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SK계열사에 “전기사용계약 위반했다” 27억 요구했다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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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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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1 10:12
한전·나래에너지서비스, 전기사용 계약 체결
한전, 계약 위반 주장…“위약금 27억원 달라”
법원서 기각…소송 제기 경위 의아하다고 지적
재판부 “계약 내용 합리적인 기준으로 여겨져” [DB]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SK E&S의 자회사인 발전사 나래에너지서비스를 상대로 “전기사용 계약을 위반했다”며 27억원대 소송을 걸었다가 패소했다. 법원은 한전의 소송 제기에 대해 “계약 위반사실을 인식한 이가 통상적으로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도와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41민사부(부장 정회일)는 한전이 나래에너지서비스를 상대로 “위약금 26억9363만4788원을 달라”고 한 소송에서 한전 측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소송 비용도 모두 한전 측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한전과 나래에너지서비스는 2016년 3월 전기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한전이 나래에너지서비스의 열병합발전소에 전기를 공급하면, 나래에너지서비스가 전기 요금을 매월 지급하는 형태였다. 이때 요금의 기준이 되는 계약 전력은 계약 설비인 수전변압기의 표시용량에 따라 2만5000㎾로 정했다.
양측의 분쟁은 약 5년이 지난 2021년 4월에 발생했다. 한전이 돌연 나래에너지서비스의 계약 위반을 주장했다. 계약 전력을 기존 2만5000㎾에서 최대수요전력에 맞춰 7200㎾로 낮추기로 한 이후였다.
한전은 “나래에너지서비스가 계약설비에 포함되지 않은 부설변압기로 전기를 공급받았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2021년 7월, 나래에너지서비스를 상대로 “전기사용 계약을 위반했으니 위약금 27여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걸었다.
법원은 한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전이 소송을 제기한 경위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2019년 9월 발전소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때도 계약 위반을 주장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전이 현장조사를 한 뒤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1년 7개월이 지나서야 계약 위반을 주장한 것은 계약 위반사실을 인식한 당사자가 통상적으로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도와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약 내용에 대해서도 “계약 체결 당시 부설변압기의 용량을 제외하고 계약전력을 산정하는 것에 한전이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부설변압기를 제외하고 계약전력을 정한 것은 발전소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기준이었다고 여겨진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발전기 기동을 위해선 부설변압기가 반드시 필요한데 한전 주장대로 나래에너지서비스가 부설변압기를 제외하는 것을 전제로 계약했다면 발전소 자체를 가동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했을 때 법원은 “나래에너지서비스가 한전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되, 부설변압기의 용량은 제외하고 계약 전력을 정하기로 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아직 이 판결은 확정되지 않았다. 한전에서 “1심 판결은 부당하다”며 항소해 2심이 열릴 예정이다.
한전, 계약 위반 주장…“위약금 27억원 달라”
법원서 기각…소송 제기 경위 의아하다고 지적
재판부 “계약 내용 합리적인 기준으로 여겨져” [DB]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SK E&S의 자회사인 발전사 나래에너지서비스를 상대로 “전기사용 계약을 위반했다”며 27억원대 소송을 걸었다가 패소했다. 법원은 한전의 소송 제기에 대해 “계약 위반사실을 인식한 이가 통상적으로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도와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41민사부(부장 정회일)는 한전이 나래에너지서비스를 상대로 “위약금 26억9363만4788원을 달라”고 한 소송에서 한전 측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소송 비용도 모두 한전 측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한전과 나래에너지서비스는 2016년 3월 전기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한전이 나래에너지서비스의 열병합발전소에 전기를 공급하면, 나래에너지서비스가 전기 요금을 매월 지급하는 형태였다. 이때 요금의 기준이 되는 계약 전력은 계약 설비인 수전변압기의 표시용량에 따라 2만5000㎾로 정했다.
양측의 분쟁은 약 5년이 지난 2021년 4월에 발생했다. 한전이 돌연 나래에너지서비스의 계약 위반을 주장했다. 계약 전력을 기존 2만5000㎾에서 최대수요전력에 맞춰 7200㎾로 낮추기로 한 이후였다.
한전은 “나래에너지서비스가 계약설비에 포함되지 않은 부설변압기로 전기를 공급받았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2021년 7월, 나래에너지서비스를 상대로 “전기사용 계약을 위반했으니 위약금 27여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걸었다.
법원은 한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전이 소송을 제기한 경위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2019년 9월 발전소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때도 계약 위반을 주장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전이 현장조사를 한 뒤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1년 7개월이 지나서야 계약 위반을 주장한 것은 계약 위반사실을 인식한 당사자가 통상적으로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도와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약 내용에 대해서도 “계약 체결 당시 부설변압기의 용량을 제외하고 계약전력을 산정하는 것에 한전이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부설변압기를 제외하고 계약전력을 정한 것은 발전소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기준이었다고 여겨진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발전기 기동을 위해선 부설변압기가 반드시 필요한데 한전 주장대로 나래에너지서비스가 부설변압기를 제외하는 것을 전제로 계약했다면 발전소 자체를 가동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했을 때 법원은 “나래에너지서비스가 한전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되, 부설변압기의 용량은 제외하고 계약 전력을 정하기로 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아직 이 판결은 확정되지 않았다. 한전에서 “1심 판결은 부당하다”며 항소해 2심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