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장점? 7개나 되는데?' 엔리케 감독, 프랑스의 악질적인 트집 잡기 '정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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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1 07:02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안 봤으면 잘 모를 수도 있지."
파리 생제르맹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비판하는 여론에 정면 돌파를 택했다.
엔리케 감독은 오는 21일(한국시간) 홈구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리는 FC 메스와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17라운드를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을 적극적으로 감쌌다.
요즘 이강인은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혹평을 듣고 있다. 한동안 공격포인트를 생산하지 못하자 도가 지나치게 트집을 잡고 있다. 지난주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최종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전이 발단이 됐다.
당시 이강인은 선발로 나서 후반 23분까지 뛰었다.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고 도중에 교체된 탓인지 프랑스 매체들은 일제히 이강인을 물고 늘어졌다. 경기가 끝나고 다수의 언론이 이강인의 평점을 최저로 평가했다.
사례를 찾아보면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공격 능력을 보이면서 볼을 가지고 기술적인 지배력을 보일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이강인은 부정확한 패스를 계속 보였다. 수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반대 경기력이었다. 무아니의 크로스에서 피할 수 없는 기회를 놓쳤다"고 3점을 줬다.
파리 생제르맹 소식을 알리는 주로 전하는 '파리 팀'도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한 실망스러운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파리 지역 매체 '르 파리지앵'도 "좋은 압박을 보이지 않았다. 도르트문트 라인 사이에서만 자주 볼을 잡았다. 골문 앞에서처럼 최전방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평점 4.5점을 매겼다.
또 다른 파리 생제르맹 전문 소식통 '겟 풋볼 뉴스 프랑스' 역시 "이른 시간에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엉성하고 낭비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또 여러번 볼 소유권을 허무하게 넘겨줘 위험에 빠뜨렸다"고 3점을 주는 논평을 했다.
이틀 전 LOSC 릴과 16라운드도 억지 비판이 많았다. 이날 이강인은 도르트문트전 부진을 씻어내듯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총 63번의 볼 터치를 기록하며 파리 생제르맹의 공격을 책임졌다. 꾸준히 전방으로 볼을 보내기 바빴던 이강인은 43회 패스를 시도해 38번 연결하며 88%의 높은 성공률을 보여줬다. 키패스도 2개를 기록했다.
득점을 기대할 수 있는 기화 창출을 두 차례 만들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해결하지 못한 동료들에게 아쉬움을 표할 경기였다. 특히 전반 21분 역습 상황에서 문전 깊숙하게 연결한 패스로 우스만 뎀벨레의 마무리 슈팅을 유도했다. 반대편 골대를 보고 시도했던 뎀벨레의 결정적인 슈팅이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이강인이 보여준 경기 기록을 통해 평점을 다루는 '후스코어드닷컴'이나 '소파스코어', '풋몹' 등은 팀 내 높은 순위에 뒀다. 후스코어드닷컴은 6.91의 나쁘지 않은 평가를 내렸고, 풋몸과 소파스코어는 활발하게 움직였다고 판단해 7점을 줬다.
도르트문트전에서 이강인에게 눈을 흘겼던 풋 메르카토도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의 모든 코너킥을 책임지며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특히 뎀벨레와 호흡이 좋아, 뎀벨레의 슈팅도 이강인에게서 출발했다. 이강인은 공격 전환 과정에서 속도와 리듬을 가져오려 애를 썼다"고 나쁘지 않게 바라봤다.
그런데 '르 파리지앵'은 과도하게 이강인을 지적했다. 이들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있었다고 해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너무 중립적이거나 애매한 움직임이었다"고 평론하며 최저인 3점을 줬다. 평점을 내리는 수많은 채널에서 유일하게 최저의 평가를 내렸다. 이들의 눈만 유독 다른 걸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메스전을 앞두고 엔리케 감독에게 이강인을 평가해달라는 일이 벌어졌다. 엔리케 감독은 오히려 반겼다. 그는 "스페인 외에 비교적 잘 안 알려졌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여름에 한국 투어에서 봤듯이 이강인은 이미 엄청난 스타"라고 반박하기 시작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크게 신뢰한다. 이를 증명하듯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선수다. 오른쪽 윙뿐만 아니라 미드필드의 좌우를 모두 소화한다. 가짜 9번으로도 뛸 수 있다"며 "공격적인 모든 위치가 가능하다. 기술은 이미 톱 레벨이고 수비 능력도 아주 좋다"라고 칭찬을 이어나갔다.
멈추지 않았다. 엔리케 감독은 "무엇보다 이강인은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안다. 어린 나이에 재능과 잠재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선수"라며 "더불어 재미있고 친절하기까지 하다"라고 같이 생활하지 않으면 모를 장점도 나열했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흡족하게 바라보는 건 이미 예측 가능한 대목이었다. 현지 언론의 트집 잡기와 달리 파리 생제르맹 수뇌부가 만족하는 영입이다. 이강인 영입을 책임졌던 루이스 캄포스 단장은 지난달 공개적으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경기력 측면에서 이강인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원했던 것과 딱 들어맞았다"라고 웃었다.
엔리케 감독도 이강인의 플레이를 선호한다. 이강인이 스페인에서 뛸 때부터 장단점을 파악했기에 상황에 맞게 전천후로 기용한다. 앞서 멀티 플레이어에 합격점을 준 것처럼 이강인은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측면으로 한정됐으나 요즘 들어 다방면으로 뛰고 있다. 여전히 측면에서 경기를 풀어주는 역할이 주 임무이기는 하나 최전방 가운데에서도 역량을 발휘하기도 한다. 지난 랭스전만 보더라도 공격수에 위치하면서도 밑으로 내려와 볼을 연결했다.
이렇듯 엔리케 감독이 질문에 막힘없이 밝힌 이강인의 장점은 무려 7가지에 달했다. 이를 인용한 'RMC 스포츠'는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강인의 재능을 활용할 수 있어 기뻐하는 모습이었다"면서 "이강인은 이미 파리 생제르맹의 확실한 선발 자원이다. 최근에만 5경기 연속 선발 출전 중"이라고 강조했다.
축구적으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데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RMC 스포츠 역시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의 전술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현재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중앙 미드필더나 좌우 측면에 배치하고 있다. 왼발이 좋고, 판단력도 빨라 이강인은 확실히 파리 생제르맹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정리했다.
한편 이강인에 대해 침이 마르게 칭찬한 엔리케 감독은 킬리안 음바페와 관련해서는 다소 논란이 될 언급을 했다. 엔리케 감독은 음바페를 기용하는 방식에 대해 자신의 뜻이 아니라는 듯한 뉘앙스를 남겼다.
그는 "음파페는 자유롭게 뛸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포지션을 교체할 때 그가 안에서 스트라이커로 뛸지 아니면 밖에서 움직일지 차이가 생긴다"며 "다만 음바페는 자신이 결정한 곳에서 뛴다"고 아리송한 말을 했다. 꼭 자신의 지시가 아닌 음바페 스스로 뛸 곳을 찾는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엔리케 감독과 음바페는 올 시즌 처음 호흡을 맞추고 있지만 불화설이 솔솔 일고 있다. 앞서 음바페가 스타드 랭스전에서 해트트릭을 하자 엔리케 감독은 칭찬 대신 "골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음바페는 다른 방식으로 팀을 도와야 했다. 활약에 만족하지 않는다"라고 거리를 뒀다.
엔리케 감독이 메스와 경기를 앞두고 이강인과 음바페를 평가하며 여러 이야기를 만든 가운데 파리 생제르맹은 선두 질주를 위한 승리에 도전한다.
현지는 이강인의 선발 출전보다 벤치 출발을 예상했다. 아무래도 이틀 전 릴과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었기에 로테이션 차원에서 변화를 줄 수는 있다. 그래선지 '90MIN'은 메스전 선발 라인업을 예상하며 음바페, 마르코 아센시오, 콜로 무아니, 비티냐, 워렌 자이르-에메리, 마누엘 우가르테, 아슈라프 하키미, 마르퀴뇨스, 밀란 슈크리니아르, 뤼카 에르난데스, 잔루이지 돈나룸마 등을 예측했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 역시 이강인이 음바페, 무아니와 공격진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메스전 예상 선발에서도 이강인에게 비판을 가하던 르 파리지앵은 이강인을 후보 명단에 놓았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