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네요 성과급 4800만원 쏩니다”…K-반도체 장비회사 근자감 비결은 [위클리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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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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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9 11:43
영화 ‘돈’의 한 장면 <자료출처=쇼박스>특별 성과급으로 직원 한 명당 4800만원을 받게 된다면?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꿈을 꾸고 살아갑니다. 이를 실현에 옮긴 반도체 기업이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황으로 대부분 반도체 기업들이 성과급의 ‘성’자도 제대로 입에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주 이례적인 경우죠. 삼성전자도 아니고 SK하이닉스도 아닌 K-반도체 장비 회사 ‘한미반도체’의 이야기입니다.
듀얼 TC 본더 그리핀HBM은 기존 D램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으로 AI 시장 확대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HBM은 TSV 공정(미세한 구멍을 뚫어 위아래 칩을 연결)을 통해 여러 개의 D램 다이(Die)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한미반도체의 TSV TC본더(열압축 접합작업기)는 다이를 수직으로 붙이는 공정에 투입됩니다.
HBM과 TSV 공정에 대한 쉬운 설명은 지난 위클리반도체를 참조해주세요:)
한미반도체가 특별한 대우를 받는 이유는 TC본더에서 대체불가능한 선두주자이기 때문입니다. HBM 분야에서 선두로 인정받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오랜 파트너십을 가지고 장비를 개발해 왔습니다.
TC본더 과정에선 시장성 있는 수율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쌓은 데이터가 매우 중요합니다. 한미반도체는 수년간 SK하이닉스가 쌓아온 생산 데이터를 자양분 삼아 독식하면서 대체 불가능한 TC본더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방위적인 통 큰 나눔을 보면 불황 속에 ‘나홀로 실적 대박’을 누렸나 생각도 들지만 사실 그렇진 않습니다. 3분기 한미반도체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줄어든 2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시장 기대치 102억원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매출액은 61.2% 줄어든 312억원을 기록했죠.
차세대 장비 개발을 위한 투자에 실적도 안 좋은데 한미반도체가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나눠줄 수 있는 배포는 어디서 나올까요? 재무제표 속에 그 힌트가 담겨있습니다.
한미반도체 3분기 분기보고서한미반도체의 이번 분기 보고서를 보면 금융수익이 누적 1500억을 넘어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분기 매출의 5배 수준이죠. 이는 곽동신 대표이사 부회장이 만든 ‘투자 대박’의 성과입니다. 곽 부회장과 한미반도체는 2021년 6월 당시 비상장사였던 반도체 전공정(열처리) 장비기업 HPSP주식을 12.5%(375억원)씩 총 25% 매입하며 2대 주주에 올랐습니다. 이후 지난해 7월 HPSP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죠. 이후 급성장을 거듭하며 15일 기준 시가총액 3조 516억원으로 코스닥 11위에 올랐습니다. 곽 부회장도 국내 주식부호 순위 14위에 등극했죠.
곽 부회장은 “2024년 연 매출 45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연 매출 65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3분기 어닝쇼크날 삼성증권은 오히려 “관점이 비관으로 바뀌기엔 이른 시점”이라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삼성증권은 한미반도체의 내년 TC본더 매출액 전망치를 기존 1320억원에서 1976억원으로 상향하면서 주력 고객사의 HBM 생산능력(CAPA) 증설 규모 확대 효과를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2가지 이유로 이 같은 상상이 실현되기 쉽지는 않습니다. 첫째는 두 기업 사이에 남아있는 과거 사연 때문입니다.
두 기업의 악연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한미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자회사 세크론이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죠. 두 기업의 다툼은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결국 협의가 이뤄졌습니다. 이후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 간 큰 규모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못했죠.
둘째는 삼성의 HBM 공정이 SK하이닉스의 공정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HBM을 적층할 때 필름을 쓰는 NCF(논컨덕티브필름) 기술을 사용합니다. 반면 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끈적한 액체를 주입하는 MR-MUF 방식(개념상 NCP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주장도 있음)을 사용합니다. 또 삼성은 향후 하이브리드본딩이라는 차세대 공정을 개발해서 TC본딩을 넘어서는 공정을 연구중이죠.
그렇지만 두 회사 사이에 협업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하이브리드본딩 장비의 효율성이 아직 많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다양한 TC본더 회사들과 접촉중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 한미반도체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고요. K-반도체 연합이 만들어질 수 있는 여지는 아직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들부터 TSMC와 인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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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꿈을 꾸고 살아갑니다. 이를 실현에 옮긴 반도체 기업이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황으로 대부분 반도체 기업들이 성과급의 ‘성’자도 제대로 입에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주 이례적인 경우죠. 삼성전자도 아니고 SK하이닉스도 아닌 K-반도체 장비 회사 ‘한미반도체’의 이야기입니다.
한국판 ASML이 된 한미반도체
일반인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한미반도체는 4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1호 반도체 장비 기업입니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9월 한 달 만에 SK하이닉스로부터 1012억원을 수주받는 등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대표적 수혜업체로 꼽히는 기업입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와 HBM 필수 생산장비인 ‘듀얼 TC 본더 그리핀’이란 기계가 이 회사가 가진 강력한 무기죠.HBM과 TSV 공정에 대한 쉬운 설명은 지난 위클리반도체를 참조해주세요:)
한미반도체가 특별한 대우를 받는 이유는 TC본더에서 대체불가능한 선두주자이기 때문입니다. HBM 분야에서 선두로 인정받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오랜 파트너십을 가지고 장비를 개발해 왔습니다.
TC본더 과정에선 시장성 있는 수율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쌓은 데이터가 매우 중요합니다. 한미반도체는 수년간 SK하이닉스가 쌓아온 생산 데이터를 자양분 삼아 독식하면서 대체 불가능한 TC본더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닝쇼크에도 현금이 넘쳐?…대표님이 ‘투자의 신’
한미반도체는 최근 주당 420원, 총 407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 2021년 배당총액 297억원을 넘는 창사 최대 규모의 주주배당입니다. 여기에 더불어 직원들에 300억원의 자사주 지급 계획을 밝혔습니다. 직원 한 명당 평균 4800만원 꼴이죠.전방위적인 통 큰 나눔을 보면 불황 속에 ‘나홀로 실적 대박’을 누렸나 생각도 들지만 사실 그렇진 않습니다. 3분기 한미반도체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줄어든 2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시장 기대치 102억원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매출액은 61.2% 줄어든 312억원을 기록했죠.
차세대 장비 개발을 위한 투자에 실적도 안 좋은데 한미반도체가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나눠줄 수 있는 배포는 어디서 나올까요? 재무제표 속에 그 힌트가 담겨있습니다.
한미반도체 3분기 분기보고서한미반도체의 이번 분기 보고서를 보면 금융수익이 누적 1500억을 넘어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분기 매출의 5배 수준이죠. 이는 곽동신 대표이사 부회장이 만든 ‘투자 대박’의 성과입니다. 곽 부회장과 한미반도체는 2021년 6월 당시 비상장사였던 반도체 전공정(열처리) 장비기업 HPSP주식을 12.5%(375억원)씩 총 25% 매입하며 2대 주주에 올랐습니다. 이후 지난해 7월 HPSP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죠. 이후 급성장을 거듭하며 15일 기준 시가총액 3조 516억원으로 코스닥 11위에 올랐습니다. 곽 부회장도 국내 주식부호 순위 14위에 등극했죠.
자신감의 근거는 쌓여있는 주문서
물론 단순히 ‘투자 대박’만으로 한미반도체가 장밋빛 꿈을 꾸는 것은 아닙니다. SK하이닉스가 HBM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한미반도체의 장비 공급 매입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곽 부회장은 “2024년 연 매출 45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연 매출 65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3분기 어닝쇼크날 삼성증권은 오히려 “관점이 비관으로 바뀌기엔 이른 시점”이라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삼성증권은 한미반도체의 내년 TC본더 매출액 전망치를 기존 1320억원에서 1976억원으로 상향하면서 주력 고객사의 HBM 생산능력(CAPA) 증설 규모 확대 효과를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이 한미 제품 쓸 가능성은?
한미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면 이런 ‘희망회로’도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SK하이닉스가 쓴다면 1위 반도체 기업인 삼성도 한미반도체 제품을 쓰게 되지 않을까?’하지만 2가지 이유로 이 같은 상상이 실현되기 쉽지는 않습니다. 첫째는 두 기업 사이에 남아있는 과거 사연 때문입니다.
두 기업의 악연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한미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자회사 세크론이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죠. 두 기업의 다툼은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결국 협의가 이뤄졌습니다. 이후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 간 큰 규모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못했죠.
둘째는 삼성의 HBM 공정이 SK하이닉스의 공정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HBM을 적층할 때 필름을 쓰는 NCF(논컨덕티브필름) 기술을 사용합니다. 반면 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끈적한 액체를 주입하는 MR-MUF 방식(개념상 NCP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주장도 있음)을 사용합니다. 또 삼성은 향후 하이브리드본딩이라는 차세대 공정을 개발해서 TC본딩을 넘어서는 공정을 연구중이죠.
그렇지만 두 회사 사이에 협업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하이브리드본딩 장비의 효율성이 아직 많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다양한 TC본더 회사들과 접촉중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 한미반도체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고요. K-반도체 연합이 만들어질 수 있는 여지는 아직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세 줄 요약*
Ⅰ 한미반도체가 직원들에게 300억원 자사주를 지급하고 주주 배당도 높였다.
Ⅱ SK하이닉스에 대한 HBM 장비 공급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Ⅲ 시장은 SK하이닉스 이외 삼성전자 등 다른 기업들과의 협업도 기대하고 있다.
Ⅰ 한미반도체가 직원들에게 300억원 자사주를 지급하고 주주 배당도 높였다.
Ⅱ SK하이닉스에 대한 HBM 장비 공급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Ⅲ 시장은 SK하이닉스 이외 삼성전자 등 다른 기업들과의 협업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들부터 TSMC와 인텔까지!
글로벌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기업들에 관한 투자 정보를 매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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