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로 진화하고 있는 '예측불허 코리안 가이' 황희찬[심재희의 골라인]

'괴물'로 진화하고 있는 '예측불허 코리안 가이' 황희찬[심재희의 골라인]

황희찬, 올 시즌 울버햄턴 '에이스' 우뚝
득점 공동 4위, EPL 전국구 스타 발돋움
황희찬이 올 시즌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그래픽=심재희 기자
황희찬.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예측불허.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황소' 황희찬(27) 이름 앞에 붙은 표현이다. 빠르고 저돌적인 모습이 정말 황소가 돌진하는 것 같다. 힘이 넘치는 전진과 과감한 플레이는 예측하기 힘든 면이 확실히 있다. 하지만 '세기'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플레이 중심을 자신에게 두다 보니 가진 기술을 유연하게 발휘하지 못했다. 시야와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이 다소 부족했다는 뜻이다.

다시 예측불허. 올 시즌 황희찬은 또 다른 예측불허의 공격수로 거듭났다. 빠르고 저돌이면서도 여유롭고 침착하다. EPL 무대에 완벽히 적응했고, 기회 포착과 마무리 능력이 탁월하게 좋아져 많은 골을 잡아냈다. 오프 더 볼 움직임과 직접 드리블, 슈팅 등 모든 부분에서 군더더기가 사라졌다. 이전의 예측불허와 다른 예측불허 공격수로 재탄생했다.

6일(한국 시각) 번리와 경기에서 터뜨린 골 장면은 '새로운 예측불허'로 진화했음을 확실히 증명한다. 동료들과 함께 강하게 전방 압박을 가한다. 동료가 공을 빼앗자 상대 수비수가 없는 공간을 선점한다. 패스가 오자 절묘한 터치로 슈팅 기회를 잡는다. 상대 수비수들과 골키퍼를 속이는 작은 슈팅 페이크로 완벽한 득점 찬스를 만든다. 그리고 가볍게 공을 툭 밀어넣는다.

편안하다. 여유롭고 침착하다. 과거 '투박하다'는 소리를 듣던 때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황희찬이 이렇게 변한 까닭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개인 기량이 절정에 달했고, 팀 동료들과 호흡도 더 좋아졌기 때문에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다고 봐야 옳다. 여기에 상대방의 움직임을 플레이 중심에 놓고 경기를 펼치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게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분명히 이전처럼 빠르고 저돌적이다. 그런데, 이전에는 엄청나게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서도 마무리가 둔탁하거나 세밀함이 떨어져 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힘을 써야할 때 더 몰아서 쓴다. 상대 수비수들의 기본 동선과 순간 움직임을 잘 파악하고 역동작에 걸리게 만든다. 넘치는 에너지에 노련미를 가미해 '괴물'로 진화한 느낌을 안긴다.

만 27세면 전성기에 접어든 나이다. 체력과 신체적인 부분은 나무랄 데가 없다. 여기에 '축구 지능'까지 한결 더 나아졌다. 개인 역량을 키우고, 상대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하며, 순간적인 수 싸움까지도 잘해내니 좋은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더 업그레이드 된 '예측불허 코리안가이' 황희찬이 EPL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하며 기세를 드높이고 있다.

◆ 황희찬 올 시즌 EPL 득점 일지(현지 시각 기준)
- 1호골 : 8월 19일 vs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알비온
- 2호골 : 9월 3일 vs 크리스털 팰리스
- 3호골 : 9월 16일 vs 리버풀
- 4호골 : 9월 30일 vs 맨체스터 시티
- 5호골 : 10월 8일 vs 애스턴 빌라
- 6호골 : 10월 28일 vs 뉴캐슬 유나이티드
- 7호골 : 11월 27일 vs 풀럼
- 8호골 : 12월 5일 vs 번리

기사제공 마이데일리

심재희의 골라인 기사 목록

0 Comments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