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경찰 알바까지' 동원…피싱 피해자인 척 노후자금 뜯은 도서관 사서

'가짜 경찰 알바까지' 동원…피싱 피해자인 척 노후자금 뜯은 도서관 사서

책 빌리러 온 노인·지인 상대로 1억4000만원 챙겨
피해금 대부분 퇴직금, 자녀 결혼자금 등…사문서 위조해 합의도 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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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 전경.(뉴스1 DB)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경찰 행세를 할 아르바이트생까지 써가며 보이스피싱 피해자인 척 급전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의 노후자금과 퇴직금, 자녀 결혼자금 등을 가로챈 '진짜 사기꾼'이 구속 기소됐다.

춘천지검 강릉지청 형사부(부장검사 국진)는 사기 등 혐의로 30대 A씨를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던 A씨는 책을 빌리러 온 노인과 지인들을 상대로 "보이스피싱을 당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하니 빌려주면 갚겠다"는 수법으로 2021년 10월부터 지난 7월까지 B씨(73), C씨(67), D씨(68), E씨(41) 등을 상대로 1억4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또 지난 2~3월 5차례에 걸쳐 B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약 4000만원을 대출을 받아 수중에 넣은 혐의도 받는다.

불구속 상태로 A씨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피해자 B씨의 자녀가 작성한 탄원서를 근거로, A씨가 추가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판단해 계좌 분석을 통해 또 다른 사기 행각을 밝혀내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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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피해자들이 A씨에게 속아 준 돈은 대부분은 공무원 퇴직금, 자녀 결혼자금, 노후 생계 자금이었다.

검찰 조사결과 A씨는 피해자들에게 보이스피싱을 당한 것처럼 계좌명세를 조작하고 자신의 변제능력을 가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역할 대행업체를 통해 경찰행세를 하는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하기도 했다.

또 해당 사건으로 수사가 시작되자 연대보증 확인서를 들이밀며 피해자들에게 변제할 수 있는 방안이 생겼다며 합의를 종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연대보증 확인서는 훔친 주민등록증을 통해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A씨는 기존의 사기 혐의와 더불어 사문서 변조, 사문서 위조 등 모두 9개 혐의가 붙은 채로 재판정에 서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에도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범행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그 죄질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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