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아닌 '92년생 투수' 영입 뉴욕 메츠…'코리안 몬스터' 갈 곳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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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03:52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8)의 2024년 입게 될 유니폼이 또다시 미궁에 빠졌다. 계약이 유력해 보였던 뉴욕 메츠가 다른 선발투수를 영입한 가운데 류현진을 추가 영입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뉴욕 포스트' 등 미국 현지 매체들은 7일(한국시간) 뉴욕 메츠가 좌완 투수 숀 머나이아와 계약기간 2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8억 48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머나이아는 2년 계약 보장은 물론 2024 시즌 종료 후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선수가 FA(자유계약) 자격을 행사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권리를 계약서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머나이아는 1992년생 좌완 투수로 신장 195cm, 체중 111kg의 다부진 체격을 갖췄다. 2013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4순위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머나이아는 2016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2017 시즌 25경기 158⅔이닝 12승 10패 평균자책점 4.37, 2018 시즌 27경기 160⅔이닝 12승 9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하며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머나이아는 최근에도 꾸준히 빅리그에서 선발투수로 생존했다. 2021 시즌 32경기 179⅓이닝 평균자책점 3.91, 2022 시즌 30경기 158이닝 8승 9패 평균자책점 4.96, 지난해 117⅔이닝 7승 6패 평균자책점 4.44로 빼어나지는 않지만 어느 팀이라도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수준의 피칭을 해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머나이어는 2023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에서 부진했지만 불펜투수로 보직을 옮긴 뒤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특히 지난 시즌 막판 선발투수로 복귀해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5로 안정감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머나이아가 메츠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류현진의 행선지가 더욱 오리무중이 됐다. 미국 언론들은 최근 FA 시장에 남아 있는 류현진이 메츠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츠글 쏟아냈다.
'뉴욕 포스트'는 지난 6일 "뉴욕 메츠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발투수 딜런 시즈를 확인하고 있는 팀 중 하나다. 시즈는 여전히 트레이드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 중 한 명이다"라며 "메츠가 선발 로테이션 보강을 위해 영입을 고려 중이다. 또 좌완 FA(자유계약) 션 머나이아와 류현진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NY'도 최근 "류현진은 부상 위험이 다소 있지만, 마운드에 올랐을 때는 가장 믿음직스럽고 효과적인 좌완투수 중 한 명이었다. 베테랑으로서 메이저리그 통산 10시즌 동안 평균자책점 3.27,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8을 선보였다"고 치켜세웠다.
또 "36세인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다"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뿐이다. 류현진은 메츠에 남은 최고의 중급 투수 중 한 명이다. (최근 메츠가 FA로 영입한) 우완투수 루이스 세베리노와 비슷하게 1~2년 계약을 맺는 것이 훨씬 합리적일 수 있다"고 추천했다.
메츠는 2024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센가 코다이, 호세 퀸타나, 루이스 세베리노, 아드리안 하우저로 구성해 놓은 상태였다. 여기에 머나이아의 합류로 5선발의 구색을 갖췄다. 자연스럽게 류현진이 끼어들 틈이 없어졌다.
류현진은 2012 시즌 종료 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로 진출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순조롭게 안착했다. 2013 시즌 30경기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 2014 시즌 26경기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 2017 시즌 25경기 5승 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7, 2018 시즌 15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 2019 시즌 29경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빅리그 수준급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다저스는 류현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한화에 지급한 포스팅 이적료 2573만 7737달러(약 331억 3733만 원)와 류현진에게 첫 6년간 총액 3600만 달러(약 463억 5000만 원), 2019 시즌 지급한 연봉 1790만 달러(약 235억 5640만 원)를 투자한 결실을 충분히 얻었다.
류현진은 2020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하며 4년 총액 8000만 달러(약 1085억 원)의 FA 대박을 터뜨렸다. 2020 시즌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활약했다. 당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단축 시즌으로 치러지기는 했지만 에이스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2021 시즌부터 류현진의 시련이 시작됐다. 31경기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류현진이 2013년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은 이후 부상 없이 풀타임을 치른 시즌 평균자책점이 4점대를 넘어선 건 처음이었다.
류현진은 이후 2022 시즌을 의욕적으로 준비했지만 커리어 두 번째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위기를 맞았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적지 않은 나이 탓에 미국 언론에서는 류현진의 재기 가능성을 낮게 보기도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쓰러지지 않았다. 1년이 넘는 재활 과정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냈다. 2023 시즌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준수한 성적을 찍었다. 부상 복귀 첫 시즌 6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특유의 안정적인 게임 운영 능력도 여전하다는 걸 보여줬다.
류현진은 1987년생으로 내년이면 만 37세가 되는 노장이지만 동시에 검증된 베테링이기도 하다. 투수 한 명이 아쉬운 메이저리그 구단들 입장에서는 류현진은 충분히 긁어볼 가치가 있는 복권이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역시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 시작 후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진행된 단장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보라스는 FA 자격을 취득한 류현진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빅리그 팀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며 류현진의 빅리그 잔류 가능성을 나타냈다.
류현진도 지난해 11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찾아 "일단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제안을) 들어봐야 한다"며 "윈터 미팅이 끝난 12월 중순쯤 뭔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일단 기다리고 있다"고 짧게 자신의 거취 관련 계획을 밝혔다. 이후에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몸을 만들고 있다.
최근 뉴욕 메츠와 지속적으로 링크가 떴지만 류현진이 끝내 메츠 유니폼을 입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음달 중순부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2024 시즌 대비 스프링캠프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이달 중에는 계약을 마쳐야 한다. 둥지 찾기가 늦어질수록 정규리그 개막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잔류가 불발된다면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 친정팀 한화 이글스 복귀다. 류현진은 FA가 아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 리그로 나갔기 때문에 KBO리그 규약에 따라 한국 내 소유권은 한화에 있다. 류현진은 한화에서 4년을 뛰어야만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류현진 2013~2023년 연도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성적
-2013년: 30경기 192이닝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
-2014년: 26경기 152이닝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
-2016년: 1경기 4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11.57
-2017년: 25경기 126⅔이닝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
-2018년: 15경기 82⅓이닝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
-2019년: 29경기 182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
-2020년: 12경기 67이닝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
-2021년: 31경기 169이닝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
-2022년: 6경기 27이닝 2승 평균자책점 5.67
-2023년: 11경기 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P,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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