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하는 국회의원…공익과 사익 충돌 속 제도의 허점
자유인101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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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9 08:00
국회 이해충돌 방지 규칙 마련되지 않아 '구멍'
해외 주식은 백지신탁 대상도 아냐
국회의원부터 국무위원까지 업무 중 주식거래를 하는 장면이 잇따라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사전에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 도중 자신의 주식 잔고를 확인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여야는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를 질타했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도 김 후보자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날 근무 중 주식을 거래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년간 근무 시간에 수십 차례나 주식을 사고팔고, 심지어 북한 도발 기간에도 주식을 거래해 물의를 빚은 김 후보자는 결국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라며 사과했다.
앞서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주식 잔고를 확인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임 의원은 증권사 직원에게 '잔고 부탁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이후 증시와 관련한 내용의 답장을 수신했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예결위에서 주식 매도 문자를 확인해 논란이 불거진 지 불과 사흘 만의 일이었다.
공직자윤리법은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면 3000만 원을 초과한 주식은 매각하거나 백지 신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직자가 공직을 이용하거나 권한을 남용해 경제적 사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규제함으로써 직무수행의 공공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그런데 이 법을 적용받는 선출직 고위공직자인 일부 국회의원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주식 거래와 보유 문제로 비판받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21대 국회에선 이재명 더불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0월 방위산업으로 분류되는 회사의 주식 2억 원가량을 보유해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이 대표가 직무 관련성이 높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지원해 들어갔다는 점에서 비판이 잇따랐다. 이 대표는 국회의원 당선 이전에 매입했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아 결국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도 이해충돌 논란으로 야권으로부터 비판받다가 결국 국회 상임위를 옮겼다.
그렇다 보니, 지난 2021년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의원 대상 '이해충돌방지법'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 개정으로 국회의원 선출 후 30일 이내에 사적 이해관계 정보를 국회에 등록하고, 이해충돌 여부를 심사해 상임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직무 관련성이 없는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까지 제한한다면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에 반할 소지가 있다는 반론이 있다.
국회의원 이해충돌 방지 제도 도입을 골자로 했던 국회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다. 하지만 국회 이해충돌 방지 규칙이 마련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팩트 DB
문제는 여야가 제도적 미비점을 메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의원 본인이나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일정 금액 이상의 주식이나 지분을 갖고 있다면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신고해야 하는데, 그 기준이 국회 규칙으로 제정되지 않아 심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해외 주식이나 비상장주식 등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해외주식은 백지신탁 대상이 아니고, 백지신탁한 비상장주식은 매각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
게다가 직계존비속 중 재산등록고지를 거부한 사람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주식을 팔거나 신탁할 의미도 없어 주식 백지신탁 제도의 실효성 논란도 지속되는 이유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실 한 보좌관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국회의원이 재산신고 때 부모나 자녀 등의 재산은 고지를 거부할 수 있는데,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어떤 편법이나 사익이 발생하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독립생계유지를 이유로 직계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할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 6월 발표한 '21대 국회의원 3년간 주식 재산 증감 현황 및 주식 백지신탁 이행현황' 자료를 보면, 평균 주식 재산은 6억 4000만 원에서 8억 2000만 원으로 3년간 약 1억 8000만 원 늘었다. 국민의힘은 15억 원에서 18억 9000만 원으로 3억 9000만 원 증가했고, 민주당은 8000만 원에서 1억 7000만 원으로 9000만 원 늘었다. 매각 및 백지신탁 의가 있는 3000만 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의원 110명 중 미신고자는 45명이었다.
이와 관련해 서휘원 경실련 사회정책국 팀장은 "이해충돌방지법 취지가 의정활동 과정에서의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사후적인 측면에 그치고, 국회의원의 재산 관련 이해충돌 의혹을 원천적으로 해소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결국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의혹을 말끔하게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위공직자들이 공직을 맡은 기간에는 부동산 및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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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은 백지신탁 대상도 아냐
국회의원부터 국무위원까지 업무 중 주식거래를 하는 장면이 잇따라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사전에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 도중 자신의 주식 잔고를 확인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여야는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를 질타했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도 김 후보자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날 근무 중 주식을 거래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년간 근무 시간에 수십 차례나 주식을 사고팔고, 심지어 북한 도발 기간에도 주식을 거래해 물의를 빚은 김 후보자는 결국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라며 사과했다.
앞서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주식 잔고를 확인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임 의원은 증권사 직원에게 '잔고 부탁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이후 증시와 관련한 내용의 답장을 수신했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예결위에서 주식 매도 문자를 확인해 논란이 불거진 지 불과 사흘 만의 일이었다.
공직자윤리법은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면 3000만 원을 초과한 주식은 매각하거나 백지 신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직자가 공직을 이용하거나 권한을 남용해 경제적 사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규제함으로써 직무수행의 공공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그런데 이 법을 적용받는 선출직 고위공직자인 일부 국회의원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주식 거래와 보유 문제로 비판받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21대 국회에선 이재명 더불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0월 방위산업으로 분류되는 회사의 주식 2억 원가량을 보유해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이 대표가 직무 관련성이 높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지원해 들어갔다는 점에서 비판이 잇따랐다. 이 대표는 국회의원 당선 이전에 매입했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아 결국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도 이해충돌 논란으로 야권으로부터 비판받다가 결국 국회 상임위를 옮겼다.
그렇다 보니, 지난 2021년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의원 대상 '이해충돌방지법'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 개정으로 국회의원 선출 후 30일 이내에 사적 이해관계 정보를 국회에 등록하고, 이해충돌 여부를 심사해 상임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직무 관련성이 없는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까지 제한한다면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에 반할 소지가 있다는 반론이 있다.
국회의원 이해충돌 방지 제도 도입을 골자로 했던 국회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다. 하지만 국회 이해충돌 방지 규칙이 마련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팩트 DB
문제는 여야가 제도적 미비점을 메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의원 본인이나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일정 금액 이상의 주식이나 지분을 갖고 있다면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신고해야 하는데, 그 기준이 국회 규칙으로 제정되지 않아 심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해외 주식이나 비상장주식 등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해외주식은 백지신탁 대상이 아니고, 백지신탁한 비상장주식은 매각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
게다가 직계존비속 중 재산등록고지를 거부한 사람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주식을 팔거나 신탁할 의미도 없어 주식 백지신탁 제도의 실효성 논란도 지속되는 이유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실 한 보좌관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국회의원이 재산신고 때 부모나 자녀 등의 재산은 고지를 거부할 수 있는데,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어떤 편법이나 사익이 발생하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독립생계유지를 이유로 직계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할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 6월 발표한 '21대 국회의원 3년간 주식 재산 증감 현황 및 주식 백지신탁 이행현황' 자료를 보면, 평균 주식 재산은 6억 4000만 원에서 8억 2000만 원으로 3년간 약 1억 8000만 원 늘었다. 국민의힘은 15억 원에서 18억 9000만 원으로 3억 9000만 원 증가했고, 민주당은 8000만 원에서 1억 7000만 원으로 9000만 원 늘었다. 매각 및 백지신탁 의가 있는 3000만 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의원 110명 중 미신고자는 45명이었다.
이와 관련해 서휘원 경실련 사회정책국 팀장은 "이해충돌방지법 취지가 의정활동 과정에서의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사후적인 측면에 그치고, 국회의원의 재산 관련 이해충돌 의혹을 원천적으로 해소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결국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의혹을 말끔하게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위공직자들이 공직을 맡은 기간에는 부동산 및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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