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빨리 시킬까 했는데…1차지명 좌완, 왜 태극마크 먼저 품었나

수술 빨리 시킬까 했는데…1차지명 좌완, 왜 태극마크 먼저 품었나

▲ 이병헌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수술을 빨리 시킬까 했는데, 올해 수술하지 말고 대만에 가서 다 경험해 보라고 했다."

두산 베어스는 2022년 1차지명 좌완 이병헌(20)을 향한 기대가 크다. 두산을 대표했던 좌완 듀오 유희관과 장원준이 최근 차례로 은퇴한 가운데 이들의 빈자리를 대신할 재목으로 늘 이병헌을 꼽는다. 2021년 2라운더 좌완 최승용(22)은 다음 시즌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확정적이고, 이병헌은 두산의 왼손 불펜 갈증을 해소해 줄 현재이자 미래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이병헌은 올해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진 못했다. 36경기에 등판해 5홀드, 27이닝,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호주 스프링캠프부터 이병헌을 좌완 필승조로 낙점하고 꾸준히 기대를 걸었지만, 제구가 흔들리는 날이 잦아 애를 먹었다. 시즌을 마치고 마무리캠프를 진행할 때도 제구를 잡는 쪽에 무게를 두고 훈련을 했다.

사실 이병헌은 올 시즌을 마치고 수술대에 오를 계획도 있었다. 발목에 뼛조각을 발견했기 때문. 구단은 수술을 하고 푹 쉬면서 재정비할 시간을 줄까 했는데, 이병헌이 다음 달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제3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대표로 이름을 올리면서 계획에 변화를 줬다. 프로야구 10개구단 유망주들과 대학 야구 선수들로 최종 엔트리 24명을 꾸렸는데, 이병헌은 두산에서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수술을 하지 않아도 투구에는 무리가 없기에 일단 경험을 먼저 쌓는 쪽으로 선수와 함께 방향을 잡았다.

23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두산 관계자는 "이벙헌이 발목에 뼛조각이 있어서 빨리 수술을 시키려고 했는데, 대만에 가게 되면서 올해는 수술하지 말기로 했다. 가서 다 경험하고 와서 내년 시즌에 열심히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 이병헌 ⓒ곽혜미 기자


이병헌이 대만에서 좋은 경험을 안고 돌아오면 내년 불펜 구성에도 큰 힘을 얻을 것으로 봤다. 두산은 당장은 왼손 불펜이 부족해 보여도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으로 갈증을 해소해 보고자 한다. 그 계획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가 이병헌이다.

두산 관계자는 "우리 팀의 왼손 투수가 약해 보일 수 있는데, 당분간은 이병헌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작년에 대졸 신인인 백승우를 뽑았고, 올해도 대졸 좌완 투수 박지호를 뽑았다. 군에서 제대한 이교훈도 있다. 이 선수들이 단계를 잘 밟아서 육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마무리캠프에 앞서 올 시즌을 결산하면서 좌완 투수들의 성장을 촉구했다. 이 감독은 "전력으로 쓸 수 있는 선수가 이병헌, 백승우, 김호준, 이원재 이 4명 정도다. 나도 좌타자 출신이라 클러치 상황에서 까다로운 좌투수가 나오면 정말 힘들다. 좌투수가 필요하다. 내년에는 (이)병헌이가 4명 중에 가장 많이 나온 선수이기에 우리 팀의 주축으로 발돋움했으면 좋겠다. 일단 이병헌을 기대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두산에 입단하고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는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구단의 바람대로 한 뼘 성장해 돌아올 수 있을까.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0 Comments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