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도전’ 키움 김혜성 거듭 요청 “유격수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ML 도전’ 키움 김혜성 거듭 요청 “유격수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ML 도전을 선언한 김혜성. 정지윤 선임기자

2루수로도 뛰어난 재능 뽐내지만
포스팅 대비해 ‘가치 입증’ 필요
내년 시즌 제자리 복귀 강력 희망

홍원기 감독 “심사숙고해보겠다”

KBO리그의 대표 2루수가 된 김혜성(24·키움)이 유격수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다시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의 신호탄이다. 키움은 또 내년 시즌을 앞두고 깊은 고민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은 지난 4일 조아제약 프로야구 시상식에 참석한 뒤 홍원기 키움 감독과 면담을 가졌다. 2024시즌 후 미국 진출 의지를 드러낸 이후 아직 구단과 공식적으로 정리한 바는 없는 상태에서 감독과 가장 먼저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홍 감독은 일단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하고 응원해주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혜성은 내년 시즌 유격수로 이동하고 싶다는 뜻을 홍 감독에게 전했다. 김혜성은 면담에 앞서 “유격수 포지션이 가장 좋다. 항상 유격수에 대한 마음이 남아 있었다. 다시 하고 싶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리려 한다”고 했다.

김혜성은 2루수와 유격수 모두 가능한 내야수다. 입단 당시 유격수였으나 팀 사정으로 인해 2루수도 오갔다. 2021년에는 유격수 부문에서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22년에는 2루수 부문에서 수상해 리그 최초로 유격수와 2루수로 모두 골든글러브를 받은 선수로 기록되기도 했다. 지금의 김혜성은 키움의 주전 2루수이자 국가대표 2루수다. 올해 신설된 KBO 수비상 2루수 부문을 수상했고 올해도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 수상이 유력하다. 그러나 유격수에 대한 애착이 있다. 이번 시즌 중에도 유격수 복귀 희망을 드러내 몇 차례 출전했던 김혜성은 결과적으로는 2루수로 돌아갔다.

유격수는 내야 중 수비능력이 가장 돋보이는 자리다. 2루수로 굳어져가는 지금, 유격수로서 실력도 보여주면서 미국 구단들에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김하성(샌디에이고)이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능력으로 미국 무대에 안착한 것도 동기 부여가 된 듯 보인다.

다만 김혜성의 바람은 키움의 현실과 조금 거리가 있다. 키움은 ‘2루수 김혜성’이 주전으로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최상책이라 판단해왔다. 이번 시즌 포지션 이동을 요청했을 때도 고민했고 유격수를 맡겼다가 결국 2루수로 남긴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정후가 없는 내년에는 김혜성이 그야말로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핵심 선수의 포지션 이동은 팀에 작은 변화가 아니다.

홍 감독은 “(김)혜성이가 2루수로서 많은 것을 얻었으니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사실상 포지션 변경에 대한 얘기를 했다. 고민해봐야 될 것 같다. 한 명을 위해 팀을 다 바꿀 수는 없으니 2루수로서 가치를 높이는 게 더 좋지 않겠느냐는 개인적인 생각은 전했다. 결정된 것은 아직 없으니 일단 준비 잘하자고 했다. 심사숙고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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