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엘게임즈발' 권고사직 제동 장치, 카카오로 확대되나

'엑스엘게임즈발' 권고사직 제동 장치, 카카오로 확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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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오른쪽). (사진=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엑스엘게임즈 노사가 최근 구조조정 시 사전에 합의하기로 단체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다른 계열사 노동조합(이하 노조)들도 회사에 이와 같은 요구를 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블로터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노조는 회사와의 단체협약을 앞두고 고용안정성을 담은 요구안을 준비 중이다. 회사가 구조조정, 희망퇴직을 시행할 때 노조와 정확한 규모, 보상 방안 등을 사전 협의한다는 내용이다.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노조는 다음주 중 각각 회사에 요구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각 노사는 다음달부터 협의를 시작한다. 카카오 노조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소속 지회로 구성됐다. 카카오 지회 안에 각 계열사별 분회가 있다. 계열사마다 급여테이블, 복리후생이 달라 계열사 분회 별로 사측과 단체협약을 진행한다. 단체협약은 보통 2년마다 체결하는데, 올해 말엔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노사가 2021년 말 단체협약을 맺은 뒤 다시 진행하는 시기가 돌아온다.

이달 초 카카오 그룹사 중 처음으로 엑스엘게임즈 노사가 구조조정, 희망퇴직 시 노조와 사전 협의하는 내용을 담은 단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제동을 거는 조치가 카카오 그룹사 전체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카카오 노조는 2018년 결성된 뒤 사측과 포괄임금제 폐지, 유연근무제 도입, 노사공동윤리위원회 운영 등을 협의했다. 최근엔 고용안정성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회사가 확장세를 지속해서 희망퇴직이 없었지만, 최근엔 회사 사정이 달라지며 일부 계열사에서 희망퇴직이 진행되는 등 고용안정성 제고가 중요해졌다"며 "경영진이 그룹의 모든 사업을 원점 재검토할 예정이고, 만약 신규 비즈니스를 못 하게 될 경우 관련 인원이 사라질 수 있는 등 고용 안정성이 영향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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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지난 6월 기준 국내 계열사를 146개로 확장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그러나 계열사를 통한 신사업이 성과를 못 내자 한 차례 감원을 시행했다.

카카오의 클라우든 부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영업손실 140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전체 인력의 약 30%인 300명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해 138억원 적자를 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퇴직 준비 제도를 시행하며 감원을 단행했다. 엑스엘게임즈는 지난해 영업손실 313억원을 기록한 뒤 올해 8월부터 최근까지 직원 약 100명을 감원했다.

카카오 측은 올해 희망퇴직이 이례적이었고, 구성원의 권리를 보장해왔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그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었으며 일부 사업을 계열사로 분사할 때도 해당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과 같은 보상을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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