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OSEN=조형래 기자] “모레노는 오타니를 평가절하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이제 공식적인 ‘다저 블루’의 일원이 됐다. 오타니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입단식을 가졌다. 17번이 적힌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다저스 선수로 처음 공식석상에 섰다.

이날 마크 월터 구단주를 비롯해 스텐 카스텐 CEO,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 브랜든 고메스 단장, 그리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까지 구단 수뇌부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오타니를 환영했다.

10년 7억 달러라는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 계약을 맺은 오타니를 향한 관심은 뜨거웠고 다저스 수뇌부들은 현재 최고의 스타성을 가진 선수를 품었다는 사실에 미소를 멈출 수 없었다. 

북미 프로스포츠 기준 최고액 계약이다. 미국프로풋볼(NFL)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가 10년 4억 5000만 달러(약 5940억원)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고 메이저리그에서는 2019년 LA 에인절스와 12년 총액 4억 2650만 달러(약 5630억원)에 연장 계약을 체결한 마이크 트라웃이 가장 많은 금액을 받은 선수였다.

이 모든 계약이 가능했던 것은 메이저리그 첫 도전 팀이 LA 에인절스였기 때문.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 투타겸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마음을 사로잡았다. 2021시즌부터는 투수와 타자로 한 경기에 동시에 나서는 ‘리얼 이도류’를 펼칠 수 있게끔 지원했다. 그러면서 오타니는 진정한 ‘괴물’, ‘슈퍼스타’로 거듭났다.

2021년 타자로 155경기 타율 2할5푼7리(537타수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26도루 OPS .965의 성적을 기록했고 투수로도 23경기 9승2패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156개의 기록을 남겼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타선에서는 중심 타자로서 역할을 다하면서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2022년에는 타자로 157경기 타율 2할7푼3리(586타수 160안타) 34홈런 95타점 OPS .875의 기록을 남겼고 투수로는 28경기 166이닝으로 처음 규정이닝을 채웠고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 탈삼진 219개의 기록을 남겼다. 투수로 진일보하면서 투타겸업의 완성도를 더했다. MVP는 ‘청정 62홈런’ 타이틀을 거머쥔 애런 저지의 몫이었다. 

그리고 올해 오타니는 다시 한 번 커리어 하이 시즌을 경신했다. 타자로 135경기 타율 3할4리(497타수 151안타) 44홈런 95타점 OPS 1.066의 성적을 남겼다. 사상 첫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투수로 23경기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의 성적을 거뒀다. 8월 말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파열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지만 다시 한 번 만장일치 MVP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역사상 최초의 2차례 만장일치 MVP였다.

오타니의 아름다운 기억들, 그리고 7억 달러까지 받을 수 있게끔 지원을 아끼지 않은 팀이 바로 에인절스다. 문제는 에인절스가 약팀이었다. 마이크 트라웃이라는 또 다른 슈퍼스타를 보유하고도 가을야구 문턱조차도 밟지 못했다. 오타니가 에인절스에 머무른 기간 동안은 물론, 2014년 이후 올해까지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시즌 도중 승리에 대한 열망, 포스트시즌에 대한 욕구를 표출하면서 구단이 달라지기를 바랐다. 에인절스는 달라지는 척이라도 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의 달라지지 않는 팀 운영 방향은 오타니와 에인절스의 관계를 묘하게 갈라놓았다. 올해 유망주들을 내보내고 전력 보강을 위해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지만 79승83패에 머물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그럼에도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잔류를 시도했다. 다저스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과 함께 마지막까지 영입 경쟁을 펼쳤다. 결국 다저스의 7억 달러 베팅에 에인절스는 발을 뺐다.

‘LA타임즈’는 15일, ‘오타니는 다저스와 계약하기로 결정하기 전,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는 에인절스에게 접근해서 오타니가 남을 수 있도록 설득할 기회를 제안했다. 하지만 에인절스의 구단주 아르테 모레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라면서 ‘공개적으로 발언할 권한이 없는 익명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모레노는 다저스와 체결한 10년 7억 달러 계약이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협상을 계속하려는 오타니의 노력에도 모레노 구단주의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는 기자회견이 끝나고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나는 협상 과정 내내 에인절스 구단과 대화를 나눴다. 페리 미나시안 단장과 아주 좋은 관계다. 그래서 계속 접촉을 할 지를 재차 확인했다. 우리는 대화를 나눴지만 결국 효과는 없었고 다저스와 함께하기로 결정했다”라면서 “돈 때문인지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건전한 협상을 열었고 에인절스에는 모든 기회가 있었다”라면서 에인절스의 결단만 있었으면 결정이 달라질 수 있었다고도 언급했다.

이어 “에인절스는 오타니에게 특별하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머물렀다. 모두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에인절스가 마지막에 토론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야 한다고 느꼈다. 다시 말하지만 오타니는 에인절스를 정말 좋아했고 그곳의 사람들과 모든 것을 사랑했다”라면서 에인절스를 향한 오타니의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디애슬레틱’은 좀 더 강경한 어조로 모레노 구단주를 비판했다. ‘오타니는 자신의 커리어 첫 6년을 애너하임에서 보냈고 최근 3년 간 아메리칸리그 MVP 2회를 차지했다. 만약 에인절스가 다저스와 같은 제안을 했다면, 에인절스의 제안을 받아들였을지 확실하지 않다. 에인절스의 최종 제안이 어땠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두 번의 트레이드 마감시한과 오프시즌 동안 오타니를 트레이드 할 수 있었지만 거부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운명에 따르려고 했겠지만, 모레노 구단주가 오타니를 그렇게 평가하지 않았을 수 있다. 오타니의 능력을 평가절하했다’라고 전했다. 모레노 구단주는 3월 중순 인터뷰에서 “틀림없이 가장 독특한 선수다. 아마도 상위 5명. 또는 10명 중의 한 명일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매체는 ‘다저스는 오타니에게 상위 10명 중 한 명이 아니라 최고의 선수 수준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역대 가장 비싼 계약을 받았다. 에인절스는 그 약속을 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다저스 입단 소감에서 에인절스를 먼저 거론했다. 그는 “지난 6년 간 에인절스 구단 관계자분들과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간사를 드린다. 특히 에인절스와 함께했던 6년의 시간을 영원히 가슴에 새길 것이다”라면서 친정팀을 존중했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구단주부터 그러지 않은 듯 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mail protected]

기사제공 OSEN

조형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