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꽁꽁 숨겼던 155㎞ 신인 최대어… 그릇에 물 채우고 1군 캠프 뜬다
자유인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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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4 06:46
[스포티비뉴스=함평, 김태우 기자] 지난해 11월 진행됐던 KIA의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는 포수 이상준을 비롯한 몇몇 KIA 신인 선수들이 합류해 땀을 흘렸다. 1군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는 캠프는 아니지만, 그래도 1군 코칭스태프들이 총출동한 자리였다. 이들에게 자신이 가진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그런데 정작 KIA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최대 기대주 조대현(19)은 그곳에 없었다. 다행히 부상 등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팀 전략이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당시 "몸을 더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부상이 없는 이상 내년 2월 스프링캠프 때는 무조건 부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을 던지는 것을 보고 앞으로의 활용도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신인들은 제법 있었지만, 캔버라 스프링캠프 합류를 결정한 첫 신인은 정작 오키나와에 없었던 조대현이었다.
KIA의 기대감을 느낄 수 있다. 강릉고 출신의 조대현은 193㎝라는 키가 말해주듯 건장한 신체를 가졌다. 가진 그릇이 크다는 의미다. 고교 시절에 그 그릇을 점차 채워가는 모습이 큰 기대를 모았다.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를 펑펑 던지며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평가가 급상승했다. 당장의 기량만 놓고 보면 조대현보다 더 좋은 동기 투수들이 있을 수는 있어도, 가진 잠재력을 보면 조대현이 가장 매력적인 투수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렇게 KIA의 1라운드 전체 6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KIA는 조대현의 팀 합류 이후 철저한 관리 계획을 선보였다. 공을 던지는 것보다는 신체 개조 프로그램에 가까웠다. 키에 비해 마른 체구를 가지고 있는 조대현은 더 강한 공을 던지기 위한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부상 위험도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다. 그렇게 함평의 2군 시설에서 두 달 이상 땀을 흘렸다. 그 결과 조대현은 스스로도 만족할 정도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희망을 키운 시기였다.
KIA 챌린저스필드에서 만난 조대현은 오키나와 캠프에 가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쉽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함평에서 보낸 시기에 대해 "재밌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조대현은 "11월에 합류해서 일단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었다. 공을 던지는 건 두 번째였다. 공을 던져도 감이 떨어지지 않게 툭툭 던지는 느낌이었다"면서 "한 달 사이 힘이 점점 붙는 것을 느꼈다. 12월도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1월부터는 공도 조금씩 던지면서 (훈련과 투구를) 병행하고 있다"고 지난 근황을 설명했다.
사실 몸을 만드는 건 지루한 과정이다. 투수는 어쨌든 공을 던지면서 야구의 재미를 느낀다. 투구를 사실상 봉인한 채 기구와 싸우는 과정은 아직 루틴이 잡히지 않은 어린 선수에게는 어려운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대현은 몸이 더 강해지는 것을 실감하며 재미를 느꼈고, 그 결과 훈련에 더 매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조대현은 "힘이 붙는다는 게 느껴졌다. 실제 수치상으로도 그것이 뚜렷하게 나온다. 운동하면서 몸이 좋아지는 게 재밌었다"고 지난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손승락 2군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가 조대현을 각별하게 챙겼다. 코칭스태프 또한 조대현의 잠재력을 단번에 알아보고 팀의 미래에 핵심적인 자원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까닭이다. 조대현은 "조금만 세게 던지면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천천히 던져라. 세게 던지지 마라'고 말씀해주시더라. 나도 잘 참았던 것 같다"면서 "고교 때 매일 공을 던지다가 이 과정을 거치니 팔이 생생해지는 것 같다"고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꼭 무식하게 공을 던지는 게 왕도가 아니라는 것을 이 시간에서 배웠다.
조대현은 입단 당시보다 살을 찌웠다. 증량하면서 몸이 둔해질 수도 있는데 그걸 방지하기 위한 훈련을 많이 했다. 조대현은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데도 몸 스피드나 이런 것들이 더 향상됐다. 전반적으로 몸이 괜찮아졌다"고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2월 1일 시작될 캔버라 캠프에 초점을 맞추고 본격적인 발진에 들어갈 참이다. KIA가 그렸던 그 시나리오대로 착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첫 1군 캠프에 대한 기대감은 누구보다 클 것이다. 조대현도 이를 애써 겸손하게 숨기지 않는다. 조대현은 "캠프에서는 투수로서의 능력을 보여드려야 하는 시간이다. 지금부터 공을 던지는 데 조금 더 집중을 하면서 밸런스를 찾아가고 변화구에서도 감각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고등학교 3학년 때야 계속 주어진 기회가 있었지만 프로에는 더 뛰어난 선배님들이 많이 계신다. 기회가 많이 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딱 한 번에 잡는 게 최종적인 목표"라면서 첫 1군 캠프를 응시했다.
조대현은 이미 고교 시절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던진 적이 있다. 몸만 잘 키우면 그 구속을 회복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어쩌면 그 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리그의 젊은 투수 중 시속 155㎞ 이상의 가능성이 있는 몇 안 되는 투수로 평가되기도 한다. 조대현도 투수라면 누구나 그렇듯 스피드 욕심은 있다. 하지만 단순히 구속이 아닌, 제구가 동반되는 155㎞를 꿈꾼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급하지 않다. KIA가 바라는 일이다.
조대현은 "나에게 기대를 걸어주시는 게 대부분 스피드다. 나도 스피드에 대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매력이 있는 선수가 될 수 있으니 구속과 제구를 다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면서 "열심히 운동하고 체계적인 훈련 속에서 더 성장하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KIA에 지명을 받았을 때 그 당시 너무 기뻤다. 설레는 부분이 있었다. 이번 캠프도 걱정보다는 설렘이 가득한 것 같다. 선배님들이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계실 테니 물어보면 알려주시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다가오는 2월을 고대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