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잇는 한국 피겨 에이스' 신지아, 적수 없었다…종합선수권 2년 연속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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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04:01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이제는 유망주가 아닌 국내 여자 피겨 최강자다.
신지아는 7일 경기도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78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우승했다. 이날 기술점수(TES) 80.66점, 예술점수(PCS)는 68.62점으로 총점 149.28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69.08점) 1위에 오른 신지아는 합계 218.36점으로 어려움 없이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종합선수권대회 2회 연속 우승이다.
신지아는 김연아 이후 동계 올림픽 금메달이 가장 높은 한국 여자 피겨 스케이팅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힌다. 지난해 처음 출전했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 무라카미 하루나(일본)를 무려 32.96점 차로 누른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이로써 신지아는 지난해 9월 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라트비아)에서 우승한 이후 두 번째로 이 대회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2021년 폴란드 대회에서 처음 동메달을 따낸 신지아는 주니어 그랑프리에서만 4번째 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3월엔 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뿐 아니라 세계 주니어계에서도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2008년생 부산 출신인 신지아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집 앞에 있는 빙상장에 놀러 갔다가 피겨 스케이팅을 처음 접했다. 이후 전문적인 피켜 스케이팅 선수의 길을 가기 위해 부모님과 서울로 올라왔다.
평창에서 열렸던 2018 동계 올림픽엔 현장에 있었다. 빙상장이 아닌 관람석이었다. 어린 신지아는 관람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꿈을 키웠다.
신지아가 두각을 나타낸 건 2022년부터다. 출전하는 국내외 대회마다 각종 메달을 휩쓸었다. 국내엔 일찍이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열린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 이어 이날 열린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도 1위는 신지아 차지였다.
다만 신지아는 국제빙상경기연맹의 나이 제한 때문에 따라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전까진 시니어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이번 대회 상위 3명에게 주어진 ISU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도 받지 못했다.
신지아는 곧 있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대회에 출전할 전망이다. 이후 다음 달 26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다.
지난해 10월 15일 신지아는 김해 시민스포츠센터 빙상장에서 열린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선발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2.32점, 예술점수(PCS) 65.07점을 합친 137.39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70.83점과 합친 최종 합계 208.22점을 받은 신지아는 1위에 오르며 동계청소년 올림픽 선발대회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당시 신지아는 "긴장이 많이 됐지만, 쇼트와 프리 모두 큰 실수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국에서 열리는 청소년올림픽인 만큼 꼭 출전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출전권을 얻게 되어 기쁘고 관객 여러분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은 내년 1월 19일에 개막한다. 피겨 종목은 강릉에서 열린다.
신지아에 이어 이날 대회 2위는 이해인의 몫이었다. 총점 205.84점을 기록했다. 이해인은 지난해 열렸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 이후 최고 성적인 2위에 올랐다.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상위 3명 안에 들며 2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게 됐다.
3위는 205.33점을 받은 김채연이다. 쌍둥이인 김유성(200.73점)과 김유재(198.47점·이상 평촌중)가 4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권민솔(197.03점)은 6위에 랭크됐다. 김유성, 김유재, 권민솔은 나이 제한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갈 수 없다. 이로써 7위를 한 유영이 2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전망이다.
한편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독보적인 존재인 차준환은 종합선수권대회 8연패를 달성했다. 이날 기술점수(TES) 89.35점, 예술점수(PCS) 90.08점으로 총 179.43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기록한 96.51점에 더해 총 275.94점을 기록했다. 2위 이시형(241.05점)과 큰 격차를 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정상을 지키고 있다.
부상을 딛고 거둔 값진 우승이다. 차준환은 지난해 10월에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를 앞두고 오른쪽 발목 신경 조직을 다쳤다. 몸 상태는 좋지 않았다. 스케이트를 착용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결국 차준환은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회복과 재활에만 전념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컨지션은 빠르게 올라오지 않았다. 차준환은 최악의 몸 상태 속에서도 지난달에 열린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 출전해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국내엔 차준환과 비견될 선수가 전무했다.
이후에도 치료에 온 힘을 쏟았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도 발목 통증을 완벽히 낫진 못한 상태에서 참가했다. 어쩔 수 없이 연기 난이도를 낮췄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고난도 4회전 점프를 1차례만 수행하는 등 프로그램 구성에 손을 봤다.
팬들의 걱정과 달리 차준환은 실수 없이 완벽한 연기로 또다시 정상에 올라섰다. 모든 점프 동장을 깨끗하게 마무리했다.
이제 차준환은 이달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다. 이어 3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펼쳐지는 ISU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국제대회다. 특히 세계선수권대회엔 차기 시즌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별 쿼터가 걸려있다. 올림픽 시즌 전에 열리는 대회엔 국가별 올림픽 출전권이 배분된다.
차준환은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한국에 3장의 출전권을 안겼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99.64점과 합친 총점 296.03점을 받은 차준환은 301.14점으로 우승을 차지한 우노 쇼마(일본)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총점에서 모두 개인 최고 점수를 갈아치웠다. 또한 피겨 역사상 처음으로 '마의 점프'인 쿼드러플 악셀에 성공한 '점프 머신' 일리야 말리닌(미국, 288.44점, 3위)을 제치고 시상대에서 두 번째로 높은 곳에 섰다.
주니어 시절부터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역사를 바꾼 차준환이다. 늘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한국 남자 피겨에 큰 족적을 남긴 차준환은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값진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대회가 끝나고 차준환은 "저에게 영광스러운 일이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선수로는 당연하게 메달을 목표로 삼는 대회라 굉장히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제 남은 건 부상 회복이다. 건강만 되찾는다면 앞으로 치러질 국제대회에서도 높은 곳은 바라볼 수 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