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학교 앞에 '탕후루 가게'... 솔직히 심란합니다
자유인142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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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0 12:15
초등학교 바로 앞에 생겨 '맘카페'도 시끌... 과다섭취 위험성 알려주고 스스로 조절하게 해야
얼마 전 퇴근하고 학원이 조금 늦게 끝난 둘째를 데리러 갔었다. 둘째가 다니는 초등학교를 지나던 중 학교 바로 앞에 있던 카페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탕후루 가게가 생긴 것을 보았다. 그 카페는 단순히 음료만 파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 간식거리도 있었고, 급할 땐 아이를 맡아주고, 준비물도 챙겨주는 등 일종의 '보육 기관' 역할도 했었다. 우리도 도움을 많이 받아서 늘 고마운 마음이 가득했다.
카페가 사라진 아쉬움을 더해 그곳에 탕후루 가게가 생긴 것이 마음에 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평소 단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내가 직접 탕후루를 사 먹은 적은 없었지만 둘째가 워낙 좋아해서 몇 번 사주다가 한 두 입 먹은 적이 있었다. 맛은 어릴 때 군것질로 먹었던 설탕 과자랑 비슷하면서도 과일의 달콤함이 더해져 아이들이 참 좋아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만 너무 달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그 소식을 전했다.
우리는 한마음으로 걱정을 토로했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었다. 그저 좀 더 신경 써서 아이가 너무 자주 가지 않도록 관심을 가지는 수밖에. 내가 어릴 때도 학교 바로 옆 문방구에 소위 '불량식품'이라 불리는 간식이 있었다. 돈이 생기면 족족 가서 친구와 함께 한두 개씩은 꼭 사서 먹곤 했었다. 그때만 해도 집에서 관리받은 기억이 없다.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플 때도 있었지만 그냥 그렇게 흘러갔다.
과다섭취시 악영향은 분명... 아이에게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
탕후루는 산사나무 열매를 막대에 꽂아 시럽처럼 끓인 설탕을 입힌 중국의 전통 간식에서 유래되었고, 중국 화북 지역을 대표하는 겨울 간식이었지만 이젠 한국에서도 젊은 층 중심의 간식거리로 각광 받는 중이다. 최근에는 딸기, 토마토, 청포도, 귤 등 다양한 과일로 탕후루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과일의 과당에 설탕의 자당을 덧씌운 '당분 폭탄'으로 많이 먹으면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준다. 소아가 꾸준히 섭취하면 소아비만, 소아당뇨의 위험상이 크게 증가한다는 분석도 있다. 딱딱하게 굳은 시럽을 이로 깨뜨려 먹기 때문에 치아 손상이나 충치를 유발할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때문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탕후루 프랜차이즈 관계자를 지난 10월 국정감사 자리에 불러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일도 있었다.
아내와 우려했던 것처럼 탕후루가 아이들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분명했다. 다만 그것 또한 과다섭취 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하기에도 조심스러운 면이 있었다.
결국은 부모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인데 아이들이 정문만 나가면 바로 보이는 곳에 위치한 탕후루 가게는 고양이 앞에 생선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이미 단맛에 푹 빠진 아이들이 눈앞의 유혹을 얼마나 이겨낼지 의문이었다. 둘째와 함께 거실에서 있던 중 자연스레 이야기가 나왔다.
둘째가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먹고 싶을 만큼 중독된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언제 상황이 변할지 모를 일이니, 방심은 금물이고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분간은 학교 앞을 지날 때마다 반짝이는 불빛이 신경이 쓰일 듯하다. 아이에게 무조건 먹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과다 섭취했을 때의 위험성도 알려주고, 스스로가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다.
아이가 건강하고, 잘 크길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같지 않을까. 그런 모두의 관심이 하나로 모여야 할 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나 브런치에도 발행됩니다.
▲ 지난 4월 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3 서울디저트페어' 한 부스에서 판매용 탕후루가 진열된 모습. |
ⓒ 연합뉴스 |
얼마 전 퇴근하고 학원이 조금 늦게 끝난 둘째를 데리러 갔었다. 둘째가 다니는 초등학교를 지나던 중 학교 바로 앞에 있던 카페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탕후루 가게가 생긴 것을 보았다. 그 카페는 단순히 음료만 파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 간식거리도 있었고, 급할 땐 아이를 맡아주고, 준비물도 챙겨주는 등 일종의 '보육 기관' 역할도 했었다. 우리도 도움을 많이 받아서 늘 고마운 마음이 가득했다.
카페가 사라진 아쉬움을 더해 그곳에 탕후루 가게가 생긴 것이 마음에 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평소 단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내가 직접 탕후루를 사 먹은 적은 없었지만 둘째가 워낙 좋아해서 몇 번 사주다가 한 두 입 먹은 적이 있었다. 맛은 어릴 때 군것질로 먹었던 설탕 과자랑 비슷하면서도 과일의 달콤함이 더해져 아이들이 참 좋아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만 너무 달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그 소식을 전했다.
"여보, 학교 앞에 있던 카페가 없어지고 탕후루 집이 생겼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맘카페가 한바탕 난리가 났었어."
"그래?"
"한쪽에서는 아이들 건강을 걱정하며 반대하는 의견과 다른 한쪽에서는 특별히 유해 음식으로 지정된 것도 아닌데, 그리 걱정되면 부모가 알아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나눠서 시끌시끌했네."
"하긴 그렇지. 나도 머리로는 이해되는데 왜 자꾸 부정적인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나도 그렇긴 해. 애가 워낙 좋아하니 자주 가면 어떠냐 싶고. 그러다가 이가 다 썩을지도 모르고."
우리는 한마음으로 걱정을 토로했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었다. 그저 좀 더 신경 써서 아이가 너무 자주 가지 않도록 관심을 가지는 수밖에. 내가 어릴 때도 학교 바로 옆 문방구에 소위 '불량식품'이라 불리는 간식이 있었다. 돈이 생기면 족족 가서 친구와 함께 한두 개씩은 꼭 사서 먹곤 했었다. 그때만 해도 집에서 관리받은 기억이 없다.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플 때도 있었지만 그냥 그렇게 흘러갔다.
과다섭취시 악영향은 분명... 아이에게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
탕후루는 산사나무 열매를 막대에 꽂아 시럽처럼 끓인 설탕을 입힌 중국의 전통 간식에서 유래되었고, 중국 화북 지역을 대표하는 겨울 간식이었지만 이젠 한국에서도 젊은 층 중심의 간식거리로 각광 받는 중이다. 최근에는 딸기, 토마토, 청포도, 귤 등 다양한 과일로 탕후루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과일의 과당에 설탕의 자당을 덧씌운 '당분 폭탄'으로 많이 먹으면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준다. 소아가 꾸준히 섭취하면 소아비만, 소아당뇨의 위험상이 크게 증가한다는 분석도 있다. 딱딱하게 굳은 시럽을 이로 깨뜨려 먹기 때문에 치아 손상이나 충치를 유발할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때문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탕후루 프랜차이즈 관계자를 지난 10월 국정감사 자리에 불러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일도 있었다.
아내와 우려했던 것처럼 탕후루가 아이들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분명했다. 다만 그것 또한 과다섭취 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하기에도 조심스러운 면이 있었다.
결국은 부모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인데 아이들이 정문만 나가면 바로 보이는 곳에 위치한 탕후루 가게는 고양이 앞에 생선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이미 단맛에 푹 빠진 아이들이 눈앞의 유혹을 얼마나 이겨낼지 의문이었다. 둘째와 함께 거실에서 있던 중 자연스레 이야기가 나왔다.
"딸, 학교 앞에 탕후루 집 생겼던데 가 본 적 있어?"
"응. 한번 가서 먹었어."
"그래?"
"엄마가 자주 가지는 말라고 해서."
"잘했네."
둘째가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먹고 싶을 만큼 중독된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언제 상황이 변할지 모를 일이니, 방심은 금물이고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분간은 학교 앞을 지날 때마다 반짝이는 불빛이 신경이 쓰일 듯하다. 아이에게 무조건 먹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과다 섭취했을 때의 위험성도 알려주고, 스스로가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다.
아이가 건강하고, 잘 크길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같지 않을까. 그런 모두의 관심이 하나로 모여야 할 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나 브런치에도 발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