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감독, 수원FC 사령탑 자진 사임…서울이랜드 이동 수순 [오피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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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3 04:03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며 극적으로 수원FC를 K리그1 잔류에 성공시킨 김도균 감독이 자진 사임하면서 4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 놓았다.
수원FC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적의 잔류 드라마를 만든 수원FC 김도균 감독이 2023시즌을 끝으로 구단과의 지난 4년 간의 동행을 마무리한다"라고 발표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19년 11월 당시 K리그2에 속해 있던 수원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프로팀 감독으로 데뷔했다. 김 감독 지도력에 힘입어 수원은 2020시즌 K리그2 플레이오프에서 경남FC를 꺾고 승격 티켓을 거머쥐면서 김 감독이 부임한지 1년 만에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K리그1으로 올라온 수원은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승격 첫 해인 2021시즌 정규 리그를 4위로 마쳐 파이널A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도 최다 득점 2위에 오를 만큰 막강한 화력을 선보였지만 수비 불안에 발목이 잡혀 정규리그를 7위로 마무리해 2년 연속 파이널A 진출은 실패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이 시작된 후 김 감독은 부임 후 처음으로 위기를 맞이했다. 강점이던 득점력은 떨어졌고, 약점인 수비 불안은 더 악화되면서 강등권에서 경쟁했다. 올시즌 수원은 38경기 동안 무려 76실점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 실점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8월엔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던 라스가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라스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으로 측정됐으며, 수원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라스와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힘겨운 한 해를 보낸 수원은 K리그1 12팀 중 11위에 위치해 승강 플레이오프에 참가했다. 꼴찌 수원삼성과 승점이 33점으로 동률이었지만, 다득점(수원FC 44골, 수원삼성 35골)에서 앞서 극적으로 다이렉트 강등을 피했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수원은 4년 만에 승격을 노리는 부산 아이파크를 만났다. 이때 김 감독은 지난 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023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하면서 승격 후 4년 만에 강등될 위기에 처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차전에서 패했을 뿐만 아니라 올시즌 10골 3도움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트린 이승우가 1차전 때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1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2차전을 결장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지난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2차전을 시작한 수원은 득점이 절실했지만 전반 16분 만에 선제골을 실점하면서 강등에 더 가까워졌다. 전반전이 0-1로 종료되면서 수원에겐 후반전 45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수원은 투혼을 발휘하면서 기적을 써냈다. 이날 관중 6987명 앞에서 수원은 후반 34분과 41분에 각각 김현과 이영재의 득점이 터지면서 합산 스코어 3-3을 만들어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강등되기 일보 직전에서 다시 기회를 얻은 수원은 연장전에서도 파상공세를 펼치며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연장 전반 6분 이광혁이 멋진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수원에 리드를 가져왔다. 이후 5분 만에 정재용이 추가골을 넣으면서 수원이 잔류를 목전에 뒀다.
부산은 연장 후반 10분 김정환이 추격골을 터트리는 등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지만, 3분 뒤 로페즈가 부산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리는 쐐기골을 터트렸다. 경기는 이대로 마무리되면서 수원은 합산 스코어 6-4를 만들면서 다음 시즌도 K리그1에 참가하게 됐다.
연장 120분 혈투를 치른 탓에 수원 선수들은 기진맥진한 기색이 여력 했으나, 잔류에 성공했다는 기쁨에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이때 김 감독은 감정이 벅차올랐는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화제가 됐다.
많은 팬들이 유종의 미를 거둔 김 감독한테 박수를 보냈는데, 수원을 잔류시킨 김 감독이 이제 클럽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 감독은 승강 플레이오프 이후 구단에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 2019년 프로팀 감독을 제의해 주며 4년간 구단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고, 올 시즌 힘든 상황을 맞았던 구단에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라며 "이에 K리그1에서 4년째를 맞이하는 구단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해 감독직을 물러나려 한다"라며 사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본래 감독직 3년의 해가 가장 어렵고 중요한 시기"라며 "현재 수원FC에 분위기 쇄신을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그러한 기틀을 마련하고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부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아낌없는 믿음과 지지를 보내주신 구단 및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며 "현재 남아있는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팀을 잘 리드해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전했다.
수원FC 감독직을 내려놓은 김 감독은 서울이랜드 사령탑으로 옮길 예정이다. 서울이랜드는 앞서 박충균 감독과 1년 만에 결별하며 새 코칭스태프 구성을 알렸다.
사진=수원FC SNS, 엑스포츠뉴스DB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