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150km라도 日은 한국과 달라…” 류중일 자문자답, KIA 90SV 클로저 출구전략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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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5 05:16
2023년 10월 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정해영이 9회말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3년 10월 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정해영이 3-2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같은 150km라도 일본 투수들은 차고 들어오는 게 우리 한국 투수들과 달라.”
지난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을 이끈 한국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위와 같은 의문이 생겼다. 세계야구의 트렌드는 ‘구속 혁명’이고, KBO리그에도 150km을 넘게 던지는 영건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일본프로야구에는 이미 강속구 피처가 차고 넘친다.
류중일 감독의 의문은 여기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지난 20일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일본 투수들과 우리 투수들의 체형은 비슷한데 ‘왜 볼 끝이 더 좋지’, ‘왜 우린 (볼 끝이)없지’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 했다.
류중일 감독이 내린 결론은 훈련기법의 변화다. 투수들이 구속을 올리기 위해 단순히 밥 잘 먹고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는 것을 넘어서서, 유연성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중일 감독은 “스피드는 힘이 아닌 유연성이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류중일 감독은 “근력운동을 해도, 골반, 고관절 쪽 웨이트트레이닝이 중요하다. 어깨 회전과 유연성이 중요하다. 우리 투수들은 아직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라고 했다. 류중일 감독에 따르면 일본 돗토리 현에 유연성 관련 전문 훈련센터가 있다. 국내에는 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가 해당 훈련 인프라를 갖춘 상태라고도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류중일 감독은 정해영(KIA, 22)에게 진지하게 조언했다. 물론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이고, 구속보다 회전수와 수직무브먼트로 승부하는 유형이긴 하다. 올 시즌 기복은 있었지만, 평균자책점 2.92에 23세이브를 따냈다. 단, 통산 평균자책점 2.89로 보듯 완전한 ‘언터처블’은 아니다.
류중일 감독은 정해영이 상체로만 공을 던지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구속을 올리기 위해 유연성을 강화하는 훈련을 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해영이 아버지 정회열 씨의 도움으로 돗토리로 건너가 훈련을 받는다고 했지만, KIA에 확인한 결과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무엇보다 KIA에도 해당 시설이 있다. 그리고 정해영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 정해영은 시즌 막판 인터뷰서 2024시즌 준비를 위해 아버지 정회열 씨와 얘기한 부분이 있다고 한 적이 있다. 좀 더 건강하게, 좀 더 강한 공을 던지기 위한 준비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했을 수 있다.
정해영은 시즌 막판 올 시즌 자신의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스스로에게 불만을 토로하듯 “오늘도 어거지(억지)로 막았다”라고 했다. 정해영으로선 지난 3년간 클로저로서 이룩한 90세이브를 과소 평가할 필요까진 없다. 앞 날이 창창하며, KIA의 마무리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매우 좋은 클로저다.
한편으로 류중일 감독의 조언도 가슴에 새길 필요는 있다. 마침 본인도 발전 의지가 확고하니,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출구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KIA 사람들은 훗날 한국시리즈 우승 액자를 구단 사료실에 전시할 수 있다면, 정해영의 힘찬 세리머니가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사제공 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