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을 '살인무기 실험실'로 삼은 '스타트업 국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을 '살인무기 실험실'로 삼은 '스타트업 국가' 이스라엘

신간 '팔레스타인 실험실'
20f7e03ffe513bb1a303ceb36157fe44_1702026235.jpg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발발했다. 현재까지 1만5,0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그중 70%는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 약자들이다. 가자지구=AF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인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것은 피자를 주문하는 일만큼 쉬워야 한다.'

2020년 이스라엘군이 설계한 군사 애플리케이션(앱) 'DAP' 개발 논리는 바로 이것이었다. 스마트폰으로 피자를 주문하고, 아마존에서 책을 주문하고,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주문하는 것처럼 앱을 통해 병사들이 표적인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신속하게 사격을 가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인들은 '비인간'과 다름없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라는 표현은 재고돼야 한다. 지난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은 십분 지탄받아야 마땅하나, 이 둔감한 표현은 동등한 두 국가가 정정당당히 겨루는 갈등으로 분쟁의 본질을 축소한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빙 둘러 65㎞ 길이의 장벽을 쌓은 결과 팔레스타인인 230만 명이 '세계 최대의 지붕 없는 감옥'에 영원히 수용돼 있는 현실을 가린다.

그뿐인가. 이스라엘은 드론을 띄워 팔레스타인을 감시해 왔다. 서안지구에서는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팔레스타인인의 생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다. 때로는 수많은 카메라를 활용해 집 안에 있는 이들까지 추적 감시한다. 팔레스타인인이 검문소를 통과할 때마다 모든 움직임과 정보가 기록된다. '스타트업 국가'라는 미명 아래 온갖 정교한 무기와 감시 기술을 개발해 수출하는 이스라엘의 거대한 실험실. 그게 팔레스타인이다.

e56c18584a92b08f3ea4a8a73484045e_1702026236.jpg
호주와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저널리스트 앤터니 로엔스틴은 2016~2020년 동예루살렘에서 활동했다. 그는 하마스의 선제공격이 시작된 10월 7일 이후로 이스라엘의 무기 산업은 더욱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자지구 초토화 작전을 수행하며 현장 시험한 신무기의 영상이 SNS 등에 자랑스럽게 전시되며 그 자체로 홍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그가 주장하는 '팔레스타인 실험실'의 작동 메커니즘이다. 앤터니 로엔스틴 페이스북

20년 넘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슈를 취재해온 독립 저널리스트 앤터니 로엔스틴은 책 '팔레스타인 실험실'에서 세계 곳곳에 점령 기술을 수출하는 전쟁 국가가 된 이스라엘의 민낯을 파헤친다. 군사 산업의 기반이 된 초기 자본이 옛 서독으로부터 받은 홀로코스트 배상금이라는 사실이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악연, 이스라엘의 잔혹한 살상 행위를 설명하는 데 그쳤다면 책은 중동을 다룬 여느 교양서와 구별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탁월한 탐사보도물은 새롭게 공개된 대내외 문서와 관계자 증언을 통해 '군사·기술·산업복합체'가 된 이스라엘의 실상을 용기 있게 드러낸다. 인구 400만 명의 작은 나라이지만, 팔레스타인에서 시험한 독창적 지배 기술을 팔아 승승장구하는 '세계 10대 무기 수출국' 이스라엘 말이다.

70여 년간 지속된 팔레스타인과의 무력 분쟁은 모순적이게도 이스라엘의 점령·지배 기술을 홍보하는 '현장 박람회' 역할을 했다. 전투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가열하게 신무기의 성능을 테스트했고, 이를 찍은 영상은 전 세계 무기박람회에서 판매를 촉진하는 광고로 활용됐다. 오죽하면 2019년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규정했을까. "이스라엘의 구식 종족민족주의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강경책은 국제사회의 골칫거리였지만 이제 하나의 자산이 되고 있다."

이제는 슬픈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2018년 튀르키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자말 카슈끄지는 이스라엘 민간 보안기업 NSO그룹이 개발한 휴대폰 해킹 프로그램 '페가수스'로 사우디 정부에 의해 일거수일투족이 추적되고 있었다. 가자지구 상공의 이스라엘 드론은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지중해를 순찰하는 데 사용된다. 이스라엘이 일부를 소유한 안면 인식 기업 '코사이트AI'는 군중 속에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개인도 곧바로 식별해 내는 경찰 보디캠을 개발했는데, 잔혹하기로 악명 높은 멕시코와 브라질 경찰이 활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그간 거래해온 상대의 면면도 화려하다. 독재자 피노체트의 칠레, 엘살바도르·코스타리카·콜롬비아의 암살대, 아파르트헤이트(인종 간 격리) 당시의 남아프리카공화국, 군사 독재 시기의 아르헨티나, 투치족을 학살한 르완다의 후투족 등이 주요 구매자였다. 이스라엘 민간 기업 '타디란 이스라엘 전자산업'은 인종 청소를 저지른 과테말라 정권을 위해 컴퓨터 감청 센터를 설립했다.

세계적 석학 노엄 촘스키는 책을 이렇게 평했다. "'뭇 민족의 빛'을 자임하는 이스라엘이 어떻게 과테말라에서 미얀마에 이르기까지 기회가 생기는 모든 나라와 지역에서 폭력과 잔인한 억압의 수단을 공급하는 나라로 전락했는지에 관한 서글프면서도 추악한 기록." 유대인 무신론자인 저자는 책 첫 페이지에 "정의로운 미래를 위해 싸우는 팔레스타인인, 이스라엘인과 연대하며"라고 썼다. 책장을 덮고 몰랐던 추악한 현실과 마주한 순간, "정의로운 미래를 위해 싸우는 세계 시민과 연대하며"로 고쳐 쓰고 싶어진다.

9eb879b44eb33751cb41378eb8e25e08_1702026236.jpg
팔레스타인 실험실·앤터니 로엔스틴 지음·유강은 옮김·소소의책 발행·356쪽·2만3,000원

25 Comments
자유인232 2023.12.08 18:05  
하마스가 이스라엘 군인이나 정치인을 대상으로 테러를 했다면 독립운동이라 했을것이다. 민간인을 천명 넘게 학살했는데 무슨 피해자 논리냐... 그냥 죽어마땅한 존재들이었을 뿐이야. 동정심은 인간에게 보여라. 저것들은 사람도 아니다.
자유인237 2023.12.08 18:05  
유대인 말살했어야하는데...에휴~~
자유인79 2023.12.08 18:05  
영아 살해 / 여성 성폭행 / 납치 살해범도 인권이 있으니 사회적으로 공격하면 안된다는 수준급 헛소리...
언제나 가해자의 편 더불어... 좀 깨달아라 좀...
자유인30 2023.12.08 18:05  
이래서 내가 이스라엘을 지지한다. 진짜 미국보다도 극 호감 국가다.
자유인220 2023.12.08 18:05  
팔레스타인에서 먼저 공격하고 인질잡은거로 전쟁난건데 니들은 죽이면 안된다는 건가요
자유인179 2023.12.08 18:05  
아무 죄없는 해외여행객들을 인질로 잡고 죽이는 테러집단 하마스를 지지하는 팔레스타인이 문제다. 병원이나 민간인 공공시설 지하에 하마스 기지가 있다는거 자체가 증거지않나.
자유인125 2023.12.08 18:05  
먼저 이스라엘 공격해서 국민들 죽여놓고 지금와서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건 뭐지? ㅎ
자유인189 2023.12.08 18:05  
테러를저지른 하마스는.지탄받앙마땅하다!
방법이잘못됐다.변명으로 테러를덮을순없다.
자유인255 2023.12.08 18:05  
애초에 무슬림을 믿지 않는 여자들은 강간해도 된다는 율법을 배우것들을 인간 취급하며 공존한 이스라엘 실수지
자유인234 2023.12.08 18:05  
이스라엘은 전쟁보다 학살을 즐기는 민족
자유인90 2023.12.08 18:05  
먼저 드론 갖고 주요 군사시설 얍삽하고 스마트하게 파괴해서 무력화 시킨 게 누구더라? 평화 정책으로 거지 같은 것들 품어줬더니 하루 아침에 배신까고 죄없는 애들 목자르고 태운 게 누구더라? 팔레스타인 편 드는 것들 = 무슬림 테러리스트라고 보면 됨.
자유인67 2023.12.08 18:05  
팔이 민간인들 납치해서 명분을 줬지 뭐
자유인253 2023.12.08 18:05  
이스라엘 악마화 지겹노
자유인241 2023.12.08 18:05  
한국 개신교는 예수를 믿지만 유대인들은 예수를 이단으로 몰아 십자가에서 죽게 만들었지 예수를 믿는자들이 예수를 죽인 유대인을 지지하는 말도 안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면서 통일교 신천지등은 이단이라고 믿지말라고 한다 솔직히 교인 빠저나가면 헌금 안들어 오고 교인 숫자 줄여지니까 그런거지
자유인274 2023.12.08 18:05  
이 모든 사건은 하마스가 자초한것 아닌가? 기사 똑바로 써라. 뢴스틴!!
자유인73 2023.12.08 18:05  
둘다잘한게 없는데
장벽세운 쪽이나, 쳐들어와서 죽이고 성폭행해대는쪽이나  어느편을 들겠나
자유인302 2023.12.08 18:05  
좋은 책이네요. 갑자기 로보캅의 악덕 기업 생각나네
자유인207 2023.12.08 18:05  
전쟁이 신기술 실험장이고 그로 인해 수많은 기술이 개발되어 인간의 후생이 향상된 건 신석기시대 때부터 반복되어 온 거야 ㅉㅉ
자유인140 2023.12.08 18:05  
애초에 힘없는 것들이 선빵친게 문제라는 생각은 안하냐
자유인153 2023.12.08 18:05  
ㅋㅋㅋ 그 실험에 얼씨구나 좋다하고 지원서 낸 국가 아니노? 우리 혜미도 저기 갈까?
자유인159 2023.12.08 18:05  
ㅉㄲ 에 대해서는 뭐라할 지
자유인110 2023.12.08 18:05  
이런 글 쓰는 기자는 강도가 가족들 살해하고 스너푸 비디오 찍어서 인스타에 올려도 강도 용서해주는 성인 군자임?
자유인25 2023.12.08 18:05  
악의 축 이스라엘.악마집단인 개독
자유인294 2023.12.08 18:05  
이런거 보면 히틀러가 선구안이 있었죠..그때 유대인을 완전 박멸시켰어야... 정말 석렬이 항x처럼 추악한 저들의 행위는 언젠가 꼭 댓가를..ㅠ
자유인137 2023.12.08 18:05  
뭐래  피해자 코스프레 오지네
위젯설정을 통해 이미지를 설정해주세요.
베스트글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