다. 10번의 원더윅스를 모두 견뎌내고 이렇게 자식들을 키워냈으니까요. 그리고 아이가 왜우는지 울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잘 알고가는 것 같습니다. 전국의 신생아를 키우는 분들이 이 뉴스를 한번씩 보았으면 좋겠네요. 육아 파이팅입니다!
자유인255 2023.11.23 22:30  
응원 합니다~~~^^
자유인282 2023.11.23 22:30  
33개월 딸 아이 키우면서 저는 저때가 그립습니다
오직 부모의 의지해서 자라는 과정인데
지금은 자아가 생겨서 고집이 장난 아닙니다 ^^
자유인16 2023.11.23 22:30  
애가 울면 안아주는 건 부모의 본능인데.... 서양에서나  요람에 뉘이죠 그것도 흔들어 주면서 안정시켜주는 것이고... 핵가족화 되면서 당연히 알아야 할 것들을 모르는 초보 엄빠들이 많아졌습니다.
자유인11 2023.11.23 22:30  
다 지내놓고 읽으니 웃음이 나기도 하네요 고군분투하는 아기아빠의 모습에 응원을 보냅니다 안고 자다가 눕히면 깨는 아기에게 푹신한 이불을 등에 받혀 살짝 경사지게 눕혔다 깊게 잠들면 편평히 눕혔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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