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전까지 10점 줬던 에이스의 각성…항저우 AG 無등판 금메달 아쉬움, 한일전 역투로 제대로 털었다! [MD도쿄]
자유인281
0
809
2023.11.20 04:18
[마이데일리 = 도쿄(일본) 김건호 기자] 올 시즌 대표팀에서의 아쉬움을 모두 털어낸 역투였다.
곽빈(두산 베어스)은 19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카넥스트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23 일본과의 결승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곽빈의 올 시즌 시작은 3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2경기에 등판했지만, 3실점(3자책) 4피안타 3탈삼진 평균자책점 13.50을 기록했다.
이후 소속팀 두산으로 돌아와 9월 1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까지 22경기에 등판해 11승 7패 121⅓이닝 97탈삼진 평균자책점 2.97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5월 잠시 허리 염좌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지만, 복귀 후 8월까지 꾸준한 모습이었다.
곽빈은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당당히 10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결승에서 대만을 꺾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곽빈은 어깨 담 증세 때문에 단 한 경기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귀국 후에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곽빈은 두산에 복귀 후 정규 시즌 1경기와 포스트시즌 1경기에 등판했다. 10월 13일 잠실 KIA전에서는 6이닝 1실점(1자책) 2피안타 2볼넷 9탈삼진을 기록해 승리 투수가 됐다. 19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3⅔이닝 5실점(5자책) 4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 4탈삼진으로 부진했다.
이후 곽빈은 APBC 대표팀에 차출됐고 지난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상무와의 연습 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상무 소속으로 출전해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50km/h가 나오지 않았다.
당시 곽빈은 "오늘 등판은 10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다"며 "연습으로 나머지를 채워야 한다. 투구도 계속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일본전은 평가전 이후 첫 등판이었다. 경기 전날(18일) 류중일 감독은 "우리나라 우완 에이스 투수라고 생각한다. 항저우에서는 어깨 담 증세 때문에 공을 못던졌는데, 내일 좋은 투구 하길 바라고 있다"며 "곽빈은 빠른 공을 던지지만, 변화구 제구를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곽빈은 18일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에서 "팀 분위기는 좋다. 많이 부담되지만, 그것 또한 이겨내야 한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나는 최선을 다해서 던질 생각이다"며 "도쿄 와서 투구했을 때 정말 좋았다. 느낌이 정말 좋았다. 하지만 경기와는 별개다. 한번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굳은 결의의 곽빈은 지난 WBC와 아시안게임의 아쉬움을 털고 국제 무대에서 통하는 투수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는 "사실 3월에는 이곳에서 그렇게 잘 던지지 못했다. 이번에는 잘 던져서 나도 국제 무대에서도 통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곽빈은 후지와라 쿄타(지명타자)-코조노 카이토(유격수)-모리시타 쇼타(좌익수)-마키 슈고(1루수)-사카쿠라 쇼고(포수)-만나미 츄세이(우익수)-카도와키 마코토(2루수)-사토 테루아키(3루수)-오카바야시 유키(중견수)으로 타순이 꾸려진 일본프로야구의 젊은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곽빈의 1회 출발이 좋았다. 선두타자 후지와라를 중견수 뜬공, 코조노를 1루수 뜬공으로 잡았다. 모리시타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마키를 상대로 117km/h 커브를 던져 루킹 삼진을 기록했다.
2회 곽빈에게 첫 위기가 찾아왔다. 사카쿠라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만나미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카도와키를 1루수 뜬공으로 잡으며 한숨 돌렸지만, 사토와 오카바야시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후지와라를 우익수 뜬공으로 막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곽빈은 3회에도 출루를 허용했지만, 실점은 없었다. 선두타자 코조노에게 안타를 맞으며 시작했다. 모리시타에게 3루수 땅볼 타구를 유도해 선행주자를 잡았다. 이어 마키는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사카쿠라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만나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안정감을 찾은 곽빈은 4회 3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선두타자 카도와키를 상대로 스트라이크존 높게 들어가는 커브를 던져 삼진을 솎아냈다. 사토는 151km/h 포심패스트볼로 돌려세웠다. 이후 오카바야시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후지와라에게 131km/h 체인지업을 던져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곽빈은 5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코조노를 유격수 직선타, 모리시타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키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가운데로 몰린 커브 실투였다. 마키가 놓치지 않고 방망이를 돌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하지만 이후 사카쿠라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6회말 최승용이 동점을 허용한 뒤 양 팀은 점수를 추가하지 못하며 연장 승부에 접어들었다. 한국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일본에 3-4로 패배했다. 하지만 곽빈의 역투는 빛났다.
기사제공 마이데일리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