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억 돌파' 2년 연속 이닝 1위 보상 받았다…내 한계 많이 깨졌다

'연봉 2억 돌파' 2년 연속 이닝 1위 보상 받았다…내 한계 많이 깨졌다

▲ 김명신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내게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이 조금 많이 깨졌어요."

두산 베어스 우완 투수 김명신(31)은 지난해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선발투수가 강판되고 위기마다 등판해 상대팀의 흐름을 끊는 임무를 충실히 해내며 필승조로 완벽히 자리를 잡았다. 70경기에 등판해 3승, 2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한 시즌에 20홀드를 넘긴 건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79이닝을 책임지면서 2022년(79⅔이닝)에 이어 2년 연속 팀 내 불펜 이닝 1위에 오르는 등 기여가 컸다. 홀드 부문에서는 리그 3위에 올랐다.

두산은 2시즌 연속 고생한 김명신에게 연봉으로 보상해 줬다. 김명신은 지난해 연봉 1억4500만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2억원이 넘는 금액에 사인했다. 2022년 연봉 1억원을 받았는데, 2년 사이 1억 넘게 몸값을 끌어올렸다.

4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김명신은 연봉 협상 결과와 관련해 "만족한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시즌 초반에는 성적이 조금 안 좋아서 힘들었는데, 시즌을 치를수록 좋아졌다. 마지막에 힘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생각보다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김명신은 경북고-경성대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20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했을 때부터 빼어난 제구력을 갖춰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았고, 2017년 데뷔 시즌부터 1군에서 꾸준히 얻었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조금 벗어난 임무를 주로 맡았다. 구위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접전보다는 점수차가 벌어지거나 선발이 일찍 무너져 긴 이닝을 책임질 투수가 필요할 때 주로 등판했다. 지난해까지 꾸준히 불펜으로 커리어를 쌓았는데 홀드는 41개에 그친 이유다.

▲ 김명신 ⓒ 두산 베어스


김명신이 필승조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제구력을 바탕으로 노련한 피칭을 펼쳐 팀이 위기일 때마다 큰 힘이 됐다. 생애 처음으로 10홀드 고지를 밟는 등 선수 생활에 꽤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는 필승조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한 해였다. 김명신은 시즌 초반부터 책임이 컸던 필승조 홍건희와 정철원이 지칠 때쯤 계속해서 멀티이닝을 던지면서 둘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그런 김명신을 점점 더 중요한 상황에 기용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홀드 24개를 챙길 수 있었다.

김명신은 2억원이 넘는 연봉도 만족스럽지만, 홀드 24개가 더 마음에 들었다. 김명신은 "홀드를 많이 해서 만족했다. 나는 내가 기록으로 성과를 내기는 많이 어려운 투수라고 생각했다. 나는 구위가 조금 떨어지는 유형이니까, 스스로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홀드는 매우 타이트할 때 막아내야 챙길 수 있는 기록이지 않나. 내게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이 조금 많이 깨지고 자신감도 많이 얻게 된 것 같다"고 고백했다.

2년 연속 좋은 활약을 펼쳐싸고 해서 쉽게 만족하진 않으려 한다. 김명신은 "나는 항상 최악을 대비하는 스타일이다. 지난해까지 사실 나는 해마다 1군에서 버티는 게 목표인 투수였다. 이제는 그래도 내년, 내후년에 조금 더 야구를 오래할 수 있게 잘 유지해야 하니까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안정감이 든다고 말하기는 아직 잘 모르겠다. 계속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야구 인생이 풀리면서 삶에도 좋은 변화가 생겼다. 김명신은 지난달 심미소(29)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투수 고봉재의 소개로 만나 3년을 연애한 끝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느라 최근 몸무게가 불었는데, 다시 정상 체중으로 돌아오기 위해 야구장에 나와 꾸준히 훈련을 하고 있다.

▲ 김명신(왼쪽)과 신부 심미소씨 ⓒ 두산 베어스


김명신은 "결혼한 지 이제 보름 정도 된 것 같다. 신혼여행 다녀와서 처가 인사 드리고, 우리 집에 가서 또 인사하고 오느라 아직 정신이 없다. 내가 살이 엄청 잘 찌는 스타일이다. 아내가 차돌된장찌개 이런 것들을 해주는데, 아내가 해주는 밥은 다 맛있다. 내가 요리를 잘해서 같이 음시을 하는 편이다. 신혼여행 다녀와서 지금 엄청 살이 많이 쪄서 또 빼야 한다. 몸무게가 90㎏ 초반일 때 가장 공을 던지기 좋은 몸인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2년 연속 공을 많이 던진 여파는 당장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김명신은 "몸이 둔한 스타일이라 몸이 무겁다거나 그런 느낌은 안 든다. 겨울에는 회복 위주로 유산소 운동을 많이 했다. 아프지 않게 팔 관리를 더 잘하려 하고 있고, 살이 더 찌지 않게 체중 관리를 잘하려 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올겨울 김명신에게 "결혼 축하한다. 신혼여행 이탈리아로 가면 소매치기 조심해라"라는 덕담을 남긴 뒤 "아프면 안 된다. 잘 관리해라. 새해에도 한번 해야지"라고 힘을 실어줬다.

김명신은 "감독님 기대에 부응하려면 아프지 않아야 될 것 같다. 아프지 않아야 잘할 수 있으니까. 새해에도 셋업맨을 하고 싶다.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양의지(왼쪽)와 김명신 ⓒ 두산 베어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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