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7억 달러도 싸다고? 충격적 계산 왜… 다저스 횡재, 추가 수입만 1조3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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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7 07:43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2023-2024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의 화려한 조연이었다. 다저스가 주연으로 떠받는 배우는 메이저리그의 아이콘으로 거듭난 오타니 쇼헤이(29)다.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067억 원)라는, 믿기 어려운 규모의 계약으로 메이저리그와 북미 스포츠 역사를 새로 썼다.
메이저리그에서 현실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겼던 투‧타 겸업을 부활시킨 오타니는 2021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전성기를 열었다. 그간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로 여겨졌던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의 '센터'에 위치하는 순간이었다. 2022년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2위에 이어 2023년에는 생애 두 번째 MVP를 차지하며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오타니보다 더 나은 선발 투수가 있을지는 모른다. 오타니보다 더 나은 공격 생산력을 보여주는 타자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투수로서는 10승 이상, 타자로서는 40홈런 이상을 동시에 칠 수 있는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오타니 단 하나다. 결국 이런 희소성과 스타성을 무기로 삼아 메이저리그 최초 5억 달러 이상 계약은 유력했는데, 7억 달러라는 전 세계 스포츠 역사상 최고 계약이 터진 것이다.
오타니의 계약은 다소 독특하다. 메이저리그도 엄연히 사치세 규정이 있는 리그다. 오타니의 연 평균 금액 7000만 달러(약 907억 원)가 사치세 기준에 잡힌다. 하지만 오타니는 실질적으로는 매년 200만 달러(약 26억 원)만 받기로 했다. 10년간 2000만 달러다. 남은 6억8000만 달러는 계약이 모두 끝난 뒤 분할로 받는다. 지급 유예 조항이다. 다저스는 사치세 압박에는 시달리겠지만, 달려야 할 때 쓸 현금을 챙겼다.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12년 3억2500만 달러에 계약한 것도 결국 오타니 연봉의 지불 유예라는 덕이라는 평가가 많다.
독특한 계약인 까닭에 오타니 계약의 실제 가치를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다. 돈의 가치는 변한다. 10년 전 100원과 오늘날 100원의 가치가 같지는 않다. 대개 인플레이션이다. 오타니는 7억 달러를 받았지만, 6억8000만 달러를 10년 뒤부터 받기 시작했기에 실제 현가로 7억 달러 계약은 아니다. 10년 뒤 7억 달러의 가치는 지금 7억 달러보다 훨씬 떨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융 상황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오타니의 지불 유예 계약이 현재 가치로 4억6000만 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오타니는 명예를 챙겼고, 자신의 꿈인 우승 도전에 올인했다. 다저스는 매년 우승이 목표고 그에 걸맞은 투자를 하고 라인업을 꾸린다. 오타니의 욕심과 딱 맞는 구단이다.
여기에 다저스가 추가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MCA 파이낸셜 그룹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재무 전문가 모리 애런은 25일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 계약은 4억6000만 달러(약 5958억 원) 수준의 현재 가치를 가진다. 이를 비교할 때 다저스는 엄청난 재정적 횡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의 현재 가치는 분명 5억 달러 이상, 혹은 향후 활약에 따라 그 이상이 될 수 있는데 다저스의 투자 금액은 이보다 적다는 것이다. 지불 유예 조항의 특징이다.
한 에이전트 또한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다저스가 10년 동안 8억 달러에서 10억 달러(약 1조2953억 원)의 이득에 근접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만약 다저스 구단주인 마크 월터가 운영하는 구겐하임 파트너스와 같은 자산운용사가 6억8000만 달러의 연기금을 받아 투자한다면 어떨까. 10년 동안 돈이 두 배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7억 달러 계약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6억8000만 달러는 10년 뒤부터 지급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이 돈을 다른 쪽에서 불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오타니는 그라운드에서만 공헌하는 게 아니다. 마케팅, 스폰서십, 상품 판매 등에서도 비약적인 매출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메이저리그의 아이콘이자 전 세계 스포츠인들의 우상인 오타니에게 자사 상품을 입히려는 욕구는 당연히 치솟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 팀이 메이저리그 최고 인기 구단 중 하나인 LA 다저스다. 당장 다저스의 17번 오타니 유니폼은 48시간 만에 판매 기록을 세웠다. 한 벌에 300달러가 넘는 고가의 레플리카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다저스가 오타니 영입으로 얼마를 더 벌어들이게 될지도 관심사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