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갈리는 ‘서울의 봄’ 그 장면…억지 신파 아닌 아픈 실화 [이슈+]

호불호 갈리는 ‘서울의 봄’ 그 장면…억지 신파 아닌 아픈 실화 [이슈+]

16일째 1위 지키는 ‘서울의 봄’…1000만 갈까
일부 관객 오진호 소령에 “신파 연출” 아쉬움
‘김오랑 소령‘ 모델 실화…영화보다 더한 비극
유족들 “영화로 전 국민 기억…제작측에 감사”


※ 이 기사는 영화 ‘서울의 봄’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서울의 봄’이 바람을 탔다. 1000만까지 날아갈 거란 전망, 혹은 기대감이 나온다. 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까지 전국 누적 관객수 547만여명으로 개봉 16일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침체된 한국 영화계가 오랜만에 1000만 조짐을 보이는 ‘서울의 봄’에 재도약 희망을 실어 올리는 모양새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이 영화를 중장년층은 아는 역사라서, 청년층은 재미있어서 본다. 개인 경험치에 따라 느끼는 바는 달라도 영화가 끝난 뒤 화가 치밀고 찝찝한 기분을 느끼지 않을 관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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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에서 오진호 소령이 반란군에 맞서 홀로 특전사령관을 지키는 장면. 고 김오랑 중령(전사 당시 소령)을 모델로 한 인물이다. 
영화에 대한 감상은 호평 일색이다. 대체로 ‘역사가 스포인 어려운 소재를 상업 영화적 문법으로 완성도 높게 그려냈다’는 평이다. 영화는 실명을 쓰지 않고 ‘상상에 의한 창작’이라 공지하며 현실 반영에 대한 관객의 기대치를 낮췄(?)으나, 보고 나면 그 날의 기록을 꽤 충실히 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는 선과 악을 뚜렷하게 구분한다. 자칫 유치한 히어로물이 될 수 있는 설정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실화와 상상의 얇은 실을 촘촘히 엮어 적절한 현실감을 만들어 낸다. 혀를 내두르게 되는 배우들 연기가 그 매듭을 더 단단히 한다.
 
그런데 극장 공기가 갑자기 달라지는 장면이 있으니, 바로 특전사령관 비서실장인 오진호 소령이 등장할 때다. 영화는 대체로 호평이나 이 장면 만큼은 관객 평이 나뉜다.
 
배우 정해인의 특별출연을 모르고 영화를 본 많은 관객이 스트레스 지수가 고조된 상황에 등장한 오진호 소령을 반가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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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에서 반란군에 체포된 공수혁 특전사령관. 12.12 군사반란 당시 김오랑 소령이 지키려던 정병주 특전사령관이 모델이다.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지난달 개봉과 동시에 영화관을 찾았다는 직장인 윤모(38) 씨는 “정해인 배우가 나와서 놀랐는데 짧은 비중에도 묵직한 울림이 남았다”면서 “젊은 군인의 사명감과 희생에 마음이 먹먹했다. 알고 보니 실존 인물이라고 해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40대 초반 A씨는 “전에 다큐멘터리로 봐서 알고 있던 내용인데 영화의 한 장면으로 보니 더 슬프더라”며 “사령관이 오진호의 이름을 외치며 마지막까지 손을 놓지 않던 모습에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리뷰에도 “나라면 저렇게 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나라를 지키려 노력한 군인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등 해당 장면이 감동을 줬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오진호 소령 에피소드를 이 영화의 오점으로 꼽는 관객도 적지 않다.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한 의도가 노골적이었다는 것이다.
 
직장인 김모(38) 씨는 “오진호 소령이 나오면서부터 숨질 때까지가 영화에서 가장 현실감이 떨어지는 부분이었다”며 “굳이 이런 억지스러운 설정을 끼워 넣었어야 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내용이 아닌 연출 방식이 문제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영화를 호평한 블로거 S씨는 “흠을 따지자면 오진호 소령 장면”이라며 “아무리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지만 너무 신파 느낌이 나는 올드한 연출이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다른 관객들도 “감동적인 내용을 뻔하게 보여줬다”, “사령관과 오 소령을 그린 방식이며 대사가 진부했다” 등 반응을 보였다. 
 
어떤 의미로든 관객에 강한 인상을 남긴 ‘서울의 봄’ 오진호 소령은 12.12 군사반란 당시 숨진 김오랑 소령을 모델로 했다. 김 소령은 영화 속 오진호처럼 반란군에 맞서 사령관을 홀로 지키다 전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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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2.12 군사반란 당시 홀로 특전사령관을 지키려다 전사한 김오랑 소령의 생전 모습. 1990년 중령으로 추서됐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1965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한 그는 졸업 후 소위로 임관, 이듬해 맹호부대 소속으로 베트남 파병을 다녀왔다. 돌아온 뒤 제3공수특전여단 중대장을 맡아 처음으로 육군특수전사령부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육군대학을 마치고 특전사로 복귀해 1979년 3월 정병주 특전사령관 비서실장으로 차출됐다.
 
그해 12월 12일, 반란군은 특전사령관을 회유하려다 실패하자 그를 체포하기로 한다. 특전사 내 군인 대부분이 반란군 회유에 넘어간 상황이었으나 김 소령은 아니었다. 13일 새벽 김 소령은 권총을 장전하고 사령관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곧 특전사 반란군 부대가 사령관실을 공격했다. 김 소령은 교전 중 가슴과 배, 등에 6발의 총탄을 맞고 현장에서 전사했다.
 
영화에선 오진호 소령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인 반란군 중령이 그를 사망케 한 것으로 그려진다. 일부 관객에게 ‘신파’라고 지적받은 이 설정은 영화의 재미를 위한 극적 장치가 아닌 실화를 그대로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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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주인공 전두광 보안사령관.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실제 특전사령관실 공격을 지시한 박종규 중령은 김 소령과 가까운 선후배 사이였다. 둘은 관사에서도 위아래층에 살았고 군사반란 며칠 전에도 부부동반으로 식사했다고 한다.
 
시력약화증을 앓던 김오랑 소령의 아내는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충격에 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령의 시신은 특전사령부 뒷산에 암매장되었다가 3개월이 지나 국립서울현충원에 이장됐다. 육사 25기 동기인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그의 묘역을 찾아 오열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김 소령은 1990년에야 중령으로 추서됐고, 2014년 보국훈장을 받았다. 
 
김오랑 중령이 전사했을 당시 나이는 35세, 오진호를 연기한 배우 정해인의 나이와 같다. 그의 생전 모습은 의롭고 강직한 군인의 인상을 풍긴다. ‘서울의 봄’을 본 김 중령의 조카 김영진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극 중 오진호 소령이) 삼촌 젊었을 때 얼굴과 많이 닮았다”면서 “영화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삼촌과 12.12 군사반란에 대해) 다 알게 됐다”며 김성수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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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김오랑이란 이름은 그의 사후 45년 만인 2023년, ‘서울의 봄’으로 다시한번 참군인의 표상으로 널리 기억되게 됐다.

3 Comments
자유인56 2023.12.08 16:50  
얨병하고있네 김재규는 박정희 대통령을 총으로 쏴 죽인 인간이다 이런 역사상 전무후무한 희대의 반역 사건을 조사하는데 당연히 계급여하 막론하고 혐의가 있는 자는 연행해 조사를 해야된다... 정승화 대장이 김재규의 최측근 라인 이고 누가봐도 의심스러운 당시 행보와 정황을 조사관인 보안사령관 투스타 전두환 이 조사하려고 하자 계급따지고 하극상 운운하며 장태완같은 똘마니들은 대북 경계하던 수방사 병력까지 빼내서 정승화 지킨다고 무력으로 막아서다 출동한게 12.12사태다
자유인182 2023.12.08 16:50  
영화보는거 자유인데 그놈에 맘카페 깨시민놀이중 우리애 봐도 될까요 역사를 잊은 어쩌고......부모님께 영화표 선물해보세요 등등 초등교사들이 단체 관람을 시키려하지를 않나..........좌파선택이 필수야???
자유인56 2023.12.0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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