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바다 된 동해…열대어종 파랑돔 2년 만에 10배 늘었다
자유인98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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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1 13:02
21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울릉도 수중 관찰 지점 한 곳에서는 2년 전 가을 10여마리가 발견된 파랑돔이 올 가을 100여마리로 증가했다. 동해 수종 연구를 하고 있는 김병직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울릉도 연안에 관찰 지점이 50여개소 있는데, 2년 전에는 파랑돔이 절반도 안 되는 지점에서 소수 관찰됐지만 올해는 거의 모든 지점에서 관찰됐고, 개체 수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파랑돔 외에도 연무자리돔 등 열대·아열대 어종이 급격히 늘어 울릉도 연안 물고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생물자원관이 2021년부터 최근까지 울릉도 연안에서 직접 관찰한 어종은 131종인데, 이 가운데 열대·아열대 어종은 58.5%로 온대성 어종(36.9%)보다 1.5배 많았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22년 10월에는 보이지 않던 물고기 종이 2023년 10월에는 20종이나 관찰됐다고 밝혔다. 동해 종 다양성은 지난해 154종(관찰된 종과 기존 자료상 동해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종을 합한 것)에서 올해 174종으로 집계됐다. 서재화 국립생물자원관 과장은 “종 다양성이 1~3년 사이 급격히 변화한 것은 (기후변화)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울릉도 연안 서식 종 다양성이 늘었지만, 해수온도 상승이 장기화되면 종 다양성에 변화가 생기고, 경우에 따라 종 다양성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김병직 연구관은 “조사가 좀 더 필요하지만, 정해진 공간 내에 새로운 어종이 들어오면 이들과 기존의 어종이 먹이를 두고 경쟁을 벌이게 되는데 온대성 어종이 살기에 수온도 낮아지고 먹이 경쟁에서도 밀리게 되면 당연히 온대성 어종은 이 공간에서 밀려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현상으로 보고 독도와 동해 중부 연안 해역까지 조사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 관장은 “기후 환경 변화에 따른 한반도 연안어류의 종 다양성 변동을 (넓혀서) 추적할 필요가 생겼다”며 “장기적이 관측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