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돌발행동 아무도 예상 못했다…감독님 머리에 땀이 엄청 났더라
자유인52
0
669
01.28 05:37
[스포티비뉴스=인천, 윤욱재 기자] '감독님과 함께 춤을!'
올스타전에서도 가장 뜨거운 박수를 받은 선수는 역시 '배구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이었다.
김연경은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서 K-스타의 일원으로 뛰면서 팬들과 호흡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날 경기에 앞서 올스타 팬 투표를 실시했고 김연경은 총 3만 9480표를 받으면서 여자부 1위에 등극했다. 남자부에서는 신영석이 2만 8724표로 1위.
김연경은 이날 올스타전에 앞서 열린 올스타 팬 투표 1위 시상식에서 "당연히 팬 투표 1등을 할줄 알았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배구 선수는 배구를 잘 해야 한다. 팬들께서 이를 좋게 봐주셔서 1위를 한 것 같다"라고 자신에게 투표를 행사한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김연경은 '깜짝 선언'을 했다. 바로 "작년 올스타전에서는 세리머니상을 받지 못했다. 올해는 세리머니상 수상을 노려보겠다"고 말한 것이다.
김연경의 말은 현실이 됐다. 김연경은 올스타전 경기 내내 선수들의 댄스 세리머니를 이끌면서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아시아쿼터 선수이자 V리그 올스타전에 처음으로 출전한 폰푼(IBK기업은행), 메가(정관장)와도 '미친 호흡'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과 함께 댄스를 펼친 장면은 압권이었다. 김연경은 아본단자 감독의 머리를 잡고 춤을 추는 과감한 행동으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팬들에게 큰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 김연경. 역시 여자부 세리머니상의 주인공은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기자단 투표에서 16표를 휩쓸었다. 김연경 다음으로는 이다현(현대건설)이 4표를 받았고 최정민, 표승주(이상 IBK기업은행), 양효진(현대건설)이 각각 2표씩 받았다.
경기 후 김연경은 "새벽까지 준비를 많이 했다. 정말 세리머니상을 받고 싶었는데 받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라면서 "(아본단자) 감독님과 강렬한 댄스를 춰서 받은 상인 것 같다. 감독님이 이 상에 기여를 많이 해주신 것 같다"라고 수상 소감을 남기면서 자신의 댄스 세리머니에 '협조'를 아끼지 않은 아본단자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사실 아본단자 감독과의 댄스는 즉흥적인 성격이 강했다. "둘이 함께 준비한 것은 아니다. 감독님께 '이런 노래가 있다. 같이 춤을 추고 싶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거절하시더라"고 밝힌 김연경은 "그런데 감독님이 막상 노래가 나오니까 리듬을 타면서 나를 맞이해주시더라"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김연경은 "감독님 머리를 만졌는데 땀이 많이 나셨더라. 재밌게 올스타전을 잘 마무리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세리머니상을 받겠다"고 말한 것이 현실로 이뤄진 것에 대해 "사실 올스타전 MVP는 받아본 적이 있기 때문에 식상해서 '세리머니상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한 것"이라면서 '세리머니상의 경쟁 상대는 누구였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경쟁 상대는 없었다. 어린 선수들이 이벤트를 즐긴다는 자체가 너무 보기 좋았다. 모두 잘 했다"라고 함께 코트에 나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후배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제 흥국생명은 새 외국인선수 윌로우 존슨이 합류하면서 후반기 비상을 꿈꾸고 있다. 전반기를 2위로 마친 흥국생명은 1위 현대건설에 승점 8점차로 뒤져 있는 상황. 지난 시즌부터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외국인선수 옐레나를 내보내고 윌로우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운 흥국생명은 후반기에 가장 주목해야 할 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윌로우는 메이저리그 전설의 좌완투수 랜디 존슨의 딸로 알려져 화제의 중심에 섰다. 랜디 존슨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03승을 기록하면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전설적인 선수였다.
김연경은 최근 팀 훈련을 통해 윌로우와 호흡을 맞춰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윌로우가 조금 더 빠른 공을 때릴 수 있는 선수고 왼손잡이는 왼손잡이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상대가 조금 흔들릴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는 김연경은 "윌로우가 워낙 성격도 적극적이고 파이팅도 좋다. 우리 팀에 많이 필요했던 타입의 선수라 생각한다. 우리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라고 윌로우의 합류가 팀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 바라봤다.
이어 김연경은 "현재 현대건설과 승점이 벌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승점 관리를 잘 해서 남은 라운드를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라고 남은 시즌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남자부 MVP와 세리머니상을 독식한 신영석(한국전력)은 "MVP는 생각지도 못한 상이다. 외국인선수가 받을 것이라 생각하고 축하해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올스타 MVP는 처음이다. 먼저 팬들께 감사드리고 이 힘을 받아서 봄 배구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 "팬들을 위해서 어떻게든 준비를 하고 싶었다. 고민을 많이 했다. 많은 팬들 중에 '슬릭백'을 제안한 팬이 있었다. 어제(26일) 1시간 동안 연습했다. 나에게 이런 재능이 있는지 몰랐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이날 신영석은 줄넘기를 활용한 슬릭백 세리머니로 팬들의 박수 갈채를 이끌어냈다.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나와 여자부 MVP로 선정된 표승주(IBK기업은행)는 "첫 올스타전 출전에 MVP를 받아서 기쁘다. 팬들이 투표를 해주신 덕분에 올스타전에 왔는데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린다"라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날 표승주는 IBK기업은행에서 함께 뛰고 있는 아시아쿼터 폰푼의 헤어스타일을 따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폰푼은 헤어스타일 트레이드 마크다. 내가 봐도 너무 귀엽고 특이해서 팀끼리 맞추고 싶었다"는 표승주는 "내가 제안해서 하게 됐다. 올스타전이라는 이벤트성 행사이기 때문에 특별한 퍼포먼스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표승주는 "오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즐기면서 했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올스타전에서는 다양한 콘테스트가 펼쳐져 팬들을 즐겁게 했다. 도드람 스파이크 서브 킹 콘테스트에서는 마테이(우리카드)가 120km의 속도로 우승을 차지했고 도드람 스파이크 서브 퀸 콘테스트에서는 실바(GS칼텍스)가 97km로 우승의 영광을 가져갔다. 포카리스웨트 베스트 리베로 콘테스트에서는 료헤이와 임명옥이 나란히 30점으로 동점을 이뤄 연장전을 치렀고 료헤이가 9점을 획득, 5점을 얻은 임명옥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많은 배구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매진은 아깝게 달성하지 못했다. 이날 올스타전이 열린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는 관중 6120명이 몰렸다.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의 총 좌석수는 6415석. 취소표가 대량 발생하면서 매진은 실패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