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이강인은 후반 충격의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재성 골로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평가전 이라크전에서 승리를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평가전이어도 판정은 아쉬웠다. 로테이션으로 시작해 주전을 대거 투입한 대한민국은 승리를 거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6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위치한 뉴욕유니버시티 아부다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번 이라크전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이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최근 6번의 평가전에서 모두 이겼고 20득점 무실점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유지했다. 한국은 E조에 포함돼 차례로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선발 라인업]

사진=대한축구협회. 주전들이 대거 빠지고 로테이션이 가동됐다. 

대한민국은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기제, 김영권, 정승현, 설영우가 수비 라인을 구성했다. 황인범, 박용우가 중원에 나섰고 정우영, 홍현석, 이재성이 2선에 위치했고 최전방은 오현규가 맡았다. 김진수, 김민재, 손흥민, 조규성, 황희찬, 송범근, 이순민, 문선민, 박진섭, 이강인, 조현우, 김태환, 김주성, 김지수, 양현준은 벤치에서 시작한다. 주전 선수들보다는 그동안 잘 뽑히지 않았던 이들로 선발 명단을 구성하며 로테이션과 실험을 한 클린스만 감독이다.

이라크는 4-2-3-1 포메이션 속에서 잘랄 하산, 메르카스 도스키, 알리 아드난, 사드 나티크, 후세인 아릴, 오사마 라시드, 아미르 알아마리, 알리 자심, 이브라힘 바예시, 몬타데르 마제드, 모하나드 알리가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2005년생 마제드가 데뷔전을 갖는 게 눈에 띄었고 유럽 리그에서 활약 중인 이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프리뷰]

사진=대한축구협회사진=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KFA)는 12월 28일 오전 11시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클린스만호는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26일부터 국내파 선수 위주로 서울 근교에서 소집 훈련에 들어갔다. 오늘 발표된 최종명단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다. 내년 1월 2일 UAE 전지훈련에 나선 다음 6일 이라크와 평가전이 예정되어 있었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뽑혔다. 손흥민, 조규성, 김민재, 황희찬, 이재성, 황인범, 이강인, 정우영, 오현규 등 선발됐다. 김주성, 박진섭, 양현준, 김지수 발탁도 눈에 띄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상당히 기대가 많이 된다. 대회가 기다려진다. 매번 느끼지만 큰 대회에 앞서 명단 발표는 특별한 기분이다. 뜻깊은 자리다.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협회 입장에서도 그렇다. 수개월 동안 계속 말씀드렸지만 목표는 뚜렷하다.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눈빛을 보면 느껴진다. 매번 말씀드렸듯 좋은 성적을 거둬 선물하는 것이 목표다"고 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아시안컵 같은 큰 대회는 타이밍 같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타이밍이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과 주요 리그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감독으로서 좋은 느낌과 에너지를 받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마지막 우승이) 64년 전이다. 대한민국에 있어 64년은 너무 길다. 대회를 치르다 보면 많은 일이 있을 것이다. 운도 따라야 할 수 있다. 토너먼트에선 단두대 매치가 펼쳐진다. 선수들이 부상 없이 합류해 그 자신감을 대표팀에서 이어가 시작을 잘 한다면, 약속을 한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자신감도 있다. 64년 동안 이루지 못한 우승을 반드시 이루고 올 기회라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끝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좋은 성적을 거두리란 믿음이 있다.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선수들과 대회에 나선다. 우승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자신감이 넘쳐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우승을 이룰 좋은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 있어 가능하다. 부임 당시 선수들에게 여러분들과 아시안컵이라는 큰 무대에 참가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꼭 우승하고 돌아오겠다. 함께 이루는 우승이다. 많은 팬들이 응원해 주시면 힘을 얻을 것이다. 한마음 한뜻이 되어 응원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라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사진=게티이미지사진=파리 생제르맹. 이강인은 트로페 데 샹피옹 툴루즈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이강인이 트로페 데 샹피옹에서 툴루즈를 꺾고 우승을 한 뒤 5일 본진에 합류하면서 완전체가 구성됐다. 소집규정대로라면 이강인은 트로페 데 샹피옹을 치를 수 없었으나 본인 요청으로 참여 의사를 전달해 합의에 성공했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12월 31일 "이강인은 툴루즈와의 결승전에 출전할 수 있다. 그는 툴루즈전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대한축구협회에 전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중원에 배치된 이강인은 3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비티냐의 롱패스가 우스망 뎀벨레에게 향했고, 뎀벨레는 곧바로 중앙으로 공을 넘겨줬다. 이강인이 달려들어 마무리했고, PSG는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경기는 PSG의 2-0 승리로 끝이 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강인은 경기 최우수 선수로도 선정됐다. 이날 이강인은 득점을 비롯해 패스 성공률 96%, 키패스 1회, 크로스 성공 1회(시도 4회), 결정적 기회창출 1회, 유효슈팅 2회, 드리블 성공률 100%(시도 2회), 인터셉트 2회, 태클 2회 등 공수양면에서 눈이 부셨다. 이강인 특유의 전진성도 잘 보여주면서 Man Of The Match(맨 오브 더 매치)를 수상했다.

프랑스 '90min'은 "이강인은 아시안컵 출전을 앞두고 있는데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뎀벨레의 좋은 패스를 받아 골을 넣은 선수가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기동성이 뛰어나며 바르콜라와 좋은 호흡을 보였다. 전반 30분 멋진 원투 패스를 주고 받기도 했다"고 평하며 평점 7점을 부여했다. '겟 풋볼 프렌치 뉴스'는 "이강인은 빠르게 득점을 했고 놀라운 오버헤드킥까지 선보였다. 만능 미드필더 면모를 보여주며 인상을 남겼다. 가을에 보였던 기량 저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국가대표 합류 전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고 했다.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 선제골로 PSG는 완벽한 출발을 알렸다. 이 골은 이강인의 활약 시작을 알려줬다. 이강인은 자신을 게임의 중심에 두고 바르콜라와 호흡해 툴루즈를 공략했다. 절묘한 두 번째 득점 기회(오버헤드킥)도 있었는데 툴루즈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제 국가대표팀으로 합류하는 이강인을 PSG는 상당히 그리워할 것이다"고 전하기도 했다. '르 파리지앵'은 평점 6.5점을 줬다.

사진=파리 생제르맹. 이강인은 트로페 데 샹피옹 툴루즈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사진=파리 생제르맹. 이강인은 트로페 데 샹피옹 툴루즈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사진=파리 생제르맹. 이강인은 트로페 데 샹피옹 툴루즈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파리 생제르맹. 이강인은 트로페 데 샹피옹 툴루즈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발렌시아 시절 코파 델 레이(2018-19시즌) 우승 이후 5년 만에 트로피였다. 당시 이강인은 32강부터 1차전부터 6경기 연속 경기에 나서며 팀의 우승에 일조했다. 이강인은 CD Ebro와의 32강 1, 2차전에 모두 선발로 뛰었고, 16강에서도 스포르팅 히혼과의 1, 2차전에 모두 나섰다. 8강 헤타페와의 1, 2차전에서도 출격한 바 있다. 다만 4강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당시 이강인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차출로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이강인이 빠졌음에도 당시 발렌시아는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경기 후 이강인은 인터뷰에서 우승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경기 전에 우승에 대한 야망이 있었다. 나는 항상 팀을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고, 열심히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하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나는 그들에게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팀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고, 잘 돕고 있으며 이 팀에 있는 것이 매우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우승 후 클린스만호에 합류한 이강인 사진=대한축구협회사진=대한축구협회

트로피를 들고 합류한 이강인과 함께 클린스만호는 64년 만의 우승을 향해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 감독으로 간 파울루 벤투 감독과 만남을 가져 화제를 끌기도 했다. 이재성은 "벤투 감독님, 세르지오 코치님, 필리페 코치님, 빅토르 코치님, 페드로 코치님. 오랜시간 함께 했기에 여전히 가족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 클린스만호는 이라크를 상대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며 전력을 다듬고 우승을 위한 초석을 다질 것이다.

[전반전] 불안했던 초반, 경기력 만회 성공...이재성 선제골까지

사진=대한축구협회사진=대한축구협회. 이라크전 선발 라인업 멤버 

홍현석이 2선 중앙에, 이재성이 우측에 위치해 압박과 공격을 병행했다. 이재성은 우측에만 머물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이동하며 관여했다. 전반 1분 만에 결정적 기회를 헌납했다. 바예시가 돌파를 통해 정승현 뒤로 들어갔고 일대일 기회에서 슈팅을 했다. 김승규가 선방해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점유를 하면서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애썼다. 전반 8분 우측에서 정우영이 좋은 패스를 보냈는데 위협적인 슈팅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이라크는 바예시를 통해 역습을 펼치면서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 13분 이라크 프리킥 상황에서 나온 나티크 슈팅은 김승규가 막아냈다. 후방에서 미스가 나오면서 한국은 좀처럼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전반 15분엔 이기제 미스가 나오면서 역습을 허용했는데 크로스를 몸으로 막았다.

한국도 슈팅을 날렸다. 전반 18분 설영우의 왼발 크로스를 정우영이 머리에 맞혔는데 하산이 선방했다. 전반 22분 이기제의 크로스가 나왔고 오현규가 슈팅으로 만들었지만 하산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 수비는 초반부터 안정적으로 변했다.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측면에서 빠르게 들어가면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 27분 박용우 슈팅은 제대로 맞지 않아 골문을 크게 빗나갔다.

오현규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취소됐다. 전반 28분 정우영 패스를 받은 설영우가 중앙으로 보냈고 오현규가 골을 넣었다. 주심은 이전 상황에서 반칙을 이유로 취소를 선언했다. 전반 35분 황인범의 좋은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 위로 날아갔다. 한국은 불안함을 딛고 좋은 기회를 연이어 잡았으나 살리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36분 이기제의 크로스는 부정확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사진=대한축구협회사진=대한축구협회. 이재성이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이재성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40분 혼전 상황에서 이재성의 완벽한 왼발 슈팅이 나왔고 득점이 됐다. 홍현석, 이재성, 정우영이 위치를 오가며 이라크 수비를 교란하고 슈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나왔다. 바로 위기를 나왔다. 전반 40분 경기 시작 때처럼 후방이 뚫렸고 자심이 슈팅을 보냈는데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한국은 추가골을 노렸다. 전반 41분 황인범의 슈팅은 골문 위로 벗어났다. 전반 44분 이재성이 다시 한번 골은 노렸으나 골키퍼에 막혔다. 전반은 1-0으로 종료됐다.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재성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가며 흐름을 가져왔고 골이 나오면서 리드를 잡고 전반을 마쳤다.

[후반전]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조규성, 황희찬 교체 투입...여러 기회 속에서도 추가골 실패

사진=게티이미지사진=대한축구협회. 교체 투입돼 활약하는 손흥민.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은 정승현, 정우영, 오현규, 이재성, 홍현석을 빼고 김민재, 황희찬, 조규성, 손흥민, 이강인을 투입했다. 이라크는 후세인을 비롯해 지단 이크발, 야히아, 라산, 알 사에드를 추가했다. 후반 1분 조규성의 슈팅이 굴절되어 골문으로 향했는데 하산이 막아냈다. 오랫동안 발 맞춘 주전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패스 속도와 공격 연계가 빨라졌다.

이라크는 이렇다할 반격을 하지 못했다. 한국이 흐름을 주도했다. 이강인이 중심이 돼 패스를 날렸다. 이라크는 후반 16분 타흐신을 추가했다. 후반 19분 이강인의 환상적인 왼발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질주를 했다. 손흥민은 하산에 막혀 넘어졌는데 주심은 페널티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후반 12분 설영우 대신 김태환을 넣었다. 이라크는 후세인을 추가해 공격에 힘을 더했다. 추가골을 노린 한국은 좌우 풀백 이기제와 김태환을 높이 올리면서 공격을 이어갔다. 빠른 좌우 전환이 돋보였다. 후반 25분 황희찬이 태클을 당해 넘어지면서 가슴을 철렁이게 했는데 큰 문제없이 계속 뛰었다. 후반 27분 이기제 크로스가 조규성에게 향했는데 무위에 그쳤다.

김태환의 저돌적인 돌파에 나섰다. 후반 29분 김태환이 돌파한 뒤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라인 직전에서 공을 잡고 패스를 보냈다. 빈 골문을 향해 황희찬이 슈팅을 했는데 수비의 육탄 수비에 좌절했다. 후반 30분 이강인의 코너킥을 조규성이 머리에 맞혔는데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후반 33분 이라크의 역습이 펼쳐졌고 라산의 슈팅이 나왔는데 김승규가 잡았다.

조규성이 엄청난 압박을 보였다. 이강인이 차는 세트피스는 날카로웠는데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39분 야히아가 이강인을 향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팔꿈치로 얼굴을 가격했다. 야히아는 경고를 받았고 이강인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다. 10명이서 싸우게 된 한국은 더 안정적으로 운영을 했다. 추가시간은 3분이 주어졌다. 이라크는 공격을 펼쳤는데 10명이 된 한국 수비를 뚫지 못했다. 경기는 한국의 1-0 승리로 끝이 났다. 승리는 하긴 했지만 보완점이 보이는 경기였다. 이라크와 같은 중동 팀을 비롯해 여러 팀들이 거칠게 밀고 들어왔을 때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려준 경기이기도 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경기결과]

대한민국(1) : 이재성(전반 40분)

이라크(0) : -

기사제공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