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세계 최고 센터백 '1위 등극!'
자유인37
0
615
2023.12.26 05:38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독일 언론들의 평가와는 달리, 다른 국가들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향한 평가는 정반대였다. 이미 세계적인 월드클래스 수비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키다가 25일(한국시간) 2023년 세계 최고의 센터백 5명을 거론하며 김민재를 1위로 선정했다.
언론은 "센터백이 더 이상 수비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은 견고한 수비 외에도 빌드업에 참여해 유동성과 창의성을 불어넣어야 한다. 김민재는 이러한 측면에서 아주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민재가 나폴리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타고난 피지컬과 침착함, 기술이 강점으로 돋보였다. 뮌헨으로 이적해서도 주전을 확보했고 탁월한 기량을 펼쳤다"라고 1위로 선정한 이유를 나열했다.
김민재의 뒤로 맨체스터 시티의 트레블을 이끈 후벵 디아스를 비롯해 다비드 알라바(레알 마드리드), 윌리엄 살리바(아스널), 페어질 판 다이크(리버풀)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등장했다. 현 시점에서 뮌헨의 괴물이 어느 정도 위상인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현재 독일 현지 언론의 평가와는 대조적이다. 독일 언론 빌트는 23일 바이에른 뮌헨 전반기를 결산하면서 20명의 평점을 매겼다.여기서 김민재가 뒤에서 5등이라는 충격적인 순위를 차지한 것이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전반기 뮌헨이 치른 1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뒤 13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다. 총 1317분간 그라운드를 누벼 간판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과 함께 뮌헨에서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센터백들인 마테이스 더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가 돌아가면서 다치는 바람에 분데스리가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조별리그 6경기 중 5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어야 했다. 그렇게 헌신했지만 빌트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독일 언론은 영국 언론과 다르게 선수 평점을 1~6점으로 매기며 1점이 최고 활약이다. 그런데 김민재는 15경기 평균 평점에서 3.2667점을 얻었다. 그저 평범했다는 뜻이다.
물론 측면 수비수인 알폰소 데이비스와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각각 3.3077점, 3.3636점을 받았다. 김민재와 함께 센터백 콤비로 자주 나선 우파메카노는 3.3846점에 그쳤다. 역시 수비적인 포지션을 맡는 하파엘 게헤이루는 3.4000점으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빌트가 뮌헨의 수비수들에게 혹독한 평점을 준 것이다.
하지만 후스코어드닷컴에서 분데스리가 베스트 11에 뽑힌 김민재를 16위까지 끌어내린 것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만한 사건이다.
사실 빌트는 시즌 중에도 김민재의 플레이에 3~5점을 곧잘 매겨서 국내 팬들은 물론 독일인들에게도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김민재를 냉정하게 평가한 끝에 전반기 뮌헨 선수 20명 중 16위에 올려놓았다.
뮌헨 수비수들 중 유일하게 상위권에 오른 선수는 부상으로 고작 5경기에 출전하고 평균 2.6000점을 얻은 더 리흐트다.
김민재의 활약을 높이 평가한 건 영국도 마찬가지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지난 21일 "2023년 세계 최고의 남자 축구선수 100인"이라며 올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 100명을 선정했다.
세계적인 축구선수 100명을 뽑은 매체는 그들의 활약 정도에 따라 1~100위까지 순위를 매겼다. 이때 11~100위까지 선수 90명의 순위를 먼저 공개한 뒤 상위 10명은 추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1년 동안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100명을 선정한 결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핵심 손흥민(24위)과 김민재(37위)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
김민재가 가디언이 선정한 최고의 축구선수 100인 안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첫 순위 선정에서 김민재는 37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김민재에 대해 매체는 "상위 100위 안에 처음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이 세계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인 김민재에게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그의 엄청난 상승세를 의미한다"라며 "페네르바체에서 좋은 한 해를 보내고 곧바로 나폴리에서 우승 영광을 거머쥐며 역사를 만든 그가 유럽 경기에 출전한 건 2021년부터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바이아웃 5000만 유로(약 715억원) 조항은 김민재가 이번 여름 유럽의 엘리트 클럽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의미했으며,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몇 년 동안 어려움을 겪어온 영역에서 그들을 이끌 수 있는 강인하고 용감하며 빠른 김민재를 중심으로 수비를 구축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재는 2021년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명문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것을 시작으로 유럽 무대에서 매년 이적했다. 못 해서가 아니라 리그의 수준을 뛰어넘는 엄청난 기량을 가진 탓이었다.
페네르바체에서 튀르키예 쉬페르리그를 정복한 김민재는 곧바로 유럽 빅클럽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 중 적극적으로 어필한 나폴리가 바이아웃 1800만유로(약 258억원)를 지불하고 김민재 영입에 성공했다.
첼시로 떠난 나폴리의 전설 칼리두 쿨리발리(세네갈)의 대체자로 낙점 받은 김민재는 유럽 빅리그 중 하나인 세리에A에서 역대급 활약을 펼쳤다.
엄청난 스피드와 피지컬, 여기에 탁월한 발밑까지 갖춘 김민재를 믿고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나폴리 선수들의 라인을 높이 끌어 올렸다. 결과적으로 상당히 공격적이고 빠른 전환으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축구가 구현됐다. 나폴리는 빅터 오시멘(나이지리아), 흐비차 크바라첼리아(조지아)를 중심으로 한 공격이 빛을 발했고 33년 만에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 시 달 수 있는 방패 문양)를 손에 쥐었다.
김민재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뮌헨에 입단했다. 나폴리가 설정했던 바이아웃(이적 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구단 간 협상을 하지 않는 조항) 금액 5000만유로(약 717억원)를 뮌헨이 지불했고 개인 협상에서 연봉 1200만유로(약 170억원)에 2028년 여름까지 5년 계약을 맺었다.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은 그에게 합당한 대우였다.
김민재는 뮌헨에서도 주전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그는 시즌 중반 공식전 15경기 연속 풀타임 기록을 세우며 때아닌 혹사 논란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자신의 기량을 유지했다. 우니온 베를린전이 폭설로 연기된 뒤 치러진 프랑크푸르트 원정에서 아쉬움을 삼켰지만, 곧바로 정상 기량을 회복해 다시 팀의 연승 가도를 만들었다.
김민재는 지난 18일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의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 맞대결에서 선발로 나와 뮌헨 데뷔골을 터트리면서 3-0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월드 클래스 공격수 해리 케인이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팀에 리드를 가져왔다. 이후 후반 9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민재 머리에 맞은 공을 케인이 밀어 넣으면서 멀티골을 달성했다. 분데스리가는 케인의 두 번째 골 장면에서 김민재의 도움을 인정했고, 김민재는 뮌헨 이적 후 분데스리가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멀티골을 놓친 김민재는 이어서 도움까지 빼앗겼다. 경기 직후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가 게시한 김민재의 슈투트가르트전 스텟에 1골과 1도움이 명확히 표시돼 있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난 뒤 분데스리가는 김민재의 스텟을 수정해 그의 1도움을 취소했다.
수비수가 무실점 경기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2골 1도움까지 올리는 만 점짜리 활약을 펼친 날로 기록될 수 있었지만 하루 만에 김민재는 공격 포인트 2개를 잃은 셈이다. 공격포인트를 2개나 인정 받지 못한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이주의 팀에 선정된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15라운드가 끝난 후 분데스리가는 공식 SNS을 통해 '이주의 팀(Team of the Week)'을 발표했다. 포지션별로 15라운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11명의 선수들 중엔 당연히 김민재도 포함됐다.
3-5-2 전형으로 돼 있는 이주의 팀에서 김민재는 팀 동료인 알폰소 데이비스와 마찬가지로 15라운드에서 득점에 성공한 제레미 프림퐁(레버쿠젠)과 함께 백3를 구성했다. 골키퍼 자리엔 팀의 1-0 승리를 지킨 케빈 뮐러(하이덴하임)가 뽑혔다.
중원의 5자리는 멀린 롤(프라이부르크), 로코 라이츠, 로빈 하크(이하 묀헨글라드바흐), 로브로 마예르(볼프스부르크), 플로리안 비르츠(레버쿠젠)가 차지했다. 최전방 투톱엔 곤살루 파시엔시아(보훔)와 멀티골을 기록한 케인이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를 뽑은 이유에 대해 분데스리가는 "'더 몬스터(The Monster)'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 상대로 3-0 승리를 거둔 경기장 양쪽 끝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뮌헨 유니폼을 입은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라고 설명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전반전에 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로 인해 취소된 김민재는 결국 후반전에 분데스리가에서 첫 골을 넣었다"라며 "또 케인이 2-0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왔고, 몸싸움 승률 67%를 기록하면서 멋진 하루를 마무리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김민재는 지난 여름 SSC 나폴리를 떠나 뮌헨에 입단한 후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또 생애 첫 분데스리가 베스트 11으로 뽑힌 날 이주의 선수가 되면서 뮌헨 이적 후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뮌헨은 경기 성적에 따라 판타지 포인트를 매긴 뒤 포지션 별로 포인트가 가장 높은 선수 11명을 뽑아 베스트 11을 구성했다. 이때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전에서 무실점과 1골을 기록해 21 포인트를 얻었다.
이는 레버쿠젠 에이스 비르츠와 함께 이주의 팀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점수이다. 비르츠도 프랑크푸르트와의 15라운드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해 김민재와 같은 21 포인트를 받았다. 즉, 김민재는 비르츠와 함께 분데스리가 15라운드 이주의 선수로 선정된 것이다.
분데스리가뿐만 아니라 독일 현지 매체들도 김민재의 슈투트가르트전 활약상을 높게 평가하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독일 '빌트'와 '키커' 모두 김민재에게 가장 높은 평점인 1점을 줬다. 독일은 1점이 가장 높은 평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부정적인 평가를 의미한다. 독일 최대 축구전문지 키커는 멀티 골을 터뜨린 케인(1.5점)보다 김민재에게 높은 평점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됐다. 빌트는 김민재와 케인에게 동시에 1점을 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두 언론 모두 김민재를 분데스리가 15라운드 이 주의 팀에 선정했다. 빌트는 김민재와 케인을 함께 선정했다. 빌트가 김민재를 이 주의 팀에 넣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독일 매체와 마찬가지로 축구통계매체인 '후스코어드'와 '소파스코어', 글로벌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켓까지 모두 분데스리가 15라운드 이주의 팀에 김민재 이름을 넣었다. 특히 후스코어드는 김민재한테 평점 8.82를 주면서 이주의 팀에 뽑힌 11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다른 독일 언론 '스포르트1'은 "괴물(Monster)이 되살아났다"라며 김민재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스포르트1은 "바이에른의 괴물이 드디어 깨어나고 있는가?"라는 소제목을 달며 "최근 몇 주 동안 뮌헨 수비진이 반복적으로 비판받았다. 나폴리에서 5000만유로(약 713억원)의 이적료로 이적해 큰 희망을 높였던 김민재도 대상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리그 경기 98% 가량 소화한 김민재의 어깨에는 큰 부담이 얹혀져 있다. 실제로 뮌헨 단장 크리스토퍼 프로운드는 스카이스포츠 독일과의 인터뷰에서 "김민재가 조금 지쳤다. 그는 한계치에 다다랐다"라며 "집중력을 잃었고 그도 인간"이라고 괴물을 감쌌다.
나아가 언론은 "뮌헨이 김민재에게 '타협 없는 경합으로 동료들을 지원했고 공격적으로도 엄청 위협적이었다'고 요약했다"라면서 "몇몇 팬들도 김민재의 활약에 열광했다. 한 팬은 김민재에 대해 '사자의 심장을 가진 김민재'라고 극찬하기도 했다"라고 소개했다.
분데스리가와 스포르트1과 마찬가지로 뮌헨도 김민재를 '괴물'이라고 부르면서 그의 활약상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뮌헨은 18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3년 홈 마지막 경기였던 슈투투가르트전을 리뷰하면서 "김민재의 클래스와 해리 케인의 번개같은 선제골이 조직적인 우수성으로 향하는 길을 닦았다"라고 전했다.
특히 "괴물 김민재(Minjae, The MONSTER)"라는 소제목으로 김민재의 활약을 소개했다. 구단은 "그는 경합상황에서 단호했다. 리더로 동료들을 도운 기둥이었다. 매우 위험하고 공격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반에 오프사이드로 인해 김민재의 헤더가 취소댔지만, 괴물(The Monster)은 후반 18분 헤더로 3-0을 만들었고 뮌헨 소속 공식전 21경기 만에 첫 골을 신고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Reuters,AP,EPA,AFP,DPA/연합뉴스, 빌트, 분데스리가, 뮌헨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