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만 최대 130억 원”…묻지마 AI 투자, ‘쩐의 전쟁’
자유인6
IT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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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8 19:15
‘챗GPT’ 개발사 오픈AI, 공격적인 인재 영입
구글 및 IBM 등도 천문학적인 돈보따리 풀어
본격적인 세(勢) 불리기에 올인 경쟁 치열
[아로마스픽(67)] 11.13~17
지난해 말 '챗GPT'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을 개화시킨 오픈AI가 최근 들어 공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서면서 주목 받고 있다. 오픈AI 홈페이지 캡처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에겐 최소 500만 달러(약 65억 원)에서 최대 1,000만 달러(약 130억 원)까지 가능하다.”
사실상 ‘묻지마 투자’다. 정해진 목적을 위해선 웬만한 출혈은 감내할 태세다. 지난해 말, ‘챗GPT’로 생성형 인공시장(AI)을 개척한 오픈AI가 경쟁사인 구글의 핵심 인재 영입에 나서면서 꺼내든 카드다. 최근 오픈AI의 일부 연구원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구글에 대한 맞대응 성격도 농후하다.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에서 현재 진행형인 인력 쟁탈전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더인포메이션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오픈AI에서 구글로부터 최고의 연구원들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전한 주요 내용이다. 오픈AI의 목표 타깃은 자사 생성형 AI 근간인 대규모언어모델(LLM) ‘GPT-4’를 겨냥해 구글 측에서 개발 중인 ‘제미니’ 조직 내 구성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는 지난 6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첫 개발자 회의에서 최신 생성형 AI 모델인 ‘GPT-4 터보’를 선보였다.
생성형 AI 업계에 ‘쩐의 전쟁’이 한창이다. 우수 인력 확보와 더불어 해당 사업 분야의 세(勢) 확장에 대규모 실탄을 속속 장전하고 있다. 이미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게임체인저로 올라선 생성형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실하게 확보하겠다는 심산이다..
진원지는 오픈AI다. 1년 전, 챗GPT 출시와 함께 생성형 AI 시장에서 거머쥔 기술적인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오픈AI는 특히 대중화의 길로 들어선 생성형 AI가 인간에겐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올 수 있단 지적에 주목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생성형 AI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속속 동참하고 나선 흐름도 오픈AI의 최근 행보와 무관치 않다. 지난 7월, AI 기술 개발에 따른 인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별도 조직으로 새롭게 출범시킨 ‘슈퍼정렬팀’도 이런 맥락에서 구성됐다. 향후 기술 개발에 따른 부작용으로 점쳐진 생성형 AI의 통제 불능 사태를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오픈AI가 생성형 AI에 특화된 인재를 다양한 분야에서 무차별적으로 흡수하고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얀 레이크 오픈AI 슈퍼정렬팀 팀장은 앞선 8월 당시 “연구와 관련된 엔지니어에서부터 과학자와 관리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이 조직의 엔지니어 구인 공고엔 연봉이 24만5,000∼45만 달러(약 5억9,000만 원)에 이르고 최종 보상엔 주식과 기타 혜택 등이 포함된다고 제시됐다. 오픈AI의 인재 영입 대상 기업이 구글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미국 내 리서치 업체인 펑크앤핀스트라이프에 의하면 지난 2월 기준, 오픈AI엔 59명의 전직 구글 구성원들과 더불어 34명의 메타(옛 페이스북) 직원들이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시 샤오 구글 어시스턴트 부문 부사장이 지난 5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시어터에서 열렸던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인공지능 챗봇 바드의 한국어 지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글 또한 생성형 AI 시장에 진심이다. 투자 규모부터 천문학적이다. 지난달 28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구글은 오픈AI 라이벌로 알려진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최대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를 투자키로 했다. 구글은 이미 올해에만 5억5,000만 달러(약 7,153억 원)를 앤트로픽에 투자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설립된 앤트로픽은 “우리는 경쟁사와 달리, 도덕적 가치에 방점을 두고 생성형 AI 설계에 추력하고 있다”며 경쟁사와 차별화을 꾀하고 있다. 앤트로픽과 손잡고 생성형 AI에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진영을 견제하겠다는 게 구글의 속셈이다.
과거 AI 선구자로 알려졌던 IBM의 귀환 행보 역시 심상치 않다. 5억 달러(약 6,503억 원) 규모의 벤처 펀드를 결성, 기업용 생성형 AI 기술 유망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면서다. 지난 2011년 2월 당시, 미국 최고 인기 퀴즈쇼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던 ‘제퍼디’에서 역대 인간 챔피언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우승컵까지 들어올린 주인공이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이었는데, 이 결과는 왓슨에게 탑재됐던 AI 덕분에 가능했다. 이후, 설익은 기술 상용화 실패에 고비용 문제까지 겹치면서 AI 분야에선 철수했지만 IBM의 잠재력을 간과할 순 없단 평가다. IBM은 지난 7월부터 자사의 AI 및 데이터플랫폼인 기업용 ‘왓슨x’를 통해 최신의 생성형 AI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기업용 분야에 먼저 진출했지만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넘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이와 관련, 업계 안팎에선 당분간 AI와 관련된 투자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AI 업계 관계자는 “모든 산업분야와 연관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생성형 AI의 잠재 성장성을 감안하면 우수인력 스카우트나 인수합병(M&A)도 공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허재경 선임기자
구글 및 IBM 등도 천문학적인 돈보따리 풀어
본격적인 세(勢) 불리기에 올인 경쟁 치열
[아로마스픽(67)] 11.13~17
편집자주
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반도체(Semiconductor), 보안(Security)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지난해 말 '챗GPT'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을 개화시킨 오픈AI가 최근 들어 공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서면서 주목 받고 있다. 오픈AI 홈페이지 캡처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에겐 최소 500만 달러(약 65억 원)에서 최대 1,000만 달러(약 130억 원)까지 가능하다.”
사실상 ‘묻지마 투자’다. 정해진 목적을 위해선 웬만한 출혈은 감내할 태세다. 지난해 말, ‘챗GPT’로 생성형 인공시장(AI)을 개척한 오픈AI가 경쟁사인 구글의 핵심 인재 영입에 나서면서 꺼내든 카드다. 최근 오픈AI의 일부 연구원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구글에 대한 맞대응 성격도 농후하다.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에서 현재 진행형인 인력 쟁탈전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더인포메이션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오픈AI에서 구글로부터 최고의 연구원들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전한 주요 내용이다. 오픈AI의 목표 타깃은 자사 생성형 AI 근간인 대규모언어모델(LLM) ‘GPT-4’를 겨냥해 구글 측에서 개발 중인 ‘제미니’ 조직 내 구성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는 지난 6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첫 개발자 회의에서 최신 생성형 AI 모델인 ‘GPT-4 터보’를 선보였다.
생성형 AI 업계에 ‘쩐의 전쟁’이 한창이다. 우수 인력 확보와 더불어 해당 사업 분야의 세(勢) 확장에 대규모 실탄을 속속 장전하고 있다. 이미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게임체인저로 올라선 생성형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실하게 확보하겠다는 심산이다..
진원지는 오픈AI다. 1년 전, 챗GPT 출시와 함께 생성형 AI 시장에서 거머쥔 기술적인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오픈AI는 특히 대중화의 길로 들어선 생성형 AI가 인간에겐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올 수 있단 지적에 주목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생성형 AI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속속 동참하고 나선 흐름도 오픈AI의 최근 행보와 무관치 않다. 지난 7월, AI 기술 개발에 따른 인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별도 조직으로 새롭게 출범시킨 ‘슈퍼정렬팀’도 이런 맥락에서 구성됐다. 향후 기술 개발에 따른 부작용으로 점쳐진 생성형 AI의 통제 불능 사태를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오픈AI가 생성형 AI에 특화된 인재를 다양한 분야에서 무차별적으로 흡수하고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얀 레이크 오픈AI 슈퍼정렬팀 팀장은 앞선 8월 당시 “연구와 관련된 엔지니어에서부터 과학자와 관리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이 조직의 엔지니어 구인 공고엔 연봉이 24만5,000∼45만 달러(약 5억9,000만 원)에 이르고 최종 보상엔 주식과 기타 혜택 등이 포함된다고 제시됐다. 오픈AI의 인재 영입 대상 기업이 구글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미국 내 리서치 업체인 펑크앤핀스트라이프에 의하면 지난 2월 기준, 오픈AI엔 59명의 전직 구글 구성원들과 더불어 34명의 메타(옛 페이스북) 직원들이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시 샤오 구글 어시스턴트 부문 부사장이 지난 5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시어터에서 열렸던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인공지능 챗봇 바드의 한국어 지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글 또한 생성형 AI 시장에 진심이다. 투자 규모부터 천문학적이다. 지난달 28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구글은 오픈AI 라이벌로 알려진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최대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를 투자키로 했다. 구글은 이미 올해에만 5억5,000만 달러(약 7,153억 원)를 앤트로픽에 투자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설립된 앤트로픽은 “우리는 경쟁사와 달리, 도덕적 가치에 방점을 두고 생성형 AI 설계에 추력하고 있다”며 경쟁사와 차별화을 꾀하고 있다. 앤트로픽과 손잡고 생성형 AI에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진영을 견제하겠다는 게 구글의 속셈이다.
과거 AI 선구자로 알려졌던 IBM의 귀환 행보 역시 심상치 않다. 5억 달러(약 6,503억 원) 규모의 벤처 펀드를 결성, 기업용 생성형 AI 기술 유망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면서다. 지난 2011년 2월 당시, 미국 최고 인기 퀴즈쇼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던 ‘제퍼디’에서 역대 인간 챔피언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우승컵까지 들어올린 주인공이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이었는데, 이 결과는 왓슨에게 탑재됐던 AI 덕분에 가능했다. 이후, 설익은 기술 상용화 실패에 고비용 문제까지 겹치면서 AI 분야에선 철수했지만 IBM의 잠재력을 간과할 순 없단 평가다. IBM은 지난 7월부터 자사의 AI 및 데이터플랫폼인 기업용 ‘왓슨x’를 통해 최신의 생성형 AI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기업용 분야에 먼저 진출했지만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넘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이와 관련, 업계 안팎에선 당분간 AI와 관련된 투자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AI 업계 관계자는 “모든 산업분야와 연관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생성형 AI의 잠재 성장성을 감안하면 우수인력 스카우트나 인수합병(M&A)도 공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허재경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