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캐넌 보내고 레이예스, 왜 데려왔나…로봇심판에 가장 효과적인 '투심' 갖춰
자유인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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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04:20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새 시즌 KBO리그에 적용될 변화까지 고려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그만큼 신중했다.
삼성은 4일 외국인선수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최선을 다했으나 4년간 함께한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과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데니 레이예스와 손을 잡았다.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등 총 80만 달러의 조건에 계약했다.
뷰캐넌과 협상을 진행하던 삼성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다음 플랜들을 준비해 왔다. 레이예스도 그중 한 명이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4일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당연히 뷰캐넌이 0순위였다. 계약이 잘 안 돼 다음 플랜을 가동했다. 후보 중 가장 좋은 선발투수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여러 지표를 고려했다. 로봇심판에 최적화된 수준급 투심 패스트볼이 눈에 띄었다. 이 단장은 "보통 투심이나 슬라이더 계통의 구종은 보더라인을 타고 들어간다. 로봇심판이 도입됐을 때 가장 효과적인 구종으로 알려져 있다"며 "레이예스는 투심을 잘 던지는 투수라 좋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시즌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른바 로봇심판으로 불리는 기계가 투입되는 것이다. 2군 퓨처스리그에서는 2020년 8월부터 해당 시스템을 활용했다.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공의 궤적, 탄착 지점 등을 파악해 스트라이크-볼 여부를 판정한다. 이어 수신기와 이어폰을 통해 주심에게 판정 내용을 전달한다. 주심은 이를 듣고 그대로 판정을 내리게 된다.
그간 KBO리그에서는 스트라이크-볼 판정 여부와 관련해 잡음이 빈번히 일었다. 선수나 감독이 격하게 항의하는 경우가 많았고 종종 퇴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판정의 정확성, 형평성에 계속해서 흠집이 나면 심판진을 향한 신뢰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보다 확실하고 일관적인 판정이 필요했다.
로봇심판을 도입하면 판정 시비가 비교적 줄고 경기 시간도 단축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스템이 아직 불완전하고 검증도 완벽히 마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자칫 리그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독립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해당 시스템을 시험 운영했으나 미흡한 점이 많다고 판단해 도입을 늦추고 있다.
KBO는 오는 11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로봇심판을 비롯해 피치 클록(투수의 투구에 제한 시간을 두는 것), 연장 승부치기 등 올 시즌 도입을 예고한 제도를 심의해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은 로봇심판 앞에서 정교한 투심을 던지며 활약하는 레이예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단장은 "레이예스는 1996년생으로 젊은 편이며, 특히 선발투수 출신이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자원은 선발 아닌가"라며 "중간계투진으로 뛰던 선수를 데려오면 (투구 이닝이 많아지며)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어 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제구까지 된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9이닝당 볼넷(BB/9) 등 수치를 보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레이예스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우완투수다. 키 193cm, 몸무게 115kg의 건장한 체격조건을 자랑한다. 2022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다. 지난해엔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9경기(선발 3경기)에 등판해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7.78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선 20경기(선발 18경기) 91⅔이닝서 2승3패 평균자책점 5.79를 빚었다.
평균 구속 시속 147km, 최고 구속 150km대의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등을 구사한다.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WHIP 1.13, BB/9 1.6 등으로 안정적인 제구력을 선보였다. 좌타자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왼손 강타자가 많은 KBO리그에서 경쟁력 있을 것이란 평가다.
레이예스와 선발진을 책임질 또 다른 외인 투수는 우완 코너 시볼드다. 2022~2023년 함께한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는 지난 시즌 도중 부상으로 교체됐다. 대체 외인으로 영입했던 테일러 와이드너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해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신 시볼드가 합류했다.
미국 출신인 시볼드 역시 1996년생이다. 2017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21년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지난 시즌엔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으로 27경기(선발 13경기) 87⅓이닝에 등판해 1승7패 평균자책점 7.52, WHIP 1.65를 기록했다. 트리플A에선 통산 13승7패 평균자책점 4.13, WHIP 1.24를 쌓았다.
시볼드는 평균 구속 시속 150km대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함께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을 던진다. 스트라이크존 좌우 활용도도 우수하다.
2021~2023년 동행한 호세 피렐라와 결별하며 새 외인 타자로 데이비드 맥키논을 데려왔다. 2024시즌 외인 3명이 모두 새 얼굴이다. 이 단장은 "당연히 걱정도 있다. KBO리그에 적응을 마친 기존 선수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는 의미 아닌가"라며 "새 외인들이 하루빨리 한국에 오길 바란다. 시차는 물론 우리 구단이나 한국 문화 등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 삼성 라이온즈 2024시즌 외국인 선수 계약 현황
▲ 데이비드 맥키논=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90만 달러) 2023년 12월 15일 계약
▲ 코너 시볼드=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2023년 12월 22일 계약
▲ 데니 레이예스=총액 8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2024년 1월 4일 계약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P/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