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만난 사람]지금이 내 인생의 화양연화 모리 교수의 마지막 고백
자유인89
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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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7 17:00
전세계 4000만 독자 울린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모리 슈워츠 교수 미발표 유작
숨 거두기 3년 전까지 쓴 유작
아들 롭 슈워츠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출간
"즐겁게 늙는 비결은 사람을 돌보고 사랑하는 것"인간이 인생을 가장 진정성 있게 마주하는 순간은 죽음을 앞둔 순간일 테다. 죽음 앞에 가식은 필요치 않다. 죽음을 앞둔 이의 진솔한 삶의 고백은 뭇사람에게 큰 울림을 선사한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모리 슈워츠도 그러하다.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제자에게 세상, 가족, 죽음, 자기 연민, 사랑에 관해 자신의 깨달음을 전했고 이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만들어져 전 세계 4000만 독자의 가슴에 따스하게 가 닿았다. "죽음은 생명을 끝내지만 관계까지 끝내는 건 아니다"라며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했던 그. 생전에 출간하지 못했다가 가족들에 의해 세상에 나온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는 미처 나누지 못한 ‘즐겁게 늙을 수 있는 요령’에 초점을 맞춘다. 모리 슈워츠는 노년을 두려워했으나 막상 마주해보니 "지금이 내 인생의 화양연화임을 이제는 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소외감이나 열등감은 치유 불가능한 심리적 타격이라며 우리 사회가 고령자들에게 가하는 사회적 폭력을 멈춰야 한다고 역설한다. 책은 개인이, 사회가 나이먹음을 대하는 바른 태도를 담고 있다. 1988년부터 숨을 거두기 3년 전인 1992년까지 쓴 원고를 아들 롭 슈워츠가 정리해 출간했다. 아버지의 나이먹음과 인생의 마지막 시기는 아들의 눈에 어떻게 비쳤을까. 그에 관해 롭 슈워츠에게 물었다.
모리 슈워츠와 어린 시절의 아들 롭 슈워츠. [사진제공=나무옆의자]
-아버지가 남긴 원고를 책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로 펴냈다. 책을 편집해서 출간하면서 느낀 소회가 궁금하다.
▲출간 과정을 통해 아버지의 작품에 반영됐던 노화에 관한 통찰력과 삶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생전에도 아버지와 간혹 노화에 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지만, 이번에 더욱 명확해졌다. 아버지의 삶을 관통하는 휴머니즘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는 사람들을 돌보고 사랑하는 것이 삶을 의미 있게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하셨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다만 아버지께서 이미 돌아가셔서 그 모습을 보진 못하셨다. 이번 책도 그러한데. 직접 보셨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셨을 것 같은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1997년 출판됐고, 아버지는 1995년 11월에 돌아가셨다. 이번 책도 그렇고 직접 책을 보진 못하셨지만, 사람들이 아버지의 지혜와 삶에 관해 깊은 사랑과 배려의 태도로 받아들이는 것을 매우 기뻐하셨을 것이라 확신한다.
-본인에게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나. 평소 부자 관계는 어떠했는지. 평범함 속에 어떤 특별함이 있지는 않았는지.
▲개인적으로 아버지와 무척 가까웠다. 정서적으로도 많은 면에서 닮았다. 아버지는 지성인이자 정서적으로 감정이 풍부했다. 항상 감정을 표현하셨고, 그건 저도 마찬가지다. 부자 관계는 한결같았다. 언제나 매우 가까웠고, 서로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을 공유했다. 아버지이자 멘토로서 항상 격려해주셨다. 아버지가 학생들을 가르치셨던 브랜다이스 대학교의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냈던 기억, 제게 자전거 타는 법을 알려주셨던 추억을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아버지는 자녀를 키우는 것이 그의 삶에서 가장 큰 기쁨이었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책은 늙어감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아버지의 노년을 어떻게 기억하나. 혹 아버지의 젊은 시절과 노년의 두드러진 변화가 있었나.
▲아버지 인생은 늘 에너지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건 70대에도 변함없었다. 유일한 변화라면, 중국 여행 후 천식을 앓았을 때인데, 그때 기운을 정말 많이 잃으셨다. 당시 신체활동이 크게 둔화됐던 건 루게릭병을 예고하는 신호였다. 아버지의 추도식에서 사촌은 아버지가 항상 늙지 않는 것 같았다고 말했고, 우리 모두는 전적으로 수긍했다. 아버지는 생전에 청춘의 특성과 기쁨, 여유, 편안함 등을 잃지 않으셨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유명한 모리 슈워츠의 아들 롭 슈워츠. [사진제공=나무옆의자]
-노년에 행복감이 더 높아지기도 하고, 반대로 더 불행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버지는 어떠셨나.
▲아버지는 매우 행복한 삶을 사셨다. 대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들로부터 배우면서 기쁨과 자유를 즐기셨다. 어린 시절 극심한 가난을 경험했기에, 재정적 안정과 편안한 생활에 진정으로 깊이 감사했다. 또 어머니 그리고 가족과 사이가 무척 좋았다. 특히 자녀 양육을 몹시 좋아하셨다. 캠퍼스에서 가르치거나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동등한 행복을 느끼셨다.
-어머니는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다. 책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노년을 누리며 살고 계시는지.
▲어머니는 2021년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다. 생전에 책에서 권장하는 대로 활발한 활동을 즐기며 사셨다. MIT에서 73세까지 일한 뒤, 개인 치료센터를 운영하시며 치료사로 일하셨다. 사무실을 운영하며 환자를 만나고, 회계 및 행정 업무 모두를 직접 처리하셨다. 이런 일들을 91세까지 하셨다. 쉴 때는 친구들과 미술, 독서, 연극 및 영화를 즐기셨다.
-루게릭병으로 투병하셨다. 병마는 아버지께 어떤 영향을 끼쳤나.
▲아버지는 병에도 불구하고 의식적으로 최대한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셨다. 물론 처음에는 심한 우울감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삶을 즐기면서 우울증을 이겨내기로 결심했고 해내셨다. 영웅적이라고 할 만큼 대단히 의지적인 행동이었고, 그 결과 돌아가실 때까지 오랜 시간 든든하게 우리 곁을 지켜주셨다.
-노인 부양과 관련해서 가장 크게 문제의식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 사회적으로 어떤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우리 사회는 노인들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도 직장이나 사회에서 배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노인은 비록 행동은 느리지만, 그들의 삶에는 풍부한 지혜와 통찰력이 담겨 있다. 이를 존중하고 경청해야 한다. 나이나 개인 특성이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더 개방된 사회가 되어야 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는 주변인의 역할도 중요한 듯하다.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끊임없는 소통이다. 그들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말하는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움직임이나 말이 느리다고 그들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신체적·정신적으로 돌봄이 필요하다면 전문가를 대동해서라도 그들과 지적·감정적으로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번 책 출간이 일으킨 영향과 관련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최대한 많은 독자에게 다가가, 삶의 지혜를 풍성하게 지닌 노인을 주류 사회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세계적으로 토론하길 바란다. 바라기는, 책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길 원한다. 나는 내 삶의 많은 시간을 아시아에서 보냈다. 일본에서 꽤 오래 살았고, ‘빌보드’ 잡지의 아시아 지국장으로 한국도 여러 번 방문했다. 많은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책 투어의 장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숨 거두기 3년 전까지 쓴 유작
아들 롭 슈워츠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출간
"즐겁게 늙는 비결은 사람을 돌보고 사랑하는 것"인간이 인생을 가장 진정성 있게 마주하는 순간은 죽음을 앞둔 순간일 테다. 죽음 앞에 가식은 필요치 않다. 죽음을 앞둔 이의 진솔한 삶의 고백은 뭇사람에게 큰 울림을 선사한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모리 슈워츠도 그러하다.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제자에게 세상, 가족, 죽음, 자기 연민, 사랑에 관해 자신의 깨달음을 전했고 이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만들어져 전 세계 4000만 독자의 가슴에 따스하게 가 닿았다. "죽음은 생명을 끝내지만 관계까지 끝내는 건 아니다"라며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했던 그. 생전에 출간하지 못했다가 가족들에 의해 세상에 나온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는 미처 나누지 못한 ‘즐겁게 늙을 수 있는 요령’에 초점을 맞춘다. 모리 슈워츠는 노년을 두려워했으나 막상 마주해보니 "지금이 내 인생의 화양연화임을 이제는 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소외감이나 열등감은 치유 불가능한 심리적 타격이라며 우리 사회가 고령자들에게 가하는 사회적 폭력을 멈춰야 한다고 역설한다. 책은 개인이, 사회가 나이먹음을 대하는 바른 태도를 담고 있다. 1988년부터 숨을 거두기 3년 전인 1992년까지 쓴 원고를 아들 롭 슈워츠가 정리해 출간했다. 아버지의 나이먹음과 인생의 마지막 시기는 아들의 눈에 어떻게 비쳤을까. 그에 관해 롭 슈워츠에게 물었다.
모리 슈워츠와 어린 시절의 아들 롭 슈워츠. [사진제공=나무옆의자]
-아버지가 남긴 원고를 책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로 펴냈다. 책을 편집해서 출간하면서 느낀 소회가 궁금하다.
▲출간 과정을 통해 아버지의 작품에 반영됐던 노화에 관한 통찰력과 삶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생전에도 아버지와 간혹 노화에 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지만, 이번에 더욱 명확해졌다. 아버지의 삶을 관통하는 휴머니즘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는 사람들을 돌보고 사랑하는 것이 삶을 의미 있게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하셨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다만 아버지께서 이미 돌아가셔서 그 모습을 보진 못하셨다. 이번 책도 그러한데. 직접 보셨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셨을 것 같은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1997년 출판됐고, 아버지는 1995년 11월에 돌아가셨다. 이번 책도 그렇고 직접 책을 보진 못하셨지만, 사람들이 아버지의 지혜와 삶에 관해 깊은 사랑과 배려의 태도로 받아들이는 것을 매우 기뻐하셨을 것이라 확신한다.
-본인에게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나. 평소 부자 관계는 어떠했는지. 평범함 속에 어떤 특별함이 있지는 않았는지.
▲개인적으로 아버지와 무척 가까웠다. 정서적으로도 많은 면에서 닮았다. 아버지는 지성인이자 정서적으로 감정이 풍부했다. 항상 감정을 표현하셨고, 그건 저도 마찬가지다. 부자 관계는 한결같았다. 언제나 매우 가까웠고, 서로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을 공유했다. 아버지이자 멘토로서 항상 격려해주셨다. 아버지가 학생들을 가르치셨던 브랜다이스 대학교의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냈던 기억, 제게 자전거 타는 법을 알려주셨던 추억을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아버지는 자녀를 키우는 것이 그의 삶에서 가장 큰 기쁨이었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책은 늙어감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아버지의 노년을 어떻게 기억하나. 혹 아버지의 젊은 시절과 노년의 두드러진 변화가 있었나.
▲아버지 인생은 늘 에너지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건 70대에도 변함없었다. 유일한 변화라면, 중국 여행 후 천식을 앓았을 때인데, 그때 기운을 정말 많이 잃으셨다. 당시 신체활동이 크게 둔화됐던 건 루게릭병을 예고하는 신호였다. 아버지의 추도식에서 사촌은 아버지가 항상 늙지 않는 것 같았다고 말했고, 우리 모두는 전적으로 수긍했다. 아버지는 생전에 청춘의 특성과 기쁨, 여유, 편안함 등을 잃지 않으셨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유명한 모리 슈워츠의 아들 롭 슈워츠. [사진제공=나무옆의자]
-노년에 행복감이 더 높아지기도 하고, 반대로 더 불행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버지는 어떠셨나.
▲아버지는 매우 행복한 삶을 사셨다. 대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들로부터 배우면서 기쁨과 자유를 즐기셨다. 어린 시절 극심한 가난을 경험했기에, 재정적 안정과 편안한 생활에 진정으로 깊이 감사했다. 또 어머니 그리고 가족과 사이가 무척 좋았다. 특히 자녀 양육을 몹시 좋아하셨다. 캠퍼스에서 가르치거나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동등한 행복을 느끼셨다.
-어머니는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다. 책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노년을 누리며 살고 계시는지.
▲어머니는 2021년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다. 생전에 책에서 권장하는 대로 활발한 활동을 즐기며 사셨다. MIT에서 73세까지 일한 뒤, 개인 치료센터를 운영하시며 치료사로 일하셨다. 사무실을 운영하며 환자를 만나고, 회계 및 행정 업무 모두를 직접 처리하셨다. 이런 일들을 91세까지 하셨다. 쉴 때는 친구들과 미술, 독서, 연극 및 영화를 즐기셨다.
-루게릭병으로 투병하셨다. 병마는 아버지께 어떤 영향을 끼쳤나.
▲아버지는 병에도 불구하고 의식적으로 최대한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셨다. 물론 처음에는 심한 우울감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삶을 즐기면서 우울증을 이겨내기로 결심했고 해내셨다. 영웅적이라고 할 만큼 대단히 의지적인 행동이었고, 그 결과 돌아가실 때까지 오랜 시간 든든하게 우리 곁을 지켜주셨다.
-노인 부양과 관련해서 가장 크게 문제의식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 사회적으로 어떤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우리 사회는 노인들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도 직장이나 사회에서 배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노인은 비록 행동은 느리지만, 그들의 삶에는 풍부한 지혜와 통찰력이 담겨 있다. 이를 존중하고 경청해야 한다. 나이나 개인 특성이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더 개방된 사회가 되어야 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는 주변인의 역할도 중요한 듯하다.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끊임없는 소통이다. 그들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말하는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움직임이나 말이 느리다고 그들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신체적·정신적으로 돌봄이 필요하다면 전문가를 대동해서라도 그들과 지적·감정적으로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번 책 출간이 일으킨 영향과 관련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최대한 많은 독자에게 다가가, 삶의 지혜를 풍성하게 지닌 노인을 주류 사회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세계적으로 토론하길 바란다. 바라기는, 책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길 원한다. 나는 내 삶의 많은 시간을 아시아에서 보냈다. 일본에서 꽤 오래 살았고, ‘빌보드’ 잡지의 아시아 지국장으로 한국도 여러 번 방문했다. 많은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책 투어의 장이 마련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