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금액' 때문만은 아니다…긍정적으로 협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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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05:43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협상, 진행 중입니다."
삼성 라이온즈와 내부 자유계약(FA) 자원인 오승환의 대화가 길어지고 있다. 해를 넘겼으나 협상 타결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오승환 선수와는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는 중이다"고 말한 뒤 "일각에서는 오승환 선수가 그저 '돈' 때문에 계약하지 않는 것처럼 보는데, 그렇진 않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시간을 조금만 더 주시면 하루빨리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FA 시장 개장 후 삼성과 오승환은 자연스레 '잔류'로 뜻을 모았다. 오승환은 "삼성이 없었다면 나라는 선수도 없었을 것이다"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삼성 역시 "오승환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언급했다.
계약 세부 조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간극이 발생했다. 삼성은 오승환이라는 선수에 걸맞은 대우를 해줬다는 입장이었다. 선수의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아직 사인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우완 마무리투수 오승환은 삼성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끝판왕이자 수호신으로 수많은 승리를 지켜왔다. 프로 커리어의 시작은 2005년이었다. 경기고, 단국대를 거쳐 삼성의 2차 1라운드 5순위 지명을 받았다. 프로 2년 차인 2006년 곧바로 47세이브(4승3패 평균자책점 1.59)를 수확하는 등 리그 최고 마무리로 발돋움했다. 2013년까지 통산 444경기에 등판해 28승13패 11홀드 277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로 맹위를 떨쳤다.
2013시즌 종료 후 해외리그로 무대를 넓혔다.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활약을 이어갔다. 2019년 콜로라도에서 방출된 후 삼성으로 돌아왔다. 2020년부터 다시 삼성의 뒷문을 맡았다.
지난해 부침을 겪었으나 무너지지 않았다. 시즌 도중 부진에 빠져 특단의 조치로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투구 감각을 끌어 올리고 구위를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5월 3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의 문을 연 오승환은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4 패배로 패전을 떠안았다. 이후 다시 마무리로 궤도에 오르기 위해 노력했다. 9~10월 13경기 14⅓이닝서 1승1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오승환의 2023시즌 최종 성적은 58경기 62⅔이닝 4승5패 2홀드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45가 됐다. 3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했다. 리그 세이브 부문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념비적인 기록들도 달성했다. 역대 최초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를 완성했다.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400세이브 금자탑을 세웠다. 1982년생으로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경쟁력이 있음을 직접 보여줬다.
2023시즌을 앞두고 오승환은 팀 성적에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새 시즌 개인과 팀의 반등을 위한 백의종군의 의미로 연봉을 구단에 백지위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은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3억원 등 최대 총액 17억원을 책정했다. 오승환을 향한 예우를 담았다.
이번엔 샐러리캡 문제가 걸려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리그 전력 상향 평준화 및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2023년부터 샐러리캡 제도를 도입했다. 2021~2022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외국인선수 및 신인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소속선수 중 연봉·옵션 실지급액·FA 연평균 계약금)의 금액을 합산한 구단의 연평균 금액의 120%인 114억2638만원으로 샐러리캡 상한액을 확정했다.
지난달 KBO가 발표한 2023년 구단별 연봉 산출 결과에 따르면 삼성은 104억4073만원을 기록했다. 상한액까지 여유분은 9억8565만원뿐이었다. 비시즌 전력 보강을 위해 외부 FA를 영입하며 샐러리캡은 더욱 빠듯해졌다. 샐러리캡을 초과할 경우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2회 연속 초과하면 초과분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내야 하며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구단 입장에선 규정을 엄수해야 하는 이유다.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삼성과 오승환이 '이별'이라는 최악의 결말을 맞을 확률은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혜롭게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한편 삼성은 이번 비시즌 취약점이던 중간계투진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우완투수 김재윤(전 KT 위즈)에게 직진했다. 지난해 11월 말 4년 총액 58억원(계약금 20억원·연봉 28억원·인센티브 10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KBO 2차 드래프트에서는 좌완투수 최성훈(전 LG 트윈스)과 우완 사이드암투수 양현(전 키움)을 지명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우완투수 이민호도 연봉 4500만원에 데려왔다.
5일엔 추가 FA 영입 소식을 들려줬다. 베테랑 우완투수 임창민(전 키움)과 2년 총액 8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4억원·인센티브 1억원)에 손을 잡았다. 이제 오승환의 차례가 다가와야 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