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감춰놓은 비밀병기, 대만에서 빛나며 2024 1군 무대 예약[SS라이징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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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7 06:39
LG 김성우. 사진 | LG 트윈스 |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2군 포수 중 가장 좋다는 평가다.”
전략적 선택이다. 1군에서 뛸 두세 번째 포수가 있기 때문에 서두르기보다 2024년 1군 데뷔를 목표로 삼았다. 그래도 예상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 사실상 2군 주전 포수를 차지했고, 현재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팀 구성에 상당히 공을 들인 대만을 상대한 개막전에서 인상적인 모습도 보였다. 2024년 1군 무대를 바라보는 LG 포수 김성우(20) 얘기다.
무명의 유망주는 아니다. 신인 드래프트 지명 순위가 예상보다 낮은 7라운드였으나 청소년 대표팀에 승선했고, 2021년 고교 포수 중에는 최상위권에 자리했다. 당해 최고 포수로 평가 받은 허인서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포수로서 수비 뿐이 아닌 타석에서도 잠재력을 보였다. 배재고 3학년 시절 타격 성적은 16경기 타율 0.375 OPS 0.998.
입단 첫해 부상으로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리고 바로 칼을 갈았다. 윤요섭 배터리 코치(현 SSG)에게 비시즌 훈련 프로그램을 요청했다. 동료들이 휴식을 취하는 한겨울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로 했다. 윤 코치는 “죽을 각오로 한 번 해보겠다고 하더라. 야구에 임하는 자세와 멘탈이 남다르다는 생각은 했는데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1년 전 겨울을 회상했다.
한겨울에 흘린 땀방울은 헛되지 않았다. 올해 2군에서 LG 포수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시즌 중에는 1군에서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는 메이저 투어도 경험했다. LG 차명석 단장은 “우리 팀이나 타팀 2군 지도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김성우에 대한 칭찬이 많았다. 2군 포수 중에 가장 좋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지난달 2차 드래프트에서 세 번째 포수였던 김기연이 두산으로 이적한 게 김성우에게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LG 또한 입단 2년차인 김성우가 2차 드래프트 자동 보호 대상인 것을 고려해 35인 보호 명단을 작성했다.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진가도 드러냈다. 지난 3일 대만을 상대로 수비에서 강점으로 꼽히는 도루 저지에 성공했다. 대만이 자랑하는 영건 쉬뤄시에게 안타 2개도 터뜨렸다. 대만 야구 새로운 심장이 될 타이페이돔 개막전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6일 팔레스타인전에는 우익수로 교체출전해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19-1 5회 콜드게임 승리에 힘을 보탰다. 팔방미인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물론 1군 무대는 또 다르다. 게다가 LG는 포수진 뎁스도 강하다. 첫 번째 포수는 박동원. 앞으로 3, 4년은 첫 번째 포수가 바뀔 일은 없을 전망이다. 결국 두 번째 포수 경쟁인데 이 부분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베테랑 허도환, 포수와 1루수를 병행할 김범석 등 2024시즌 포수 세 자리는 이미 가득 찼다.
그래도 기회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2023시즌 초반 김기연에게 갔던 기회가 김성우에게 올 수 있다. 은퇴 시점을 1년 미룬 허도환 다음에는 박동원, 김범석, 김성우 3인 포수 체제가 될 가능성도 보인다.
현재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처럼 언젠가는 지명타자 김범석, 포수 김성우가 잠실구장 1군 경기 라인업에 나란히 이름을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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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