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 한화 이적' 당황한 SSG…우리도 깜짝 놀랐다, 김강민과 이제 연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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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3 03:59
(엑스포츠뉴스 양재동,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의 살아있는 전설 '짐승' 김강민이 23년 동안 몸담았던 인천을 떠나 대전으로 둥지를 옮긴다. KBO리그 2차 드래프트 역사상 손꼽힐 이적이 일어났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 KBO 2차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지명권을 김강민 영입에 사용했다. 한화는 김강민의 전 소속구단 SSG에 보상금 1억 원을 지불한다.
손혁 한화 단장은 2차 드래프트 종료 후 "김강민은 아직 대수비, 대타 자원으로 충분히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우리 팀 어린 외야수들과 많은 소통을 하면서 선수들의 수비력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지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강민은 SSG의 상징 같은 선수다. 2001년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 지명된 뒤 2차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입단한 뒤 올해까지 통산 22시즌 동안 1919경기 타율 0.274 1470안타 266홈런 674타점의 기록을 쌓았다. SK 시절 2007, 2008, 2010, 2018 네 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010 시즌 115경기 타율 0.317(401타수 127안타) 10홈런 72타점을 기록하며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 명실상부 KBO리그 대표 우타 외야수로 자리 잡았다. 2014 시즌 113경기 타율 0.302(430타수 130안타) 16홈런 82타점 32도루를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4년 총액 56억 원의 FA 대박을 터뜨렸다.
김강민은 SK 야구단이 신세계그룹으로 매각되는 과정을 유일하게 지켜본 선수였다. 팀이 SSG로 바뀐 뒤에도 여전히 팀의 기둥 역할을 해냈고 2022 시즌 84경기 타율 0.303(178타수 54안타) 5홈런 18타점을 기록, 팀이 KBO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키움 히어로즈와 맞붙은 2022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 8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으로 SSG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팀이 2-4로 뒤진 9회말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폭발시키며 한국시리즈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었다. 역대 최고령 한국시리즈 MVP의 주인공까지 됐다.
김강민은 올 시즌에는 70경기 타율 0.226(137타수 31안타) 2홈런 7타점으로 지난해보다 성적이 떨어졌다. 내년 시즌 거취를 두고 SSG 구단의 고민이 컸던 가운데 일단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35인에서는 제외됐다.
SSG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2차 드래프트 전 김강민에게 보호선수 명단 제외 사실을 사전에 귀띔 해줬지만 타 구단이 김강민을 지명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최주환의 경우 보호선수 명단 제외 때부터 타 구단 이적을 각오했다. 예상대로 최주환은 이번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했다.
김성용 SSG 단장은 "김강민, 최주환이 타 구단으로 이적한 부분은 아쉽지만 팀 전략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며 "일단 두 선수와 직접 만나거나 통화를 해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강민은 사실 은퇴를 고민 중이라 다른 구단에서 지명하지 않을 줄 알았다. 자연스럽게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진 건데 한화로 가게 된 부분은 우리도 충격적이다. 김강민의 이름이 호명돼서 깜짝 놀랐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김강민이 현역 생활을 지속하지 않을 경우도 가정하고 지명권을 행사했다. 1~3라운드가 아닌 4라운드에서 김강민을 지명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있었다.
2024 KBO 2차 드래프트는 정규시즌 종료일 기준 각 구단이 정한 보호선수 35명을 제외한 소속 선수, 육성 선수, 군보류 선수, 육성 군보류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입단 1~3년차 선수, 당해연도 FA(해외 복귀 선수 포함), 외국인 선수는 자동으로 지명에서 제외된다.
10개 구단은 올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3라운드까지 선수를 지명한다. 키움 히어로즈 → 한화 이글스 → 삼성 라이온즈 → 롯데 자이언츠 → KIA 타이거즈 → 두산 베어스 → NC 다이노스 → SSG 랜더스 → KT 위즈 → LG 트윈스 순서다.
키움, 한화, 삼성 등 하위 3개 구단은 최대 2명까지 더 지명이 가능하다. 영입을 희망하는 선수가 있다면 5명까지 데려올 수 있다. 한화는 올 시즌 9위였기 때문에 자신들이 원했다면 5라운드까지 진행이 가능했던 가운데 1라운드에서 LG 트윈스 투수 이상규, 2라운드 패스, 3라운드 NC 다이노스 투수 배민서를 지명했다. 원하는 카드를 모두 손에 넣은 뒤 4라운드에서 김강민을 선택했다.
한화는 외야진의 수비력이 10개 구단 중 가장 약하다고 평가받는다. 김강민이 풀타임 소화는 어렵지만 대수비, 대타 자원으로 여전히 가치가 높다고 봤다. 김강민의 존재 자체로 팀에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이 많다는 게 한화 내부의 평가였다.
손혁 단장은 "김강민은 경기 외적으로도 유망주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며 "김강민이 은퇴를 선택한다고 해도 4~5라운드 2장이 있기 때문에 (부담이 적어) 지명했다"고 밝혔다.
또 "김강민에게도 이제 곧 연락을 취하려고 한다. 내가 SK 투수코치 시절 2년 동안 함께 생활했기 때문에 김강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며 "워낙 좋은 선수였고 외야 수비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면 너무 좋았다. 나이가 적지 않지만 충분히 자기 몸으로 보여주면서 선수들 앞에서 모범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