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합 291SV' 김재윤에 임창민까지…삼성은 '검증된' 불펜투수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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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06:08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또 한 번 FA(자유계약) 영입을 위해 지갑을 열었다. 목표는 뚜렷했다. '불펜 강화'였다.
삼성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투수 임창민과 FA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계약 기간 2역, 총액 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4억원, 옵션 1억원)이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해 11월 22일 FA 투수 김재윤(4년 총액 58억원 / 계약금 20억원, 연봉 합계 28억원, 인센티브 합계 10억원)에 이어 올겨울 불펜투수만 두 명을 품게 됐다.
임창민은 "삼성 라이온즈라는 명문팀에서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보여주셔서 입단을 결심하게 되었다"며 삼성에는 열정적인 팬들이 많다. 그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베테랑 투수 임창민으로 영입을 통해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진 구축과 팀 내 어린 선수들과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산 122세이브, 꾸준했던 임창민
2008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1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된 임창민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간 뒤 2023년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로 복귀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487경기 497이닝 27승 29패 57홀드 122세이브 평균자책점 3.73.
임창민은 히어로즈 시절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2012년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NC로 이적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적 첫 해였던 2013년 54경기 64⅔이닝 6승 6패 9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한 데 이어 이듬해 41경기 53⅓이닝 6승 3패 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39로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다.
임창민이 필승조로 발돋움한 건 2015년이었다. 그해 임창민은 61경기 64이닝 1승 5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80으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 팀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상승세는 계속 이어졌다. 임창민은 2016년 65경기 70이닝 1승 3패 6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57, 2017년 60경기 66이닝 4승 3패 29세이브 평균자책점 3.68로 철저하게 뒷문을 단속했다.
하지만 2018시즌 도중 위기가 찾아왔다. 임창민은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을 받게 됐고, 결국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일반적으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는 선수들에게 1년 이상의 재활 기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할 때 임창민의 복귀 시점은 아무리 빨라야 2019년 5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였다.
2019년 6월을 복귀 시점으로 잡은 임창민은 그해 7월 중순 1군 엔트리에 등록, 약 1년 3개월 만에 돌아왔다. 시즌 최종 성적은 20경기 15이닝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40. NC 불펜에 활용도 높은 카드가 하나 추가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임창민은 2020년 44경기 37⅔이닝 7승 2패 11홀드 평균자책점 5.26으로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고, 이듬해 46경기 40⅓이닝 3승 17홀드 평균자책점 3.79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그런 임창민에게 돌아온 건 다름 아닌 방출 통보. 김진성(현 LG 트윈스)도 팀을 떠났다. 김시훈, 류진욱 등 젊은 불펜투수들의 성장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 NC는 베테랑들과의 작별을 택했다.
현역 연장 의지가 강력했던 임창민은 새로운 팀을 찾았고, 12월 두산 베어스와 계약을 맺었다. 불펜이 약점으로 꼽힌 두산은 임창민의 경험과 경기 운영 능력이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창민은 2022시즌 32경기 27⅓이닝 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95를 마크했다. 4월에만 14경기에 등판하면서 불펜의 한 축을 맡았지만, 6월 이후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졌다. 결국 두산은 한 시즌 만에 임창민을 떠나보내기로 했다.
소속팀 없이 방황해야 했던 임창민에게 손을 내민 건 '친정팀' 키움이었다. 키움은 2022년 11월 말 투수 임창민, 홍성민, 변시원, 내야수 정현민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조상우의 군입대 등 불펜 전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임창민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마운드에 오른 임창민은 51경기 46⅔이닝 2승 2패 1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51로 2017년 이후 6년 만에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다만 8월 8⅓이닝 9경기 1승 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4.32, 9월 이후 6경기 5이닝 4세이브 평균자책점 5.40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두 번의 방출 속에서도 주저앉지 않은 임창민은 2023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취득했고, 권리 행사를 결정하면서 시장에 나왔다. 한 달 넘게 팀을 구하진 못했지만, 불펜 강화를 원하는 팀들이 임창민에 관심을 보였다. 결국 삼성이 그를 품었다.
삼성 구단은 "베테랑 투수 임창민으로 영입을 통해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진 구축과 팀 내 어린 선수들과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합 291세이브, 경험이 장점인 투수가 두 명이나 온 이유는
앞서 삼성은 또 다른 FA 투수 김재윤을 영입한 바 있다. 당시 이종열 삼성 단장은 "FA 투수 중 가장 좋은 자원이라고 생각한 김재윤을 영입했고, 올 시즌 팀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었던 불펜을 보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김재윤의 영입으로 뒷문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게 되고 궁극적으로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2015년 2차 특별지명 13순위로 KT에 입단한 김재윤은 원래 자신의 포지션이었던 포수가 아닌 투수로 전향, 2016시즌부터 마무리로 활약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481경기 504⅔이닝 44승 33패 17홀드 169세이브 평균자책점 3.58.
특히 김재윤은 2020년 21세이브, 2021년 32세이브, 2022년 33세이브, 지난해 32세이브로 최근 네 시즌 동안 무려 118세이브를 올렸다. 이 기간 김재윤보다 세이브가 많았던 투수는 '끝판대장' 오승환(123세이브) 단 한 명뿐이었다.
김재윤도, 임창민도 올겨울 FA 시장에 나온 불펜투수들 중에서는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투수다. 그렇다면, 삼성은 왜 외부 FA로 불펜투수를 두 명이나 영입했을까.
지난 시즌 삼성의 불펜 사정을 보면 답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16으로 10개 구단 중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역전패 또한 38패로 리그 최다 1위였다. 결국 경기 중반 이후 승리를 놓친 경기가 생각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지난 시즌 50이닝 이상 던진 불펜투수는 김대우(64이닝), 오승환(62⅔이닝), 이승현(우완, 60이닝), 김태훈(55⅔이닝)까지 총 5명이다. 그중에서 필승조를 맡거나 접전에서 호출받은 투수는 오승환, 이승현 정도다. 선발투수가 아무리 6~7이닝을 던져도 팀 입장에서는 대량 득점을 뽑지 않는 이상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선발도, 타선도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삼성에게 가장 급했던 건 불펜투수 영입이었다. 기존에 있는 투수만으로는 2024시즌을 준비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고 판단했고, '도합 291세이브'로 검증된 김재윤과 임창민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한숨을 돌렸다.
▲이제 남은 건 오승환이다
외국인 선수 구성도, 불펜 보강도 끝냈다. 이종열 단장 취임 이후 바쁜 겨울을 보낸 삼성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아직 시즌이 개막한 건 아니지만, 부족했던 부분을 채웠다는 점은 만족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의 스토브리그가 아직 마무리된 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게 남았다. 바로 '내부 FA' 계약이다. 삼성은 투수 김대우, 내야수 강한울과 더불어 오승환과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다.
삼성과 오승환 모두 '잔류'를 생각하고 있지만, 세부 조건 조율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말 '2023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취재진을 만난 오승환은 "이종열 단장님과 얘길 잘 나누고 있다. 워낙 단장님이 바쁘시다"고 협상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
팀이 2021년 정규시즌 2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지만, 2014년을 끝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한 만큼 팀 구성원 전체의 마음이 간절하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싶은 오승환은 "나도 팀이 1승이라도 더 거두기 위해서 어떤 역할이든 팀에 도움이 되는 게 목표다. 내 보직이야 감독님께서 정해주시겠지만, 언제 마운드에 오르는 건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팬들께 (가을야구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면서 거짓말을 하는 것 같은데, 그걸 지키기 위해서도 팀이 많이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4 FA 계약 일지 및 세부 내용
-1호(2023년 11월 20일·이하 계약 발표일 기준): 전준우(롯데, 재계약) / 4년 총액 47억원
*보장 40억원, 인센티브 7억원
-2호(2023년 11월 20일): 안치홍(롯데→한화, 이적 계약) / 4+2년 총액 72억원
*4년 보장 47억원, 인센티브 8억원
*2년 뮤추얼 옵션: 계약 연장 시 보장 13억원, 인센티브 4억원
-3호(2023년 11월 21일): 고종욱(KIA, 재계약) / 2년 총액 5억원
*계약금 1억원, 연봉 1억5000만원, 인센티브 1억원
-4호(2023년 11월 22일): 김재윤(KT→삼성, 이적 계약) / 4년 총액 58억원
*계약금 20억원, 연봉 28억원, 인센티브 10억원
-5호(2023년 11월 30일): 양석환(두산, 재계약) / 4+2년 총액 78억원
*4년 계약금 20억원, 연봉 39억원, 인센티브 6억원
*2년 뮤추얼 옵션: 계약 연장 시 13억원
-6호(2023년 12월 21일): 임찬규(LG, 재계약) / 4년 총액 50억원
*계약금 6억원, 연봉 20억원, 인센티브 24억원
-7호(2023년 12월 21일): 장민재(한화, 재계약) / 2+1년 총액 8억원
*2년 보장 4억원, 인센티브 1억원
*1년 연봉 2억원, 인센티브 1억원
-8호(2023년 12월 21일): 오지환(LG, 재계약) / 6년 총액 124억원
*계약금 50억원, 연봉 50억원, 인센티브 24억원
-9호(2023년 12월 24일): 함덕주(LG, 재계약) / 4년 총액 38억원
*계약금 6억원,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18억원
-10호(2024년 1월 4일): 김선빈(KIA, 재계약) / 3년 총액 30억원
*계약금 6억원, 연봉 18억원, 인센티브 6억원
-11호(2024년 1월 5일): 임창민(키움→삼성, 이적 계약) / 2년 총액 8억원
*계약금 3억원, 연봉 4억원, 인센티브 1억원
사진=삼성 라이온즈,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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