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타수 무안타 6K' 1억불의 남자, '천적'과 다시 만났다…큰무대에선 다를까 [SC포커스]

'15타수 무안타 6K' 1억불의 남자, '천적'과 다시 만났다…큰무대에선 다를까 [SC포커스]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키움전. 이정후가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3.10.7/[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물고기는 큰물에서 놀아야한다'는 말이 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마침내 아버지를 넘어 이륙할 준비를 마쳤다.

13일(한국시각) 미국 스포츠매체들은 일제히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입단 소식을 전했다.

최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83억원)의 역대급 계약 금액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KBO리그 팬들에게 던진 충격만 보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10년 7억 달러 계약 못지 않다.

타이밍도 좋았다. 앞서 류현진(FA) 김하성(샌디에이고) 등의 선배들이 'KBO리그 톱클래스 플레이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키움전. 홈 고별전을 마친 이정후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3.10.10/한국 선수들 뿐만 아니다. 메릴 켈리(애리조나)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 등 KBO리그에서 빛을 본 외인들도 마찬가지다.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 역시 20승-200K에 트리플 크라운(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1위)의 가치를 인정받아 2년 총액 1500만 달러에 메이저리그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오타니의 FA 시즌과 겹치면서 많은 팀들이 샐러리를 충분히 비워놓은 덕도 있다. 오타니가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총액 기준) 계약을 맺은 임팩트도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키움전. 8회말 대타로 나온 이정후를 향해 샌프란시스코 피트 푸틸라 단장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3.10.10/이정후가 2017년 데뷔 이래 꾸준히 펼친 최정상급 활약은 더이상 '변방 리그'에 대한 무시로 이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발목 부상으로 올시즌을 날리다시피 했음에도 이미 인정받은 가치는 깎이지 않았다.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이정후의 고척돔 고별전 현장을 찾아 '리스펙트'를 과시했고, 영입 성공이란 결과로 증명했다.

그런데 미국에는 데뷔초 이정후를 말그대로 '쥐잡듯' 잡던 천적이 있다. '좌승사자' 레일리다.

롯데 시절 브룩스 레일리. 스포츠조선DB레일리가 한국에서 뛴 기간은 2015~2019년까지 5시즌이다. 그중 이정후와는 2017년부터 3년간 한 리그에서 뛰었다.

그 3시즌 동안 이정후는 레일리와 총 17번 만나 2번 출루에 그쳤다. 그마저도 안타 없이 볼넷, 사구 하나씩이다. 출루율 1할1푼8리. 나머지 15타석은 모조리 범타에 삼진까지 6번이나 당했다.

이정후에게도 할말은 있다. 이정후와 레일리의 대결은 데뷔 후 3년간의 기록일 뿐이다.

매년 성장하는 괴물이다. 레일리가 한국을 떠난 뒤 4년간 얼마나 발전했는지 가늠하기 힘들다. 지난해에는 타격 4관왕에 시즌 MVP를 거머쥐는 등 '완전체'로 거듭난 그다.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 경기장을 찾은 김하성과 이정후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3.11.13/하지만 레일리가 떠난 뒤 이정후는 비슷한 스타일인 찰리 반즈(롯데)에게도 20타수 4안타(3볼넷) 2삼진으로 약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정후는 천적 관계를 깨뜨릴 수 있을까. 혹은 레일리가 '내가 왕년에 이정후를 말이야…'라고 주위에 자랑하게 될지도 모른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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